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네 보따리
차정숙
하고싶은 일도 많았던 그때 20대
생각에 잠길때면 그네를 탔다
흔들거림속에
먼훗날 살아갈 지표(指標)
살포시 털어놓으면
왜 삶은 자꾸 삐걱거리는지
다시 그네에 앉아 보았다
그때처럼 무얼 하고 싶어서가 아닌
2세를 위해 무엇을 하는
고민의 보따리를 열기 위해서다
스쳐가는 지난날을
이야기 보따리가
풀어질 때마다
나이테 하나씩 이마는 굵어지고
나는 밑둥 튼실한
아줌마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