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네보따리*
하고싶은 일도 많았던 20대
생각에 잠길때면 그네를 탔다
흔들거림속에
먼훗날 살아갈 지표(指標)
살포시 털어놓으면
왜 삶은 자꾸 삐걱거리는지
다시 그네에 앉아 보았다
그때처럼 무얼 하고 싶어서가 아닌
2세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
고민의 보따리를 열기 위해서다
스쳐가는 지난날을
이야기가 풀어질 때마다
나이테 하나씩 이마는 굵어지고
나는 밑둥 튼실한 아줌마가 된다
* 선유도 *
긴장의 뱃고동
푸른 융단위 청정 마시고
설레는 마음
솜사탕 만든다
시골 아낙네 훈훈함
바람 가로질러
섬 주위 뿌리고
유배 온 선비 한양 바라보며
임금을 그리워했다는
망주봉 눈에 넣었다
사랑있어 행복있고
아름다워 황홀 울어대고
벗 있어 외롭지 않은 밤
길게 늘어진 게살은
밤의 향기를 간지럽힌다
* 비 *
비 내리는 날
카푸치노를 마시자
입맞춤으로 간을 보고
흙내음으로 물씬 풍긴
그리움 풀어헤치는
간지럽히는 향기에
눈꼬리 올라 앉는다
비 오는 날
사랑을 마시자
진한 향수
눈물 한방울 간을 보고
탱탱한 젊음
가득 배어난
거품 가득 찬
테두리는 내려간다
*5월 실루엣*
5월
푸른향 사냥하러
잎새 훔치러
짓밟힌 신발깔창
요동치며 부르르
앙상한 가지
간지럽히는
맨살 솜털 다칠세라
봄비 더불어
스케치하는
초록의 실루엣
늘어지는 햇살
*가게나*
흐르는 물처럼
그냥 흐르게
가는대로 던져버려
가끔은 바위가
부서지는 물방울을 삼켜
쉬어 가는 것 처럼
그리움이란 놈도
꺼이꺼이 토해낼거야
억지로 떠밀어
떼어 내려 하지마
가다보면 망각이란 놈도
지겨워서 삼켜 버릴테니
세월이 약이라고
참 명언인게야
오늘은 그 약을
먹는 날이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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