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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udy방/詩 공부

<문학이란 무엇인가?>

by 미스커피 2011. 11. 15.

<문학이란 무엇인가?>

 

                                                                       이 정 미

 

 

1. 개념과 그 기원

 

표면상으로는 문자로 씌어지거나 글이나 책으로 엮어진 모든 것을 가리킨다. 인간의 삶을 내포하는 내면 의식과 다양한 생활상을 언어매체로 형상화한 장르이다.

문학을 말하라 하면 창작물인 시, 소설, 수필, 희곡, 시나리오 등을 들 수 있다. 넓게 본다면 역사, 철학, 성서 등도 문학에 속한다. 문학의 5대 장르(범주)는 시, 소설, 수필, 희곡, 평론(비평) 등이다. 그 중 평론은 창작과는 달리 문학에 대한 모든 이론을 추구하는 갈래인데, 작품분석이론, 문학사, 소설창작론, 시창작론, 문학속의 심리학(문학과 심리학) 문학 속의 역사(문학과 역사) 등등을 그 대상으로 한다. 이처럼 문학 연구는 미학, 언어학, 역사학, 사회학, 심리학, 종교학 등 인접 학문의 다양한 방법론을 필요로 한다.

문학은 인간의 개성적인 정서와 사상을 표현하는 예술이므로 정신문화에 속한다. 좀더 구체화하자면 고도의 지성을 지닌 작가가 자신의 상상력을 형상화한 하나의 ’위대한 문자‘라고 한다. 달리 말하면 정서적인 언어를 통하여 인간의 감정을 표현하는 예술이다.

 

문학의 기원을 논하는 작업이란 생물학이나 물리학 연구 성과에 비해 공전(空轉)을 면치 못하고 있다. 어원을 따져본다면 문학(literature)의 원래 뜻은 '문자‘(letter)이다. 르네상스 시대부터 사용된 이 말의 의미는 오늘날 말하는 문학이란 개념과는 거리가 있다. 한국의 경우 조선시대에 ’문학‘이란 용어 대신에 글쓰기와 글 읽기를 포괄하는 ’문(文)‘이란 말이 지배층에 한정해서 사용되었는데, 오늘날 도덕 윤리처럼 삶의 도리를 익히는 수양처럼 교양과 지식 전반을 가리켰다. 19세기 말이 되자 누구나 글을 익히게 되자 서민들도 많은 정보를 익히며 글로 표현을 하게 되었다. 그 결과 서서히 자기 정체성을 인식하게 되고 지식과 정보를 획득하게 되었다. 이처럼 근대적 개념의 문학은 이광수를 통해서 정서 영역의 글쓰기로 자리잡았다.

 

2. 기능과 효용성, 공리성과 쾌락성

 

 

“문학은 사회의 비판적 기록과 생활경험의 표현이며 육신으로 그린 생각의 그림인 동시에 길거리에 세워둔 거울이며 과학의 위를 나는 새요, 인간의 정신적 유토피아, 인생의 제조기, 인생에 공기와 물의 가치를 지닌 종교요 음악이며 인생의 미래를 예측하는 그 무엇”이라고 어느 비평가는 비교적 문학의 본질에 접근하는 정의를 내렸다.

문학은 인간의 순수함과 바람직한 인격형성을 위한 정신적 산물이며 자아와 세계를 이해하며 인생항로를 제시해 준다는 원초적 효용을 강조한 말이다.

문학은 한 사회의 거울이며 현실을 반영한다고 하지만 사회 현실의 모습을 그대로 그려낼 수는 없다. 문학 속의 현실은 독자가 처한 현실과는 대립되는 하나의 허구 세계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한 편의 문학작품을 읽는다는 것은 독자의 자격으로 그것과 인연을 맺는 것이다. 우선 작가의 이름과 프로필을 비롯해 발표된 지면이나 출판사까지 익히고 그 작품의 중요한 내용이나 독자인 자신에게 인상적인 표현구절을 메모하면서까지 기억한다. 이런 수용 과정을 통해 작가와 작품을 감상하며 자신만의 정서적 반응을 보인다. 이렇게 작품에 투영된 작가의식을 익히며 자신의 것으로 소화하는 가운데 자신만의 관점과 배경지식에 힘입어서 다각도로 비평하는 고도의 단계에 이르기도 한다.

