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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udy방/유명시

추천사 /서정주

by 미스커피 2012. 1. 4.

추천사(추韆詞)

희망의 문학

향단(香丹)아 그넷줄을 밀어라.

머언 바다로

배를 내어밀듯이.

향단아.

 

이 다소곳이 흔들리는 수양버들나무와

배갯모에 놓이듯 한 풀꽃더미로부터,

자잘한 나비 새끼 꾀꼬리들로부터,

아주 내어밀듯이, 향단아.

 

산호(珊瑚)도 섬도 없는 저 하늘로

나를 밀어 올려 다오.

채색(彩色)한 구름같이 나를 밀어 올려 다오.

이 울렁이는 가슴을 밀어 올려 다오!

 

서(西)으로 가는 달같이는

나는 아무래도 갈 수가 없다.

 

바람이 파도(波濤)를 밀어 올리듯이

그렇게 나를 밀어 올려 다오.

향단아.

 

 

희망의 문학 요점 정리

희망의 문학 지은이 : 서정주

희망의 문학 갈래 : 자유시. 서정시

희망의 문학 율격 : 내재율

희망의 문학 성격 : 낭만적. 전통적, 이상적, 불교적, 고전적, 상징적

희망의 문학 어조 : 간절한 호소 및 갈망의 어조

희망의 문학 구성 : 상승(1~3연) - 하강(4연) - 상승(5연)

1연 이상 세계의 추구(현실 초극의 의지) - 현실을 벗어나고픈 소망

2연 현실 삶의 인식 - 현실에 대한 애착과 갈등

3연 초월적 세계에의 갈망 - 이상세계에 대한 갈망

4연 삶의 한계성 자각 - 현실을 벗어날 수 없는 운명적 한계의 자각

5연 지향하는 세계에의 자각 - 현실의 고뇌를 벗어나고픈 소망

하늘 - 천상의 세계

-

갈등과 고뇌가 없는 자유로운 이상 세계

오름

 

초월의 의지와 갈망

그네

-

이상 세계에 대한 갈망과 현실에 대한 애착이라는 모순된 욕망의 상징

내림

 

필연적 좌절과 애착

수양버들나무, 풀꽃더미, 나비, 꾀꼬리(지상 세계)

-

지상의 아름다운 사물들 - 현실에 대한 애착의 표현

희망의 문학 제재 : 그네 뛰는 춘향(춘향전에서 모티프를 얻어옴)

희망의 문학 주제 : 현실 초월에의 갈망, 초월적 세계의 갈망, 현실적 고뇌의 초극 의지

희망의 문학 특징 :

춘향전이라는 고전소설을 모티브로 하여 현대적 의미를 부여해서 초월적 세계를 동경하고 좌절하는 삶의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현실과 이상의 대립과 갈등을 운율, 이미지, 어조 등과 유기적으로 조화시켜 치밀한 구조로 형상화. 통사 구조의 반복을 통한 리듬감을 형성.

춘향과 향단의 대화체 형식을 통해 시적 화자의 내적 갈등을 독백 형식으로 표현해서 극적 효과를 거두고 있다.

수미상관의 형식으로 시적 화자의 끝없는 욕망을 표현함

희망의 문학 출전 : <서정주 시선>(1955)


 

희망의 문학 내용 연구

[추천(추韆) : '그네' 또는 '그네 타기'로 시계추처럼 올라갔다 내려갔다를 반복하는 '그네'는 괴로움과 고통, 번민의 현실세계로부터 벗어나 이상 세계에 도달하기 위한 매개체라는 상징적 의미를 가짐 / 그리고 그네는 춘향의 모순된 욕망을 드러내는 상징물로 현실과 이상 사이의 갈등의 상징이며, 또한 필연적인 좌절의 상징이기도 하다.]


향단(香丹)아 그넷줄['그넷줄'은 그네를 붙들고 있는 것으로 춘향이 현실 세계에서 벗어나서 이상 세계로 가고자 향단이로 하여금 그네를 밀어 올려달라고 부탁하지만 아무리 그네를 밀어올린다고 하더라도 결국 그넷줄에 매달려 있기 때문에 다시 내려올 수밖에 없는 운명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그넷줄은 이상을 추구하지만 결국 좌절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운명적 한계를 드러냄]을 밀어라.[현실을 벗어나고 싶어함 / 춘향이 향단에게 이야기하는 형식은 춘향의 갈망과 의지가 강함을 드러내주고, 춘향의 내적 갈등이 혼자서 해결할 수 없을 만큼 고통스럽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줌]

머언 바다['하늘'과 같은 의미 / '배'의 이상향]로

배[원관념은 그네]를 내어밀듯이.

