♠ study방/유명시

추억에서 /박재삼

미스커피 2012. 1. 4. 22:58

추억(追億)에서

희망의 문학

진주(晋州) 장터 생어물전(生魚物廛)에는

바닷밑이 깔리는 해다진 어스름을,

 

울엄매의 장사 끝에 남은 고기 몇 마리의

빛 발(發)하는 눈깔들이 속절없이

은전(銀錢)만큼 손 안 닿는 한(恨)이던가

울엄매야 울엄매,

 

별밭은 또 그리 멀리

우리 오누이의 머리맞댄 골방안 되어

손시리게 떨던가 손시리게 떨던가,

 

진주(晋州) 남강(南江) 맑다 해도

오명 가명

신새벽이나 밤빛에 보는 것을,

울엄매의 마음은 어떠했을꼬,

달빛 받은 옹기전의 옹기들같이

말없이 글썽이고 반짝이던 것인가.

 

희망의 문학 요점 정리

희망의 문학 지은이 : 박재삼(朴在森)

희망의 문학 갈래 : 자유시. 서정시

희망의 문학 율격 : 내재율(7 5조의 변형)

희망의 문학 성격 : 회고적. 애상적. 영탄적(-가, -꼬로 표현된 종결어미의 사용으로 영탄적 분위기와 감정의 절제를 나타내고, 가정의 형태로 끝내는 것이 특색). 향토적

희망의 문학 어조 : 회상적, 애상적 어조

희망의 문학 심상 : 시각적 심상  - 시각적인 이미지와 어머니의 정서

시각적인 이미지

어머니의 정서

가난에서 오는 아픔

고기 몇 마리의 빛 발하는 눈깔들

한과 비애

달빛 받은 옹기전의 옹기들(눈물)

슬픔과 설움

희망의 문학 제제 : 어머니, 어린 시절의 추억

희망의 문학 주제 : 유년기의 추억 속에 각인된 어머니의 삶과 한(恨), 어린 시절 가난했던 어머니의 삶 추억, (오누이를 키웠던) 어머니의 한스러운 마음 회상

희망의 문학 구성 :

1연

해 다 진 저녁에 진주 장터 생어물전

시간적, 공간적 배경

어물전의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

2연

팔리지 않은 생선 때문에 돌아가지 못하는 어머니의 고달픔

장사 끝에 남은 고기의 눈깔->손 안 닿는 한(恨)

팔고 남은 생선의 눈빛에서 빛나던 한

3연

추운 골방에서 어머니를 기다리는 오누이

밤하늘의 별과 같은 존재인 어머니->멀리 있음

어머니를 기다리던 어린 시절의 오누이

4연

새벽에 나가 밤늦게 들어왔던 어머니의 마음을 회상

옹기전의 옹기가 글썽이고 반짝임->어머니의 눈물

어머니의 한과 눈물

희망의 문학 특징 :

독특한 종결 어미의 구사 - 이러한 종결 어미는 시적 화자의 감정을 절제해서 표현하는 효과를 낳는다.

시구의 반복 - 운율감을 형성하면서 시적 의미를 더욱 강조하고 있다.

토속적, 향토적 시어의 사용 - 경상도 방언으로 공간적 배경을 좀더 현실적으로 구체화하며 어린 오누이의 애절함을 효과적으로 부각한다. 작가는 이러한 시어들을 통해 가난과 관련된 개인적 체험을 더욱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다.

희망의 문학 출전 : <춘향이 마음>(1962), 연작 시집 <추억에서>(1983) 재수록

 

희망의 문학 내용 연구

진주(晋州) 장터 생어물전(生魚物廛 : 생선, 김, 미역 따위의 어물을 전문적으로 파는 가게로, 고기 몇 마리, 옹기전의 옹기처럼 객관적 상관물에 해당됨. / 어머니의 생활 터전)에는 (공간적 배경으로 지명과 토속적 시어 사용으로 향토적인 정서를 드러냄)

바닷밑이 깔리는 해다진(해가 다 진) 어스름[ (새벽이나 저녁의) 어스레한 때, 또는 그러한 상태, 시간적 배경]을,[바닷물이 깔리는 해다진 어스름을, : '바닷밑이 깔리는'은, 바닷물이 빠져 나가 개펄이 드러나는 모양으로, 바닷물이 빠진 저녁 무렵의 풍경을 묘사하고 있으며, '어스름'은 때를 나타내는 시간적 배경을 말하며 어물전의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를 표현한 말이기도 하다. 어물전이 파장하고 해가 져 밀려 오는 어스름이 마치 바다 밑의 어둠이 깔리는 것 같다는 것이다. / 쓸쓸하고 슬픈 분위기]  

