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시 : 유치환 . 낭송 : 제노비아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 보다 행복 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 빛 하늘이 환희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 더 의지 삼고 피어 헝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 망울 연연한
진홍빛 양귀비꽃인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여,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출처 : ♣ 이동활의 음악정원 ♣
글쓴이 : 파란우체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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