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詩방/★좋은시★

[스크랩] 효행시 모음

by 미스커피 2011. 9. 3.

부모 - 김소월

낙엽이 우수수 떨어질때
겨울의 기나긴 밤
어머님 하고 둘이 앉아
옛 이야기 들어라

나는 어쩌면 생겨나와
이 이야기 듣는가 ?
묻지도 말아라, 내일 날에
내가 부모 되어서 알아보랴 ?



어머니의 눈물 - 박목월

회초리를 들긴 하셨지만
차마 종아리를 때리시진 못하고
노려 보시는
당신 눈에 글썽거리는 눈물

와락 울며 어머니께 용서를 빌면
꼭 껴안으시던
가슴이 으스러지도록
너무나 힘찬 당신의 포옹

바른 길
곧게 걸어 가리라
울며 뉘우치며 다짐했지만
또다시 당신을 울리게 하는

어머니 눈에
채찍보다 두려운 눈물
두 줄기 볼에 아롱지는
흔들리는 불빛

 

1. 뉘라서 가마귀를

뉘라서 가마귀를 검고 흉타 하돗던고
반포보은이 그 아니 아름다운가
사람이 저 새만 못함을 못내 슬허하노라


1) 지은이 : 박효관(1781-1880) - 조선 철종, 고종 때의 가객(歌客). 제자 안민영과 더불어 가집 <가곡원류(歌曲源流)>를 엮음

2) 어휘 설명
하돗던고 - 하였던고. 하더란 말인가?
반포보은(反哺報恩) - 까마귀(반포조,효조(孝鳥)라 함)의 새끼는 다 자란 뒤에는 제 어미 까마귀에게 먹이를 물어다가 먹여준다. 어버이의 은혜를 갚는 것을 말한다.
못내 - 잊지 못하고 늘
슬허하노라 - 슬퍼하노라.

3) 감상
미물인 까마귀도 효도를 행하는데 사람 가운데에는 제 부모에게 효도하지 않는, 짐승만도 못한 사람이 많다.


2. 반중 조홍감이

반중 조홍감이 고와도 보이나다
유자 아니라도 품음직도 하다마는
품어 가 반길 이 없을새 글로 설워하나이다.

1) 지은이 : 박인로(朴仁老, 1561-1642)  - 호는 노계. 그의 작품은 대개 고사(故事)를 많이 인용하고 한문을 많이 쓰는 흠이 없지 않으나, 송강 정철, 고산 윤선도와 더불어 조선 3대작가로 손꼽히고 있다. <오륜가>를 지었다.

2) 어휘설명
반중(盤中) - 소반 위. 소반에 담은.
조홍감(早紅枾) - 일찍 익은 감. '조홍시'라 해야 옳은 듯함.
보이나다 - 보이는구나!
유자(柚子) - 추운 지방에 자라는 귤(橘)의 한 가지.
반길 이 - 반가워할 사람. 즉, 지은이의 어머니를 가리킴.
글로 - 그것을. 그것으로. 그런 까닭에

3) 감상 : 육적회귤(陸績懷橘)의 고사성어(故事成語)
- 옛날 중국 오나라의 육적이, 6세 때에 원술의 집에서 접대로 내놓은 유자귤 세 개를 슬그머니 품안에 숨겨 나오다가 발각이 되었다. 그 까닭을 물었더니, 어머니에게 가져다 드리고 싶어서 그랬노라고 대답하여, 그 지극한 효성이 모두를 감동시켰다.
- 이 시조(時調)는 한음 이덕형이 접대로 내놓은 감을 보고, 돌아가신 어머니를 생각하며 지은 시조라 한다.
- 보통 조홍시가(早紅枾歌)라 불린다.
- "나무는 고요하고자 하나 바람이 멈추지 아니하고, 자식이 봉양하고자 하나 어버이가 기다려 주지를 않는다."(樹欲靜而風不止, 子欲養而親不待)라는 옛글귀를 연상케하는 시조로,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지극한 효성이 읽는 이의 마음을 숙연케하며 눈시울을 적시게 한다.