울엄매(우리 엄마의 경상도 사투리로 '울'은 또한 '울고 있는'이란 의미를 연상시킨다.)의 장사 끝에 남은 고기 몇 마리의[팔리지 않고 남은]

빛 발(發)하는 눈깔[고기 '눈깔'이 '은전'의 시각적 이미지로 비유됨 / 어머니의 고달픈 삶과 한을 드러내는 소재]들이 속절없이

은전(銀錢)만큼 손 안 닿는 한(恨)이던가(벗어날 수 없었던 가난한 어린 시절의 한 / 은전(銀錢)의 문맥적 의미는 만져 볼 수 없는 물건, 혹은 소유할 수 없는 부(富)를 상징하고 있다. 어머니가 팔다 남은 생선의 눈빛에서 은전을 연상하지만 - '고기 눈깔과 '은전'은 희고 둥글다는 점에서 이미지가 연결되어 있는데 그 이미지는 한의 이미지로 볼 수 있다 - 그러한 연상은 속절없고 한스러운 것이다. 은전은 생선과 바꿀 수 있는 부를 상징하지만, 팔고 남은 생선과 맞바꿔지지 않기 때문에 팔리지 않고 남아 있는 고기를 바라보며 속절없이 어물전에서 밤을 맞는 안타까운 어머니의 안타깝고 절박한 모습을 표현한 구절이다. '은전만큼 손 안 닿는 한이던가'는 '고기가 팔리지 않아 돈을 벌지 못하는 만큼 풀릴 길 없는 한이던가'의 뜻으로 시적 화자의 어린 시절의 가난에 대한 한스러움을 담고 있으며, 가난에서 벗어나고자 몸부림치던 어머니에 대한 연민의 정과 아픔을 노래했다.)

울엄매야 울엄매,[반복에 의한 애상감의 강조, '우리 엄마'의 경상도 사투리로, 토속적이며 향토적인 정감을 불러일으키는 표현이다. '울엄매'라는 단어의 발음은 '울고 있는 엄마'라는 의미를 연상시키기도 하며, 울고 있는 우리 엄마의 의미도 담겨 있다면 중의적 표현으로도 볼 수 있다. 돈호법. 반복법] - 어려운 삶을 살아가던 어머니의 한스러운 모습

 

별밭[소망의 세계 - 밝음의 표상]은 또 그리 멀리(어머니는 오누이에게 캄캄한 밤하늘의 길을 밝혀주는 별과 같은 소망의 존재로 '별밭'은 어머니를 상징하고 있으며 또한 '골방'과 대조적인 공간이기도 하다.)

우리 오누이의 머리맞댄 골방안 [두려움과 외로움의 공간]되어(어려웠던 삶을 형상화한 것으로 '손시리게'와도 같은 의미임)

손시리게 떨던가 손시리게 떨던가(오누이의 기다림과 가난한 삶을 강조함 / 주체는 오누이임. '가'는 단락을 구분하고, 내재적 리듬감 형성에도 기여하고 있다),[별밭은 또 그리 멀리 - 손시리게 떨던가 손시리 떨던가, : 실제로 '손시리게 떨던가'의 주체는 별이 아니라 오누이임을 짐작할 수 있는 구절로 하늘의 별들도 어머니를 기다리는 오누이가 안쓰러워 손시리게 떨고 있다는 의미로 밤이 늦도록 돌아오지 않는 어머니를 기다리는 오누이의 초조한 심정을 표현하고 있으며, 어린 시절의 가난과 외로움을 추억의 영상을 통해 표현하고 있는 구절이다. 반복법]  - 추운 골방에서 어머니를 기다리는 오누이.(밤하늘의 별과 같은 존재인 어머니가  멀리 있음)

 

진주(晋州) 남강(南江) 맑다 해도

오명 가명(오면서 가면서 - 운율감 조성)

신새벽(아주 이른 새벽)이나 밤빛에 보는 것을, (어머니의 고달픈 생활을 나타낸 것으로,' 진주 남강이 맑다 해도'는 아름다운 경치임을 간접적으로 보여주지만, 그 아름다운 경치를 신새벽이나 밤빛에 만 보는 어머니의 입장에서 볼 때 삶이 고단하기에 아무 생각이 없고 도리어 아름다운 경치는 삶의 고단함을 더해주는 것일 수도 있다 )

울엄매의 마음은 어떠했을꼬,(어린 시절 어머니의 삶의 아픔을 공감하고 회상하고 있다.)