독자는 문학작품을 수용하면서 앎의 즐거움과 깨달음의 즐거움을 얻는 동시에 정서적 즐거움도 얻는다. 공리성을 지향하는 지적 만족과 쾌락적 만족을 동시에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문학적 상상력까지 익힌다.

 

문학의 기능에 대한 문제는 작가 입장에서는 어떤 목적 아래 씌어져야 하는가 하는 창작 자세와 독자들에게 왜 작품을 읽는가에 대한 감상 이유를 묻는 중요한 질문이다. 대체적으로 문학교훈설과 문학쾌락성이 대표적 기능인데, 전자는 문학을 인식구조(Congnitive structure)로 보는 관점이고 후자는 미적구조(Aesthefic structure)로 보는 입장이다.

전자의 예는 입센의 <인형의 집>이 근대 여성운동의 선구자가 된 점, 스토우 부인의 <톰 아저씨의 오두막집>이 미국 남북전쟁의 도화선이 된 점, 볼테르나 루소의 작품이 프랑스 혁명에 있어서 계몽적 역할을 한 점, 등에서 보듯 많이 작품을 통해 입증되고 있다. 물론 역사적 대변혁의 원인 제공이나 정치 이념의 선전, 지식의 전달과도 같은 공리적 역할은 반드시 문학을 통해서만이 이뤄지라는 법은 없다.

 

문학쾌락성에 대해선 자유로움과 부드러움이란 원리로 설명할 수 있다. 앞서 밝힌 대로 문학은 정서적인 언어를 통하여 인간의 감정을 표현하는 예술이며 표현에서 정치, 사회, 역사, 종교, 문화 등의 복잡한 대상들에 대한 지적인 인식보단 정서적 인식을 지향한다. 문학은 구체적이며 감각적인 인상을 바탕으로 성립하는 정서 표현의 예술이기 때문이다. 이런 특성은 문학적 흥미를 자아낸다. 문학의 쾌락성은 순간적인 흥미나 관능적 쾌락과는 구별된다.

박이문의 ‘문학의 구조’에서 밝혔듯이 여자의 정조라는 개념을 단순히 지적으로 익히기 위해서 <춘향전>을 읽는다면 차라리 도덕 교과서를 읽는 것이 낫다. 물론 지적 깨달음만 안겨주는 과학교과서라도 흥미는 있을 수 있지만, 문학에서 작가만이 창조해 낸 인간사 이야기가 안겨주는 흥미는 독자의 정서를 자극하는 문학고유의 영역이다. 단, 상업성과 선정성에 영합해서 일시적 쾌락에만 호소한다면 문학의 가치는 그만큼 하락하기 마련인데, 이는 현명한 독자의 선택에 달려 있는 것이다.

문학은 인간사를 담고 있으며 인간의 모든 모습을 반영하기에 일단 사람들에게 친근감을 주고 있다. 사람들이 초상화를 들여다보길 즐기는 이유는 살지 인물과 거의 비슷하게 그려졌기 때문이라는 이치와 같다.

 

사르트르는 말하길 문학이란 탈을 쓴 인간을 심판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결국 옹호하기 위해서 존재한다고 했다. 그만큼 문학이란 인간의 모든 것을 자연스럽게 담고 있기 때문이다. 문학은 인간의 사유세계를 다루는 철학, 현실에서 그대로 발생한 사건만을 다루는 논픽션이나 역사 기록 등과도 동일선상에 놓여 있다.

문학의 이런 속성에도 불구하고 문학은 상상력으로 무장한 개인적인 정서를 바탕으로 하기에 그만큼 결론이 다양해지고 주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