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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udy방/유명시

아침 이미지 /박남수

by 미스커피 2012. 1. 4.

아침 이미지

희망의 문학

어둠은 새를 낳고, 돌을

낳고, 꽃을 낳는다.

아침이면,

어둠은 온갖 물상(物象)을 돌려 주지만

스스로는 땅 위에 굴복(屈服)한다.

무거운 어깨를 털고

물상들은 몸을 움직이어

노동의 시간을 즐기고 있다.

즐거운 지상(地上)의 잔치에

금(金)으로 타는 태양(太陽)의 즐거운 울림.

아침이면,

세상은 개벽(開闢)을 한다. 

 

 

희망의 문학 요점 정리

희망의 문학 지은이 : 박남수(朴南秀)

희망의 문학 갈래 : 자유시. 서정시

희망의 문학 율격 : 내재율

희망의 문학 성격 : 주지적, 회화적. 즉물적(卽物的)

희망의 문학 어조 : 지적이며 감정이 절제된 목소리

희망의 문학 심상 : 감각적, 시각적(회화적). 공감각적

희망의 문학 구성 : 시간적 구성으로 어둠 뒤에 힘찬 모습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물상들의 아침

   1-2행   어둠이 지니고 있는 잠재력- 물상의 생성(기)

   3-8행   어둠의 소멸 및 물상의 움직임 - 어둠의 소멸(승)

   9-10행  밝게 빛나는 태양의 모습 - 물상의 잔치(전)

   11-12행 새롭게 태어나는 세상 - 아침의 보람(결)

희망의 문학 표현 : 언어 기능이 갖는 색채, 음향, 내용을 조화롭게 구사함. 사상 전달을 배제하고 이미지 전달을 중시함

희망의 문학 주제 : 힘차고 즐거운 아침의 표상, 즐겁고 생동감 넘치는 아침의 이미지

희망의 문학 출전 : <사상계>(1968). <새의 암장>(1970)

 

 

희망의 문학 내용 연구

어둠(아침과 표면상으로는 대립이 되나 생명을 잉태한, 성장의 준비 기간임)은 새를 낳고, 돌을

낳고, 꽃을 낳는다.[어둠은 새를 낳고, 돌을 / 낳고, 꽃을 낳는다. : 어둠 속에 묻혀 형체를 잃었던 물상들이 아침의 밝은 빛에 의해서 제 모습을 나타낸다는 말로서, 어둠은 단순한 시각적 이미지가 아니라, 사물을 태어나게 하는 잠재력과 생명을 가진 존재의 살아 있는 이미지로 부각되고 있는 표현이다.]

아침이면,

어둠은 온갖 물상(物象)(새, 들, 꽃을 의미)을 돌려 주지만

스스로는 땅 위에 굴복(屈服)한다.[어둠은 온갖 물상(物象)을 돌려 주지만 / 스스로는 땅 위에 굴복(屈服)한다. : 밤에는 어둠이 온갖 물상을 다 삼켜 버리지만, 아침이 되면 어둠은 삼켜 버렸던 물상을 땅 위에 다시 되돌려 주고 사라지는 것이다.]

무거운 어깨를 털고

물상들은 몸을 움직이어

노동의 시간을 즐기고 있다.[무거운 어깨를 털고 / 물상들은 몸을 움직이어 / 노동의 시간을 즐기고 있다. : 어둠 속에서 죽은 듯이 잠자던 물상들이 아침이 되어 서서히 나타나서 활동을 하기 시작하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무거운 어깨'는 어둠의 중량감으로 표현한 말로, 어둠을 벗어나는 물상들을 주체로 삼아 표현한 것이다. 물상(존재)의 부각과 '생의 율동'을 활유법으로 표현하고 있다.]

즐거운 지상(地上)의 잔치(낙천적이며 사물에 대한 경이감, 온갖 물상이 희열과 조화 속에 드러내고 있는 존재)

금(金)으로 타는 태양(太陽)의 즐거운 울림.[즐거운 지상(地上)의 잔치에 / 금(金)으로 타는 태양(太陽)의 즐거운 울림. : 새로 밝아온 아 침의 활기차고 부산한 이미지를 '잔치'라는 보조관념을 통해 표현했다. 물상들이 새 아침을 구가하듯 제 모습을 과시하는데, 이를 축복하듯이 태양은 밝게 빛나며 경쾌한 메아리를 울리는 듯하다. 은유법과 공감각적 표현으로 생동감의 절정, 존재의 극치미를 나타낸다.]