달빛 받은 옹기전(옹기 그릇을 파는 가게)의 옹기들같이(옹기에서 어머니의 슬픔에 젖은 눈빛을 연상함, 슬픔을 억제한 어머니의 눈빛을 비유 / 시각적 형상화)

말없이 글썽이고 반짝이던 것인가.[눈물을 삭이던 어머니의 깊은 한 - 남몰래 우는 어머니의 모습 / 달빛 받은 옹기전의 - 반짝이던 것인가. : 달빛 아래 옹기들의 반짝임에서 시적 화자는 남몰래 글썽이시던 어머니의 눈물을 연상한다. 보이지 않는 어머니의 슬픔을 옹기의 반짝임이라는 구체적 현상을 동원해 절제해서 표현하고 있고, 슬픔과 한을 직접으로 드러내지 않고 이를 감각화하여 표현하고 있다. 즉, 한으로 채워져 글썽이며 울고 계시던 어머니의 마음을 토속적 시어로 형상화하고 있는 구절이다.]  - 새벽에 나가 밤늦게 들어왔던 어머니를 회상

 

희망의 문학 이해와 감상

 이 시집에 수록되어 있는 '추억에서'는 김소월, 박목월, 서정주 등으로 이어지는 전통적인 정서 '한(恨)'을 감각적으로 재구성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시에 등장하는 어머니는 진주장터 생어물전의 생선 장사이다. 오누이를 키워내기 위해서 새벽부터 나가서 생선이 다 팔릴 때까지 기다려 돌아오는데, 한밤중에 들어오기 일쑤이다. 그래서 오누이는 먼 별빛을 바라보면서 차디찬 골방에 누워 손을 비비며 어머니를 기다리다가 잠이 든다.

 작가는 어머니의 한스러운 삶, 고생을 형상화하기 위해서 '손 안 닿는 생선 눈깔'과 '달빛 받은 옹기전의 옹기들'을 제시한다. 팔다 남은 생선 눈깔의 빛은 오누이를 둔 어머니의 마음이다. 그 마음이 감각적으로 빛의 덩어리가 되어 빛 발하는 생선 눈깔의 인광에 투사된다. 생선 눈깔의 그것은 오들오들 떨면서 자기를 기다리는 아이를 가진 어머니의 다급한 마음과 대응된다.

 새벽빛 속에서나 한밤중에 힘들게 오가느라 진주 남강의 물빛조차 맑은지 몰랐을 어머니를 옹기전의 옹기들로 투사시킨다. 달빛이 환기하는 여성적 특징에 옹기의 생김새나 용도가 환기하는 모성적 특징이 결합하여 어머니의 마음을 표현해 주고 있다. 그것을 매개하는 말이 '말없이 글썽이는'이다. 한스러운 삶을 소리내어 말하지도 드러내 놓지도 못했을 어머니의 아픔에 아들은 공감하였을 것이다. '말없이 글썽이고 반짝이는 것'은 바로 어머니의 눈물이며 한스러운 어머니의 삶을 압축적으로 보여 준다.(출처 : 김병국 외 4인 공저 한국교육미디어 문학)

이해와 감상1

 서정적 자아는 옛날 가난 속에 오누이를 키우시던 어머니를 회상한다. 어머니는 신새벽에 진주 장터에 나가 생선을 팔고는 한밤중에 돌아오셨다. 어린 오누이는 추위에 떨며 골방의 어둠 속에서 머리를 맞대고 어머니를 기다렸던 것이다. 이런 추억 속에서 서정적 자아는 어머니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생각해 본다. 추억이고 회상이기 때문에 그것은 주로 시각적 심상으로 떠오르게 마련이다. 우선 어머니가 팔지 못한 고기들의 눈빛에서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한 한(恨)이 떠오른다. 나아가 달빛 아래 옹기들의 반짝임에서 남몰래 글썽이던 어머니의 눈물을 연상한다. 생선의 눈과 옹기의 반짝임과 같이 평범한 일상 속에 녹아 있는 한과 슬픔을 섬세하게 포착하여 잘 표현했다.

(1) 작품 선정의 취지

 시인은 시적 화자나 시적 대상에게 어떤 감정을 불어넣음으로써 간접적으로 주제를 표현하고자 한다. 그렇기 때문에 시의 주제는 시적 화자의 정서나 시적 대상의 정서와 매우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따라서 시에 나타난 정서를 파악하면 주제를 보다 쉽게 찾을 수 있다.

(2) 지도의 핵심

 이 작품은 시적 화자가 어려웠던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내용이다. 특히 ‘어머니’에 대한 기억을 중심으로 묘사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회상해 보았음직한 보편적인 내용을 소재로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어머니의 구체적인 모습이 서러움과 한스러움으로 표현되고 있다는 점이 이 작품의 특수한 모티프라고 할 수 이따. 따라서 교사는 학생들에게 한(恨)은 무엇으로부터 온 것인지를 파악할 수 있도록 시대적 상황을 인식시킬 필요가 있다. 즉 1950년대에서 1870년대에 이르는 우리의 어려웠던 현대사와 이 작품을 연관시키면 ‘어머니’의 정서를 좀더 쉽게 이해시킬 수 있을 것이다.

