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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詩방/★좋은시★

전화번호부............보미/차정숙

by 미스커피 2011. 11. 23.

   

전화번호부 보미/차정숙

 

전화번호가 그대로인 것은

만남의 끈을 만들어 준다

십여년이 지나

눈에 들어온 전화번호부

낡은 표지는

모서리가 닳아 속살이 드러나고

누렇게 변해 버린 속지는

까만 콩알이 빼곡히 나열되어 있다

혹시나 

낯 익은 이름 하나

손끝은 떨림을 가장하는데

갸냘픈 목소리는 낯이 익다

우린 만났다

10년이란 세월이 무색하게도

군더더기만 조금 키웠을 뿐

먼 발치서도 알아 보는

변하지 않은 모습에

한참을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둘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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