아침이면,

세상은 개벽(開闢 : 하늘과 땅이 처음으로 열림)을 한다. [아침이면, / 세상은 개벽(開闢)을 한다. : 아침이 되면 세상은 마치 천지가 새로 열렸을 때처럼 산뜻하고 새로움을 보인다. 시상이 응축되어 있는 연으로 새 세상을 바라보는 시인의 경외감의 표현이다.]

 

 

희망의 문학 이해와 감상

 이 시는 시인의 아래 자작시 해설에서도 밝혔듯이 모든 사물이 잠에서 깨어나 활동을 시작하는 밝고 신선한 아침의 이미지를 노래한 것이다.

 "밤에는 모든 물상(物象)들이 어둠에 묻혀 버려 그 형상을 알 수 없게 된다. 그러던 것이 아침이 되면 밝음 속에 그 본래의 모습을 낱낱이 드러낸다. 그리하여 어둠의 세계인 밤과는 전혀 다른 생동하는 밝음의 세계가 펼쳐진다. 이러한 아침의 건강한 모습을 그려 본 즉물적(卽物的)인 시다."

 아침의 건강성과 생동하는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해 대부분의 서술어가 동사로 되어 있으며, 작가의 감정을 드러내기보다는 사물 자체의 이미지에 육박해 가는 주지적 성향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역동적 심상은 이 시의 특징적 매력이다. 어둠이 새, 돌, 꽃을 낳는다는 표현도 그렇고, 물상들이 무거운 어깨를 털고 노동의 시간을 즐기고 있다고 의인화하여 표현한 부분도 새벽의 변화하는 모습을 선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그러한 동적 심상은 '금으로 타는 태양의 즐거운 울림'이라는 공감각적 표현에 이르러 하나의 절정을 이룬다.

 시인이 대상을 어떤 시각으로 보느냐에 따라 사용된 시어의 의미가 달라지고, 나아가 시의 주제도 달라진다. 우리가 흔히 어둠을 시련이나 고통 등의 부정적인 의미로 해석하는데 이 시에서 시인은 어둠을, 생명을 잠재적으로 잉태하고 있는 건강한 이미지로 보고 있다. 온갖 물상을 품고 있는 생명력을 지닌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또한 아침이 되면 물상들은 환희에 차서 움직이고 있다고 표현하고 있다. 어둠과 아침이 지적 태도에 의해 새롭게 탄생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이 시에서 시인은 어둠과 아침이라는 흔한 일상의 언어를 매개로 하여 그것이 주는 이미지를 지적인 태도로 구체화하고 있는 것이다.

 일상적으로 어둠과 아침은 상반된 개념으로 이해된다. 그런데 시적 언어에서 어둠은 살아 움직이는 생물과 무정체인 물상들을 모두 사라지게 하는 것으로 이해되어 그것을 부정적 차원으로까지 생각하게 한다. 이에 비해 아침, 곧 밝음은 생명체의 소생, 혹은 희망에 찬 미래의 이미지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 시에서는 오히려 어둠이 희생의 이미지를 내포한 건강한 시어로 해석된다. 일상적 개념으로 새로운 차원으로 전이(轉移)되어 이해될 수 있음을 이 시를 통해 알 수 있다.