(3) 작품 연구

 자전적(自傳的) 화자의 시점에 의해 가난한 어린 시절의 추억을 더듬고 있는 이시는 옛날 가난 속에서 오누이를 키우시던 어머니를 회상한다. 신새벽에 진주 장터에 나가서 생선을 팔고는 한밤중에 돌아오시던 어머니에 대한 애틋한 기억을 한(限)의 모티프로 설정하고 있다. 그러한 가난 속에서 어린 오누이는 골방에서 머리를 맞대고 추위에 떨며 어머니를 기다렸던 것이다.

 이런 추억 속에서 시적 화자는 자신들을 뒷바라지하시던 어머니의 심정은 어떠했을까를 생각해 본다. 그런 생각들은 추억이고 회상이기 때문에 주로 시각적인 심상으로 떠오른다. 시적 화자는 우선 어머니가 팔지 못한 생선들의 빛나던 눈빛에서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한 한(限)을 떠올리며, 그 한은 또한 달빛 아래서 빛나는 옹기전의 옹기들같이 말없이 글썽이고 반짝이는 것으로 승화된다. 관념적 이미지가 가시적인 이미지로 전환되는 순간이다. 생선의 눈과 옹기의 반짝임 같은 평범한 일상 속에 녹아 있는 한과 슬픔을 섬세하게 포착하여 잘 표현하고 있다. 또한 마음 깊이 서려 있는 한스런 추억과 슬픔을 노래하면서도 그것을 통속적인 감정으로 떨어뜨리지 않고 깨끗하게 형상화하는 데 성공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을 지배하는 한(限)은 우리의 시에서 가장 흔히 발견할 수 있는 전통적 정서로, 이 작품에서는 어머니와 어머니 주변의 사물들을 통해 시각적으로 묘사되고 있다. 특히 ‘-이던가’, ‘-떨던가’, ‘-했을꼬’, ‘-것인가’ 등과 같이 영탄법을 구사하여 한(限)의 정서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학습 활동

친해지기

1. 자신의 어린 시절, 어머니와 관련된 잊지 못할 추억을 떠올려 보자.

지도 방법 : 자기 고백을 통해 시의 정서에 접근해 보는 활동이다. 서정시는 기본적으로 자기 고백적인 형태를 띠고 있다는 점에서 이 활동이 꼭 필요함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특히 교사가 유의할 점은, 부끄러웠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그것이 어머니의 사랑을 깨달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사건들을 중심으로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학생들을 유도하는 것이다.

예시 답안 : 초등 학교2학년 때로 기억합니다. 어떤 기관에서 개최하는 미술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어머니와 함께 가고 있었습니다. 집에서 걸어갈 정도로 가까운 곳에서 행사가 열리기는 하였지만 집에 무슨 일인가 있어서 좀 늦게 나오게 되었습니다. 저는 뛰면서 어머니를 재촉하고 짜증을 내었습니다. 그러다 어머니가 넘어지셨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저 대회에 늦을 것만 걱정하고 어머니께 화를 내었습니다. 그 뒤를 생각해 보면, 어머니는 눈에 눈물이 고일 정도로 아프셨던 것 같았지만 웃으시면서 저보고 먼저 가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마침 지나가던 친구와 함께 대회장으로 뛰어가서 무사히 그림을 그릴 수 있었습니다. 집에 돌아와 보니 어머니는 발목에 석고 붕대를 하고 누워 계셨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저의 행동은 너무 철이 없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자식을 위해 아픔까지 내색하지 않으셨던 어머니의 마음을 생각하면 제 가슴이 아프기까지 합니다.

꼼꼼히 읽기

1. 이 시의 지배적 정서는 무엇인지 말해 보자.

지도 방법 : 정서(情緖)는 주위의 사물을 접할 때 기쁨· 슬픔· 노여움· 괴로움· 사랑· 미움 따위를 느끼게 되는 마음의 작용이나 기능을 말한다. 한 편의 시에는 여러 가지 정서가 표현될 수 있지만 시 전체의 분위기를 지배하는 중심 정서가 있게 마련이다. 이를 올바로 파악하게 하기 위해서는 먼저 시적 상황을 정확히 이해시켜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상황에서 시적 화자는 어떤 느낌이나 생각을 갖고 있는지 파악하도록 해야 한다. 특히 시는 정서를 간접적으로 표출하기 때문에 시적 화자와 사물이나 표현법 등을 정확히 파악한 뒤 이 활동이 이루어지도록 해야한다.

