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책,시화작품방/요모조모

'12년(서정문학25호) 나는야노인/ 밧줄

by 미스커피 2012. 2. 18.

*나는야 노인*

 

지팡이 흔들흔들

고개는 설레설레

열씸히 턱을 놀리지만

씹지 않아도 고드름 하나

짝발 질질 끌며

무작정 걷다가도 꽥 소리한번

고사리 앞에 쪼그리고 앉아

어른보면 인사를 해야지

참견하며 껄껄껄

 

백발에 역겹다고?

동네마다 폐휴지 동나고

자식들 민폐될까 반 벙어리

피할 수 없는 외길 인생

방향은 하나

아름다운 흠뻑적신

그렇게 가는거야

 

 

 

*밧줄* 

죽을 힘을 다해 버텨라

머리속이 까맣다
발작을 일으켜도
놓지 않을
이 손
떨어지지 않게
쇠사슬로 꽁꽁 묶었으면
놓아도 그만인것을

온 몸 숯검댕이 날리우고
깨문 입술 선혈낭자한데
등산화 끈  풀어헤치라
신발 요동친다

굽이굽이 돌아온 길
산자락 요염히
걸터 앉은 운무
쉬어가라  속삭였을진대
귀 막고
저 멀리 내다버렸네

어이 저 길을 걸어왔을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