 

희망의 문학 심화 자료

희망의 문학 박남수(朴南秀, 1918-1994)

 시인. 평양 출생. 일본 도쿄중앙대학 졸업. 초기에는 자연적 서경과 서정 속에서 절박한 감정을 은유적으로 환기하는 시를 썼으며, 후기에는 존재성을 규명하려는 주지적 경향을 가졌다. 유학 시절 제1회 <문장>지의 추천을 받은 김종한, 이용악 등과 사귀게 되면서, 그들의 권유로 <문장>지에 투고하였는데, 1939년부터 1940년까지 정지용에게 추천됨. 1940년에 첫 시집인 <초롱불>을 낸 이후 "갈매기 소묘", "새의 암장(暗葬)" 등 정갈하면서도 의식의 깊이를 느끼게 하는 시를 써 왔다. 미국에서 지낸 이국 생활의 외로움을 그린 <그리고 그 이후>라는 시집을 펴내기도 함. 1957년에는 유치환, 박목월, 조지훈, 장만영 등과 함께 '한국시인협회'를 창립했으며, 아시아 자유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한 1994년 6월에는 조국 통일에의 절실한 심경을 노래한 시 "꿈의 물감"으로 서울신문사가 제정한 공초(空超)문학상(제2회)을 수상했다.

희망의 문학 이미지즘(imagism)

  1910년대 흄, 파운드 등을 중심으로 영미의 젊은 시인들에 의해 전개된 시 운동으로, 사물의 선명한 이미지를 제시하고자 하였던 이들 일파의 시인들을 이미지스트(imagist)라 부른다. 이미지스트들의 시에서는 시의 음악성보다는 회화성, 즉 시각적 요소가 강조된다. 이미지즘은 미술 이론과 밀접한 상관 관계를 가지고 있었으며, 시의 이미지 완성에 치중하여 몇몇 대가들을 제외하고는 사상의 깊이가 결여되어 탈이데올로기의 경항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이 운동은 1930년대 김기림이 흄과 파운드의 이론을 본격적으로 도입하여 장시 '기상도'를 발표하면서 본격적으로 실험되었다. '기상도'에서 그는 객관적 상관물, 중층 묘사, 의식의 흐름, 이질적 시공의 연결 등의 기법을 선보였다. 한편 정지용은 절제된 이미지즘으로 자아와 자연의 융합을 추구하였으며, 김광균은 구체적 사물이나 관념, 심리적 사상으로 대표되는 이미지를 시각화시켜 표현하는 회화적인 시를 주로 썼다. 특히 김광균은 도시 문명을 회상과 향수의 비관적 서정으로 다루었는데 시적 화자의 감상이 배제된 시가 많다는 것이 그의 시 세계의 특징이다. 이들의 시는 대체로 기법상에서는 성공을 거두었으나 역사와 현실의 문제를 철저히 배제함으로써 역사성을 획득하는 데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희망의 문학 박남수 시의 특성과 문학사적 의의

 1930년대 말 박남수의 시가 갖는 시사적 위치는 그 당시 대다수의 모더니스트들이 도시의 문명을 소재로 하여 그것의 감각적 인상을 선명히 표현하려 한 것에 비해 박남수는 오히려 그들이 배격한 전통적 소재를 택하여 그것의 회화적 감각을 명증하게 표현하려 한 데 있다. 다시 말해 30년대 모더니즘이 도시를 소재로 택하여 도시에서의 체험을 형성화한 반면 박남수는 자연을 소재로 하여 그것의 체험을 형상화했다는 점에서 맹목적 모방이 아닌 박남수 문학의 독자성과 참신성을 찾을 수 있다. 또한 그의 시는 자연을 소재로 택한 그 당시 청록파 시인들과도 다른 면모를 보이는데 그것은 스스로 밝힌 바대로 자연 속에 사회적인 것을 메타포하려 한 점이다. 예컨대 그가 선택한 자연은 우울하고 불안한 정조를 지니는 것으로 표현되고 있으며, 그 배경을 이루는 빛과 어둠의 대립적 병치는 식민지 시대의 불안을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30년대 모더니즘의 기법적 측면을 가지면서도 그들이 배격했던 사회적인 경향을 아주 배격하지는 않았으며, 아울러 김기림이 서구 문명을 건강성의 원형으로 삼음으로써 탈동양의 논리를 폈던 것과 달리 박남수의 시는 이미지즘을 강조하는 초기 모더니즘의 기법을 통해 한국의 자연을 소재로 하여 사회적인 상황을 표현하려 했다는 독특한 영역을 차지한다. [출처 : 김은정, <박남수 시 연구>(충남대학교 출판부,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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