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을 벗고 시멘트를 입는 근대풍(近代風)
호박꽃 속에서 아기가 나던 조상의 밭은 큰 거리로 나가고
변두리만 남아서 대머리처럼 외로이 등성이로 슬슬 기어오른다
바람이 왔다가도 정둘 곳 없어 잡초와 놀다가 홧김에 구름을 몰고 와서
마구 깎아 낸 기슭 뻐얼건 황소 엉뎅이에 죽으라고 비를 퍼붓는데
도심(都心)을 태우는 불은 꺼지지 않고 거멓게 탄다
요점 정리 지은이 : 김광섭 성격 : 문명비판적 구성 : 1연 : 자연으로부터 멀어지는 근대풍 2연 : 근대화로 인한 순수성의 파괴 3연 : 외로이 남은 도시의 변두리 4연 : 정 둘 곳 없는 근대화된 도시 5연 : 근대화에 대한 자연의 분노 6연 : 계속 이어지는 근대화
주제 : 근대화와 도시화에 대한 비판
내용 연구 흙[자연]을 벗고 시멘트[문명을 상징]를 입는 근대풍(近代風) - 자연으로부터 멀어지는 근대풍
호박꽃 속에서 아기가 나던 조상의 밭['호박꽃에서 아기가 난다'고 믿던 사람들의 순수함]은 큰 거리로 나가고[개발로 인한 상실을 의미] - 근대화로 인한 순수성의 파괴
변두리만 남아서 대머리처럼 외로이 등성이로 슬슬 기어오른다 - 외로이 남은 도시의 변두리
바람[바람, 잡초, 구름은 '흙'과 같은 자연을 대변하는 것들로 시멘트와 대비]이 왔다가도 정둘 곳 없어 잡초와 놀다가 홧김에 구름을 몰고 와서 - 정 둘 곳 없는 근대화된 도시
마구 깎아 낸 기슭[자연을 파괴하는 근대화의 모습] 뻐얼건 황소 엉뎅이에[근대화의 모습을 황소의 엉덩이에 비유] 죽으라고 비를 퍼붓는데[근대화에 대한 분노의 표출] - 근대화에 대한 자연의 분노
도심(都心)을 태우는 불[근대화, 도시화를 상징]은 꺼지지 않고 거멓게 탄다[인간들의 끊임없는 개발과 산업화, 멈출 줄 모르는 현대문명의 파괴적인 속성] - 계속 이어지는 근대화 내지 산업화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김광섭의 '성북동 비둘기'처럼 현대문명을 비판하고 있는 시로 인간다운 삶을 파괴하는 근대화와 도시화를 비판하고, 정(精)과 순수한 삶이 살아 있는 사회를 지향한 작품이다. 도시화에 밀려 변두리로 밀려난 사람들은 산기슭을 마구 깎아 낸 자리에 들어선 도시에서 정 붙일 곳을 찾지 못한다. 화자는 이러한 파괴와 소외의 현실에 분노를 표출하지만, 도심을 거멓게 태운 도시화는 멈추지 않고 이제 변두리마저 파괴하려 한다. 현대 문명을 '죽임'과 '차가운 비정'의 문명으로 바라보는 화자의 인식을 바탕으로 근대화에 따라 밀려나는 자연과 순수함, 인정 어린 삶을 옹호하고 있는 작품이다. 심화 자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