풀이 : ‘한(限)’, ‘손시리게 떨던가’, ‘옹기들같이 / 말없이 글썽이고 반짝이던 것’ 등의 시구를 통해 볼 때 이 작품은 전반적으로 ‘슬픔’, ‘한(限)’의 정서가 지배하고 있다.

2. 이 시의 각 연에서 시적 화자가 회상하고 있는 대상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말해 보자.

지도방법 : 시적 대상에 대한 이미지의 변화 과정을 정리해 보는 활동이다. 먼저 중심 대상을 찾고 그와 관련된 사물이나 그를 형상화한 표현법 등을 찾아보도록 한다. 그런 다음 시상의 전개에 따라 정리하도록 한다.

풀이 : 이 시의 중심 대상은 ‘어머니’이다. 1~ 3연을 통해 어머니는 생어물전에서 장사를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시적 화자는 특히 어머니가 팔다 남은 고기 몇 마리의 ‘빛 발(發)하는 눈깔들’을 통해 어머니를 연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4연에서 어머니의 마음은 ‘달빛 받은 옹기전의 옹기들같이’로 표현되고 있다. 결국 어머니의 이미지는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한 한스러운 모습(팔다 남은 생선의 눈깔)’에서 ‘슬프지만 말없이 글썽이고 반짝이는 것(달빛 받은 옹기들)’으로 승화하고 있다.

3 이 시에서 슬프고 어두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시어를 찾아보자.

지도 방법 : 시적 상황을 지배하는 공간적 배경을 찾는 활동이다. 먼저 시에도 시간적?공간적 배경이 있을 수 있음을 주지시킨다. 특히 이 작품은 ‘어린 시절의 진주’라는 구체적 배경을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이 작품에 제시된 여러 공간적 배경을 찾은 뒤에 특히 ‘슬프고 어두운 분위기’에 어울리는 배경을 골라 보게 한다.

풀이 : 이 작품에 제시된 공간적 배경은 ‘진주 장터 생어물전’, ‘골방안’, ‘진주 남강’, ‘옹기전’ 등이다. 그런데 ‘진주 장터 생어물전’은 어머니의 한(恨)이 담긴 공간이기는 하지만 어두운 분위기는 아니다. ‘진주 남강’은 어머니의 정서와는 대립적인 이미지로 맑은 분위기의 공간이다. ‘옹기전’도 어머니의 한(恨)이 담긴 공간이기는 하지만 달빛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어두운 분위기와는 거리가 있다. 반면 오누이가 머리를 맞댄 채 떨고 있는 ‘골방안’이 슬픔과 어두움을 동시에 표현하고 있는 공간이다.

탐구

심상을 통한 주제의 형상화

심상 : 마음속에 떠오르거나 느껴지는 감각적 체험을 구체화하는 방법.

심상의 다양성 : 동일한 대상에 대한 심상은 체험자에 따라 모두 다름.

 

예시 : ‘내 마음은 호수요.’

 

1. 넓고 깨끗한 호수만 기억하는 사람의 경우 : ‘내 마음’을 밝고 맑고 긍정적인 상태로 이해함.

2. 폐수에 찌든 호수만 떠올리는 사람의 경우 : ‘내 마음’을 어둡고 답답하며 부정적인 상태로 이해함.

 

심상의 정확한 이해 : 감상자의 주관에 의하지 말고 시적 상황과 시적 화자의 정서를 정확히 파악하여 이해해야 함.

지도 방법 : 심상의 개념과 기능을 정확히 이해시키는 것이 이 활동의 목적이다. 교사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형태의 심상을 제시해 본 뒤, 학생들로 하여금 그와 유사한 심상들을 찾아보도록 하는 것이 효율적인 지도 방법이다.

4 ‘빛 발하는 눈깔들’이 불러일으키는 이미지는 무엇인지 알아보자.

지도 방법 : 구체적인 표현이 환기시키는 이미지가 무엇인지를 파악해 보는 활동이다. 우선 이미지, 즉 심상의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제시된 표현은 어떤 이미지를 환기시키는지를 시 전체의 분위기나 시적 대상과 연관시켜 파악하도록 한다.

풀이 : ‘빛 발하는 눈깔들’은 생어물전에서 어머니가 팔다 남은 고기들의 상해 가는 눈깔을 표현한 것이다. 그런데 이 시는 전체적으로 어머니의 한(恨)과 슬픔이 지배하고 있고, ‘빛 발하는 눈깔들’은 그런 어머니의 정서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빛 발하는 눈깔들’은 가난 속에서 어렵게 오누이를 건사해 가고 있는 어머니의 ‘고통과 슬픔’을 표상하고 있는 것이다.

5 ‘달빛 받은 옹기들’에서 연상할 수 있는 어머니의 모습에 대해 말해 보자.