향단아[호격의 시어를 사용하여 이 시의 표면적 청자(聽者)가 향단이라는 것을 드러냄과 동시에 시적 화자가 '춘향'이라는 허구화된 인물임을 알려 주는 말이다. 그리고 '향단'이를 반복함으로써 자유로운 세계에 대한 시적 화자의 갈망이 강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음]. <이상 세계의 추구(현실 초극의 의지) - 현실을 벗어나고픈 소망>


이 다소곳이 흔들리는 수양버들나무[지상(현실세계)]와

배갯모[베개의 양쪽 마구리에 대는 꾸밈새. 조그만 널조각에 수놓은 헝겊을 덮어 씌워 만듦 ]에 놓이듯 한[수놓아진 듯한] 풀꽃더미[지상(현실세계)]로부터,

자잘한[자질구레한] 나비 새끼 꾀꼬리들[지상(현실세계)]로부터,[이 다소곳이 흔들리는 - 꾀꼬리들로부터, : 현실 세계의 사소한 인연과 애증을 대신하는 사물로부터 / 춘향은 '수양버들나무, 풀꽃더미, 나비, 꾀꼬리' 등 지상 세계의 사물들이 아름답게 그려짐으로써 춘향의 현실에 대한 애착과 그것들로부터]

아주 내어밀듯이[춘향의 현실에 대한 애착과 그것들로부터 '내어밀듯이' 벗어나고픈 갈망 사이의 갈등이 표현됨], 향단아.<현실 삶의 인식 - 현실에 대한 애착과 갈등>


산호(珊瑚)도 섬['산호'와 '섬'은 춘향의 현실적 신분을 상징하는 장애물]도 없는 저 하늘[이상 세계]로[감각적이고 물질적인 세계를 초월한 곳으로 시적 화자는 자신을 제약하는 '산호'도 '섬'도 없는 하늘로 가기를 갈망하고 있다. 유치환의 '깃발'을 참조할 것]

나를 밀어 올려 다오.

채색(彩色)한 구름[자유로운 삶]같이 나를 밀어 올려 다오.

이 울렁이는 가슴[이상 세계에 대한 소망 혹은 이도령에 대한 그리움으로 시적 화자의 이상과 현실적 괴리에서 오는 갈등의 원인이기도 함]을 밀어 올려 다오![현실의 속박에서 벗어나 이상세계로 가고 싶은 시적 화자의 의지와 마음이 갈망과 동경이 드러남 - '그네'의 속성상 아무리 높이 솟아도 결국은 한 곳에 묶여 있기 때문에 현실을 초월을 못한다.]<초월적 세계에의 갈망 - 이상세계에 대한 갈망>


서(西)[서(西)'는 불교적 차원의 세계, 즉 초월적 공간, 이상적 세계를 나타낸다]으로 가는 달같이는[''달'은 거리낌없이 가는 행운 유수(行雲流水) 같은 존재를 의미하고 그 초월적 공간으로 거침없이 가는 존재를 뜻함. ]

['달'과 '나'는 대조적 관계]는 아무래도 갈 수가 없다.[시적 화자는 현실을 떠나 자신이 인간인 이상 지상을 떠나 동경하는 이상 세계로 갈 수 없음을 자각 / 욕망대로만 살 수 없다는 자각]<삶의 한계성 자각 - 현실을 벗어날 수 없는 운명적 한계의 자각>


바람이 파도(波濤)['그네'의 이미지와 대응(어떤 두 대상이 주어진 어떤 관계에 의하여 서로 짝을 이루는 일. 또는 그렇게 함)]를 밀어 올리듯이[초월과 좌절, 상승과 하강의 반복적 지향 행위, 초월적 세계에 대한 지향]

그렇게 나[현실적 한계를 인식하면서도 이상에 도달하기 위한 노력을 포기하지 않고 있음]를 밀어 올려 다오.[이상세계에 도달할 수 없다는 한계를 깨닫고도 시적 화자는 다시 도전하고 있다. 이는 초월적 세계를 향한 시적 화자의 굳은 의지의 표현이다. 인간의 보편적 현실 초월 욕구를 강조 / 수미상관의 형식으로 시적 화자의 끝없는 욕망을 표현함]

향단아.<지향하는 세계에의 자각 - 현실의 고뇌를 벗어나고픈 소망>

희망의 문학 운율과 의미의 관계

호흡

행의 구성

의미

행위

1연

느린 호흡

짧음

이상세계의 갈망

그네뛰기 이전

2연

빨라지는 호흡

길어짐

갈망의 심화

그네뛰기 시작

3연

격력한 호흡

동일어구의 반복

갈망의 최고조

그네뛰기의 정점

4~5연

느린 호흡

짧아짐

갈망의 좌절

그네뛰기의 정지

희망의 문학 춘향을 소재로 한 시들

강은교 - 춘향이의 꿈 노래 : 춘향이의 꿈을 소재로 하여 죽음을 눈앞에 둔 춘향의 애절한 심정을노래한 작품이다.