3. 왕상의 잉어잡고

왕상의 잉어 잡고 맹종의 죽순 꺾어
검던 머리 희도록 노래자의 옷을 입고
일생에 양지성효를 증자같이 하리라


1) 지은이 : 박인로

2) 어휘 설명
왕상(王祥)의 잉어 - 옛날 중국의 왕상이 효성이 지극하였는데, 그 어머니가 앓으면서 겨울에 잉어가 먹고 싶다고 하였다. 그래서 왕상이 옷을 벗고 강의 얼음을 깨고 들어가려 하였더니, 두 마리의 잉어가 뛰어나왔다고 한다.
맹종(孟宗)의 죽순(竹筍) - 중국 삼국시대 오나라의 맹종은 늙은 어머니가 겨울에 죽순을 먹고 싶다고 하니 대숲에서 슬피 울며 탄식하니, 죽순이 겨울에도 솟아 나왔다고 한다.
위의 두 효자의 이야기는 '지성(至誠)이면 감천(感天)'을 새삼 깨닫게 하는 고사(古事)이다.
노래자(老來子)의 옷 - 칠순(七旬)의 나이에도 때때옷을 입고 재롱을 부리면서 늙으신 부모님을 즐겁게 했다는 효자(孝子) 노래자의 이야기.
양지성효(養志誠孝) - 어버이를 잘 봉양하여 그 뜻을 기리는 정성스러운 효성. 공자(孔子)의 수제자인 증자(曾子)는 효자로서 유명하다.

3) 감상 :
'조홍시가(早紅 歌)'의 둘째 수이다. 중국의 유명한 효자인, 왕상, 맹종, 노래자, 증자 못지 않게 나도 그들처럼 효도를 해야겠다는 다짐이다. 효는 모든 덕의 근본이기에 훌륭한 성현들은 모두 효자였다는 사실을 유념해야겠다.


4. 어버이 날 나으시고

어버이 날 낳으셔 어질과저 길러 내니
이 두 분 아니시면 내몸 나서 어질소냐
아마도 지극한 은덕을 못내 갚아 하노라.


1) 지은이 : 낭원군(朗原君, ? - 1699) - 선조 임금의 손자이며 효종의 당숙(堂叔). 학문에 조예(造詣)가 깊고 시가에 능하였다. '산수한정가(山水閑情歌)', '자경가(自警歌)' 등 시조 30수를 남겼다.

2) 어휘 설명
어질과저 - 어질게 되게 하고자
아마도 - 시조 종장 첫머리에 흔히 쓰이는 감탄사로서, '그럴 것 같다'는 뜻으로 많이 쓰임.
못내 갚아 하노라 - 못다 갚을 것 같아 안타깝다.

어버이 날 낳으셔 어떻게든 어진 사람되라고 고이고이 길러 내시니, 두 분이 아니시면 어찌 내가 사람다운 사람될까보냐? 이 지극한 은혜 어이 다 갚을꼬?


5. 어버이 살아신제

어버이 살아신제 섬길 일란 다하여라
지나간 후이면 애닯다 어찌하랴
평생에 고쳐 못할 일이 이뿐인가 하노라.


1) 지은이 : 정철(鄭澈,1536-1593)
호는 송강(松江). 고산(孤山) 윤선도, 노계(盧溪) 박인로와 더불어 조선조 3대 작가 중 으뜸으로 손꼽히며, "단가에 윤고산, 장가(長歌)에 정송강"이라고 일컬어지는 가사(歌辭)의 제1인자. 시가집 '송강가사'안의 작품에는 관동별곡, 성산별곡, 사미인곡 등 장가(長歌)를 비롯하여, 장진주사, 훈민가 등과 같은 단가(시조) 77수가 실려 있다.