지도 방법 : 이미지와 시적 대상을 연관시켜 보게 하는 활동이다. 제시된 시구는 어떤 이미지를 표상하고 있는지를 먼저 확인한 뒤에 그러한 이미지가 반영된 어머니의 모습을 떠올리도록 해 본다. 특히 이 활동은 시각적 활동을 해 보는 것이 좋다. 자신이 느낀 어머니의 모습을 그림으로 표현해 보도록 한 뒤 왜 그렇게 그리게 되었는지를 설명하도록 해 본다.

풀이 : 4연에서는 ‘울엄매의 마음은 어떠했을꼬’라고 물은 뒤 ‘달빛 받은 옹기전의 옹기들같이/말없이 글썽이고 반짝이던 것인가.’라고 시적 화자 나름대로 답을 하고 있다. 그런데 옹기들이 말없이 눈물을 글썽이고 반짝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므로 어머니 또한 슬픔의 가득하여 눈물을 글썽이지만 ‘반짝이는’ 모습이어야 할 것이다.

시야 넓히기

다음 대중 가요의 가사를 읽고, 이 노래와 ‘추억에서’의 화자가 공통적으로 회상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또 두 작품에 나타난 ‘어머니’의 모습은 어떻게 다른지를 말해 보자.

지도 방법 : 두 작품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시적 대상에 초점을 맞추어 파악해 보는 활동이다. 우선 두 작품에서 중심적인 시적 대상이 무엇인지를 찾게 하고, 그의 모습이 두 작품에서 각각 어떻게 제시되고 있는지 이야기해 보게 한다. 두 대상의 차이점을 설명할 때는, 시적 상황을 명확히 제시하게 한 뒤에 이루어져야 한다. 즉 차이점을 말하기 전에 두 편의 작품을 각각 서사적 이야기로 만들어 제시할 수 있도록 해 본다.

예시 답안 : ‘추억에서’나 ‘어머님께’는 모두 시적 대상이 어머니로, 두 작품의 화자는 모두 가난했던 어린 시절 어머니와 관련된 추억을 회상하고 있다. 그러나 ‘추억에서’의 어머니에는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한 한스러운 모습은 드러나 있지 않다. 그렇지만 가난 속에서도 자식을 위해 돈을 아끼지 않는 모습이 드러나 있다.

표현하기

‘추억에서’를 한 편의 소설로 바꿔 쓰려고 한다. 다음 사항과 관련하여 모둠별로 토론해 보고, 이를 바탕으로 다음 표를 완성해 보자.

지도 방법 : 시적 상황을 종합적으로 이해하여 다른 장르로 표현해 보게 하는 활동이다. 시를 통해 알 수 있는 상황 이외에도 논리적 추리와 상상력을 발휘해서 새롭게 추가하여야 할 상황이 있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 따라서 제시된 표에서 시를 통해 알 수 있는 바와 그렇지 않은 바를 구분하도록 하고, 시를 통해 알 수 없는 부분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를 논리적인 근거를 통해 제시하도록 해야 한다.

예시 답안 :

인물 설정

(이름, 나이, 성격, 고향,특성, 가족 관계, 생애 등을 고려할 것)

이름 : 김갑분(서민층 이하의 여성에게 흔한 이름을 붙인다.)

나이 : 35세 정도(어린 두 아이를 키우고 있으므로)

성격 : 매우 무던하고 인내심이 강하다.(큰 한을 품었지만 그것을 표출하지 않고 가슴 속 깊이 내적으로 삭이는 자세를 지녔음)

고향 : 경상 남도 진주 또는 그 근처의 시골

특성 : 일찍 과부가 됨.(홀로 자식들을 건사하고 있으므로)

가족 관계 : 1남 1녀

생애 : 어려서부터 고생하였고 결혼하여 두 아이를 얻었지만 남편이 일찍 사망하여 홀로 어렵게 두 자식을 키우고 있음. 

배경 설정

(시대적 배경, 공간적 배경 등을 고려할 것)

시대적 배경 : 1950 ~ 1970년대 중반(본격적인 경제 발전이 있기 이전의 어려운 시대)

공간적 배경 : 경상 남도 진주와 그 부근

사건 구성

(인물이 겪게 될 사건을 설정하고, 인과 관계에 따라 구성할 것)

김갑분의 어려운 어린 시절

-> 역시 어려운 집안에 시집 감

-> 남편이 병으로 두 아이와 김갑분을 남긴 채 죽음(별다른 재산을 모은 바가 없음)

-> 어물전 등을 전전하며 어렵게 자식들을 돌보며 살아감

줄거리 요약

위의 사항들을 토대로 모둠별로 구성하여 써 보도록 한다.