김영랑 - 춘향 : 죽음을 무릅쓰고 일편단심 정절을 지키는 춘향을 불의에 맞서 충절을 지킨 사육신의 촉석루에서 순국한 의기 논개의 애국심에 대응시켜 노래한 작품이다.

박재삼 - 자연 : 한국적 여인의 전형인 춘향을 화자로 설정하여 마음속으로부터 자연스럽게 우러나오는 사랑을 꽃나무에 견주어 그린 작품이다.

희망의 문학 낯설게 하기

춘향전의 춘향은 조선 시대의 서민 계층을 대변하는 인물로, 양반의 부녀자에게만 허락된 정절을 끝까지 지켜 냄으로써 당시의 계급 의식에 불만을 가지고 있던 서민 계층의 저항성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 이 시는 '춘향전'에서 그네 타기 모티프만 가져와 '춘향'에게 새로운 시적 상징성을 부여하였는데, 하늘 멀리 날아오르고 싶지만 결국은 지상으로 되돌아올 수밖에 없는 그네를 타고 있는 춘향의 상황을 통해,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는 숙명을 타고난 인간의 비극성을 그려냈다.

또한, 이 작품에 등장하는 '춘향'은 '춘향전'에 등장하는 전형적 인물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간의 본질적인 모습을 상징하는 보편적 이미지를 획득하게 된다. 이른바 춘향의 이미지는 낯설게 하기[관습화되었거나 일상화되어 버린 사물을 낯선 것으로 만드는 것]의 성공하기로 볼 수 있다.

희망의 문학 1. 작품 선정의 취지

  이 작품은 우리나라의 대표적 고전 소설의'춘향전'을 현대적으로 변용한 작품으로, '춘향-그네-하늘'로 이어지는 구조를 바탕으로 현실 세계의 괴로움과 번뇌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치지만 끝내는 그 괴로움과 번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춘향이의 모습이 잘 나타나 있다. 특히 이 작품에 나타난 운율은 춘향의 그네 타는 동작과 관련이 있고, 그네 타는 동작은 시의 의미와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주제를 형성하고 있다. 따라서 '추천사'는 작품을 그 자체적으로 독립된 자족적(自足的) 세계라고 보고, 작품을 외부 세계와 분리시킨 다음 시어의 함축적 의미나 운율과 의미의 관계와 같은 작품 내부의 언어와 구조에 주목하여 작품을 감상하기에 적합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2. 지도의 핵심

  이 단원은 문학 작품을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을 익히고 그 관점에 따라 직접 작품을 이해하고 감상하는 단원이다. 특히 이 작품은 절대주의적 관점으로 학생들의 감상을 유도하기 위해 구성되었으므로, 학생들이 문학 외적인 요소를 고려하여 작품을 이해하고 감상하는 데 익숙해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작품 외적인 요소를 배제하고 시어의 의미나 운율과 의미와의 관계를 파악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3. 작품 연구

  이 시는 미당(未堂) 서정주가 고전 소설'춘향전'을 모티프로 지은 작품으로, '춘향'의 목소리를 통해 시의 내용을 형상화하고 있다. 여기서 '춘향'은 시인에 의하여 새로운 의미를 부여받은 창조적 인물이다. 따라서 이 시에서의 춘향은 '춘향전'에서의 전형성을 지닌 인물이 아니라, 숙명적으로 사랑의 괴로움과 갈등에 빠져 고뇌하며 그것을 극복하려는 의지를 보여 주는 한 여인의 보편적인 이미지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그네를 타는 행위 역시 단순한 놀이가 아니라 지상의 인연을 끊고 이상의 세계를 지향하려는 초월적 행동으로 해석된다. 제1연에서 춘향이 향단에게 '머언 바다로/배를 내어밀 듯이' 그네를 밀라고 한 것은 이 때문이다. 제2연과 제3연에서는 그녀가 벗어나고자 하는 지상의 사물들이 제시된다. 이들은 모두 아름다운 사물들에 해당하지만 춘향은 이들로부터 '아주 내어밀 듯이', '채색한 구름같이' 자신을 내어밀어 달라고 말한다. 현실적 고뇌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욕망이 너무도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간이 현실에서 벗어나 이상의 세계로 단번에 들어갈 수는 없다. 제4연의 독백 '서으로 가는 달같이는/나는 아무래도 갈 수가 없다.' 라는 것은 인간의 이러한 운명적 한계를 보인 것이다. 아무리 이상의 세계를 동경하여도 사람은 거침없이 하늘을 가는 달같이는 갈 수가 없는 것이다.