2) 감상 :
송강 정철의 訓民歌중의 '자효(子孝)'이다. 효도는 백행(百行)의 근본이며, 불효(不孝)는 죄(罪) 중에 대죄(大罪)이다. 그러니 효도는 미루었다가 하는 것이 아니다. 살아 계실 적에 효(孝)를 게을리 해선 안된다.

추억에서 / 박재삼



진주(晉州) 장터 생어물(魚物)전에는
바닷밑이 깔리는 해 다 진 어스름을,


울엄매의 장사 끝에 남은 고기 몇 마리의
빛 발(發)하는 눈깔들이 속절없이
은전(銀錢)만큼 손 안 닿는 한(恨)이던가
울엄매야 울엄매,


별밭은 또 그리 멀어
우리 오누이의 머리 맞댄 골방 안 되어
손시리게 떨던가 손시리게 떨던가,


진주 남강(南江) 맑다 해도
오명 가명
신새벽이나 별빛에 보는 것을,
울엄매의 마음은 어떠했을꼬,
달빛 받은 옹기전의 옹기들같이
말없이 글썽이고 반짝이던 것인가.




엄마 걱정 / 기형도



열무 삼십 단을 이고
시장에 간 우리 엄마
안 오시네, 해는 시든 지 오래
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

엄마 안 오시네. 배추잎 같은 발소리 타박타박
안 들리네, 어둡고 어두워
금간 창 틈으로 고요히 빗소리
빈방에 혼자 엎드려 훌쩍거리던

아주 먼 옛날
지금도 내 눈시울을 뜨겁게 하는
그 시절, 내 유년의 윗목



가을 하늘 / 함민복

어머니 가슴에 못을 박을 수 없다네

어머니 가슴에서 못을 뽑을 수도 없다네

지지리 못나게 살아온 세월로도

어머니 가슴에 못을 박을 수도 없다네

어머니 가슴 저리 깊고 푸르러

어머니의 기도

모 윤 숙

놀이 잔물지는 나뭇가지에
어린 새가 엄마 찾아 날아들면,
어머니는 매무시를 단정히 하고
산 위 조그만 성당 안에 촛불을 켠다.
바람이 성서를 날릴 때
그리로 들리는 병사의 발자국 소리들!
아들은 어느 산맥을 지금 넘나 보다.
쌓인 눈길을 헤쳐 폭풍의 채찍을 맞으며
적의 땅에 달리고 있나 보다.
애달픈 어머니의 뜨거운 눈엔
피 흘리는 아들의 십자가가 보인다.
주여!
이기고 돌아오게 하옵소서.
이기고 돌아오게 하옵소서.

어머니

 

정 한모

 

어머니는
눈물로
진주를 만드신다.

그 동그란 광택(光澤)의 씨를
아들들의 가슴에
심어 주신다.

씨앗은
아들들의 가슴속에서
벅찬 자랑
젖어드는 그리움

때로는 저린 아픔으로 자라나
드디어 눈이 부신
진주가 된다.
태양이 된다.

검은 손이여
암흑이 광명을 몰아내듯이
눈부신 태양을
빛을 잃은 진주로
진주로 다시 쓰린 눈물로
눈물을 아예 맹물로 만들려는
검은 손이여 사라져라.

어머니는
오늘도
어둠 속에서
조용히
눈물로
진주를 만드신다.

 

* 효대(孝臺)                -이은상-

 일유봉은 해 뜨는 곳, 월요봉은 달 뜨는 곳

 동백나무 우거진 숲을 울삼아 둘러치고,

 네 사자 호위 받으며 웃고 서 계신 저 어머니!

 

 천 년을 한결같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어여쁜 아드님이 바치시는 공양이라,

 효대에 눈물어린 채 웃고 서 계신 저 어머니!

 

 그리워 나도 여기 합장하고 같이 서서

 저 어머니 아들 되어 몇 번인가 절하옵고,

 우러러 다시 보오매 웃고 서 계신 저 어머니!

 


 


출처 : 문학나눔 세미의 아름다운 동행
글쓴이 : 세미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