희망의 문학 '추억에서'를 읽고, 다음 사항을 정리해 보자.

(1) 손 시리게 떨고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시적 화자는 왜 '울엄매'와 '오누이'의 이야기를 나란히 배치하고 있는가?

교수·학습 방법 :  이 시는 어머니의 마음에서 오누이의 마음 다시 어머니의 마음으로 초점을 바꿔가며 시상이 전개된다. 이렇게 어머니와 자식 간의 심정을 모두 유추해서 형상화함으로써 작가가 드러내고자 했던 미적 효과는 무엇이었을까 생각해 보는 문제이다. 일상에서 어느 부분을 드러내 보고 싶을 때 우리가 사용하는 비교나 대조의 방법을 생각해 보면서 답을 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

예시 학생 활동 : 손 시리게 떨고 있는 사람은 오누이다. 오누이는 어머니가 먼 길을 돌아오길 기다리면서 머리를 맞대고 누워 있다. 어머니의 한스러운 삶이 오누이의 안타까운 기다림과 연결되면서 이 가족의 슬픈 이야기가 전개된다. 어머니의 고생스러움은 그녀의 자녀들의 삶까지 이어지면서 사무치는 한이 자식에게 전이되는 느낌을 공감할 수 있게 된다. 단지 어머니의 삶만 제시된다든지 오누이의 기다림만이 초점화된 작품이라면 그 애절함이 덜할 것이다.

(2) '말없이 글썽이고 반짝이던 것'은 '달빛 받은 옹기전의 옹기'인가 아니면 '울엄매의 마음'인가?

교수, 학습 방법 : 어두운 밤, 옹기전에 놓여 있는 옹기들, 그 반짝이는 표면에 비추는 달빛…… 그 쓸쓸한 빛이 그가 기억하는 어머니의 눈빛을 연상하게 한다. 시어에 내포된 의미를 감상하도록 지도한다.

예시 학생 활동 :  작가는 '달빛 받은 옹기전의 옹기'에서 어머니의 슬픔에 젖은 눈빛을 연상한다. 그것은 아무에게도 보이지 않으려고 슬픔을 억제한, 그러나 소년 시절의 그에게 무엇보다도 가슴 깊이 들어와 박혔던 한스런 눈빛이다. 따라서 말없이 글썽이고 반짝이던 것은 '울엄매의 마음'이었다.

희망의 문학 심화 자료

희망의 문학 박재삼(朴在森)

  1933∼1997. 시인. 일본 동경(東京) 출생. 경상남도 삼천포(三千浦) 출신. 1953년 삼천포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고려대학교에 입학하였으나 중퇴하였다. 1961년 ‘60년대 사화집’동인으로 활동하면서, 서정적인 한(恨)의 세계를 주로 표현하였다. 이 후 현대문학사·대한일보사 기자를 역임했으며, 삼성출판사에서 근무하였다.

1953년 ≪문예≫에 시조 〈강물에서〉가 모윤숙(毛允淑)에 의해 추천되었으며, 1955년 ≪현대문학≫에 시 〈정적 靜寂〉이 서정주(徐廷柱), 시조 〈섭리 攝理〉가 유치환(柳致環)에 의해 추천되어 등단하였다. 1962년 첫 시집 ≪춘향이 마음≫이 신구문화사에서 간행되었다.

이후 ≪햇빛 속에서≫(문원사, 1970)·≪천년의 바람≫(민음사, 1975)·≪어린것들 옆에서≫(현현각, 1976)·≪뜨거운 달≫(근역서재, 1979)·≪비 듣는 가을나무≫(동화출판공사, 1981)·≪추억에서≫(현대문학사, 1983)·≪대관령 근처≫(정음사, 1985)·≪내 사랑은≫(영언문화사, 1985)·≪찬란한 미지수≫(오상사, 1986)·≪사랑이여≫(실천문학사, 1987)·≪해와 달의 궤적≫(신원문화사, 1990)·≪꽃은 푸른 빛을 피하고≫(1995) 등의 시집과 여러 권의 시선집·산문집을 발간하였다.

〈춘향이 마음〉이나 〈울음이 타는 가을 강(江)〉·〈추억(追憶)에서〉와 같은 초기 시에서는 한국적 정서인 슬픔과 한의 세계를 살아 있는 언어인 구어(口語)투의 시어로 구사하여 표현하고 있다. 박재삼의 이런 시세계는 우리 전통 서정시의 세계를 계승하고 있는 것으로, 특히 여성적인 어조를 통하여 슬픔이 내면화된 정조를 그려내고 있다.

박재삼의 시는 전반적으로 서정시의 세계를 보여주고 있으나, 후반기에는 어느 정도 현실에 대한 관심과 평범한 시적 언어를 통하여 넉넉하고 긍정적인 세계를 지향하는 방향으로 바뀐다. 그의 13번째 시집인 ≪꽃은 푸른 빛을 피하고≫는 이런 경향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이다.

이런 특성 때문에 박재삼은 김소월(金素月)의 서정주의 시세계를 계승한 것이라는 평가와 더불어 1950년대 이후 한국 전통 서정시의 세계를 생동감 있는 구어를 구사하여 모국어의 질감을 눈부시게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56년 현대문학상 신인상을 수상했으며, 이 후 한국시인협회상(1977)·노산문학상(1982)·한국문학작가상(1983)·중앙일보 시조대상(1986)·평화문학상(1987)·조연현문학상(1988) 등의 문학상을 받았다.

≪참고문헌≫ 슬픔과 삶의 理致(이남호, 박재삼시집, 범우사, 1987), 恨과 지혜(이광호, 울음이 타는 가을 江, 미래사, 1991), 서정적 恨의 형상-朴在森의 서정과 시세계(백운복, 抒情의 매듭풀이, 우리문학사, 1993), 대담/시와 시인을 찾아서(詩와 詩學, 1995. 가을.).(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희망의 문학 박재삼의 시 세계

 삶의 규범을 온전하게 보존하는 장치로서의 맡은 바 몫이 한(恨)의 의의이다. 조지훈의 '승무'가 번뇌와 별빛의 동질성에 그 핵심을 둔 초월의 미학 또는 관념의 미학이라면 '추억에서' 속에서 볼 수 있는 것은 '글썽이면서 반짝이는' 한의 세계이다. 글썽이기만 하는 것, 그것은 물신(物神)의 세계이며, 한이란 생활에 반영된 반짝임이다. 달빛 받은 옹기의 반짝임이라는 실체가 정황으로 됨은 이 때문이다.

 이러한 한이 한국 문학의 저류에 은밀히 깔려 면면히 이어져 오고 있다는 것은 여러모로 음미되어야 할 것이다. 깊은 상실감을 노래한 김소월의 시의 주조 저음이 한임은 널리 알려진 일이다. 이 한에다 형식을 부여한 것, 즉 한이 그에 알맞은 양식을 얻어 예(藝)에로 나아가서 의식화(儀式化)된 것이 굿이며, 그렇지 못하고 무형 상태에 놓이면 공포로 변질, 문화의 테두리 밖으로 나가 버린다. 언어의 형식에 그 한이 들어오고, 다시 시로 변화될 때, 그 한은 예술의 경지에 도달될 수가 있는 것이다. (출처 : 김윤식, '한국 현대 문학 명작 사전')

희망의 문학 박재삼의 시 세계1

 박재삼은 김소월, 서정주로 이어진 전통시의 맥을 잇는 시인이다. 그의 시에는 우리 고유의 정서인 한(恨)이 질펀하게 나타난다. 이러한 경향은 처음에 그가 썼던 작품들이 시조였으나 후에 시로 전환한 것과도 무관하지 않은데, 이러한 까닭에 그의 작품에는 자연히 고전적인 정서와 정한(情恨)이 짙게 베어 있다. 또한 박재삼 언어의 소박한 질감이나 낡은 상태 그대로의 언어 사용을 통한 눈물겨움의 정서는 사실상 민요의 세계, 민요적 부녀층의 세계, 조선 시대의 변방에 자리를 편 서민 애환의 세계와도 깊은 관련을 맺고 있으며, 전통적인 한국의 정서와 서정주의를 추구하고 있으므로 오늘날에는 극히 드문 독자성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박재삼의 작품들을 통해서 우리는 한국의 전래의 고유한 감각이나 정서적 질감을 의식할 수 있는데 그의 시 세계의 바탕은 한 마디로 말해 '한(恨)'으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희망의 문학 기형도의 시 '엄마 걱정'과의 비교

 박재삼의 <추억에서>와 기형도의 <엄마 걱정>은 어머니의 고단한 삶을 소재로 가난했던 유년 시절을 회상하고 있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매우 유사하다. 각각 '생선 장수(<추억에서>)'와 '채소 장수(<엄마 걱정>)'로 구체화된 어머니의 고된 삶과 '오누이의 머리 맞댄 골방 안(<추억에서>)'과 '나는 찬밥처럼 방에 담겨(<엄마 걱정>)'로 표현된 두렵고 외로웠던 유년 시절에 대한 추억이 그러하다. 하지만 <추억에서>가 주로 어머니의 아픈 마음에 초점을 맞추어 애틋하지만 밝은 이미지를 형상화하고 있다면, 시적 화자의 아픈 마음을 주로 드러내고 있는 <엄마 걱정>의 이미지는 좀더 어둡고 불행하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