 그네는 아무리 높이 하늘을 향해 차고 올라도 다시 지상으로 내려오게 마련이다. 그네의 이러한 속성은 춘향이가 가진 간절한 초월의 의지와 함께 필연적인 좌절을 상징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춘향은 '바람이 파도를 밀어 올리듯이' 자신을 밀어 올려 달라고 한다. 파도가 어쩔 수 없이 다시 내려오듯이 자신의 소망도 달성될 수는 없는 것이지만, 그녀는 이 지상의 인연을 벗어나려는 노력을 포기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희망의 문학 학습 활동

1. 이 시는 고전 소설 '춘향전'의 어떤 대목과 관련이 있는지 생각해 보자.

지도 방법 : 이 활동은 이 작품이 우리의 고전 작품을 현대적으로 변용했다는 것을 알게 하기 위한 활동이다. 교사는 이 시와'춘향전'의 관련 대목을 확인하는 데서 끝나지 말고, 이 작품 이외에 '춘향전'을 소재로 한 시에는 어떤 것이 있고, 더 나아가 우리의 고전 작품을 소재로 한 시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등에 대해 지도할 필요가 있다.

풀이 :

이 시는 고전 소설 '춘향전'에서 춘향이가 그네 타는 장면을 현대적으로 변용한 것이다.

희망의 문학 고전 소설 '춘향전'에서 그네 타는 장면

난간에 비기에 앉아 한 곳을 바라보니, 어떠한 일미인이 봄새 울음 한가지로 온갖 춘정 못 다 이기어 두견화도 질끈 꺾어 머리에도 꽂아 보며, 함박꽃도 질끈 꺾어 입에 함쑥 물어 보고, 옥수 나삼 반만 걷고 청산유수 흐르는 물에 손도 씻고 발도 씻고, 물도 먹음어 양수하고, 조약돌 덥석 주어 버들가지 꾀꼬리도 희롱하고, 버들잎도 주루룩 훑어 내어 물에도 훨훨 흘려 보고, 백설 같은 흰나비는 곳곳마다 춤을 추고, 황금 같은 꾀꼬리는 숲숲이 날아들어 온갖 소리 다 할 적에, 춘향이 거동 보소, 춘흥을 못 이기어 추천을 하려 하고, 면숙마 추천줄을 수양버들 상상지에 칭칭 얽어 감아 매고, 세류 같은 고운 몸을 단정이 놀릴 적에 청운 같은 고운 머리 반달 같은 용어리로 어리 설설 흘려 빗겨 전반같이 넌줏 땋아 뒤 단장 은죽절과 압치레 볼작시면, 밀화장도 옥장도며 광원사 겹저고리 백방사주 진속곳 서수화 유문 초록 장옷 남방사 홑단치마 훨훨 벗어 걸어 두고 자주 비단 수당혜를 석석 벗어 던져 두고 황건 백건 지우자를 뒤 단장의 떡 부치고 섬섬옥수 넌즛 들어 추천줄을 갈라 잡고 백능 버선 두 발길로 섭적 올라 발 구를 제, 한 번 굴러 힘을 주며 두 번 굴러 통통 차니 반공에 훨적 솟아 가지가지 놀던 새는 평임으로 날아들고 비거비래 하는 양은 지황건이 난봉 타고 옥경으로 향하는 듯 무산선녀 구름 타고 양대상에 나리는 듯, 그 태도 그 형용은 세상 인물 아니로다. - '열녀춘향수절가(烈女春香守節歌)'에서

'춘향전'을 소재로 한 현대시 : 서정주의 '춘향 유문'·'다시 밝은 날에', 강은교의 '춘향이의 꿈노래', 박재삼의 '자연', 김영랑의 '춘향' 등

꼼꼼히 읽기

이 시는 고전 소설인 [춘향전]을 현대적으로 변용한 작품으로, 춘향이 향단과 그네를 타면서 독백을 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이 작품 속에서 춘향이는 사랑이라는 현실적 가치를 소중히 여기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그것에서 비롯되는 고통과 시련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모순된 욕망을 가진 존재로서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고뇌하고 갈등하는 우리 모든 인간의 본질적인 모습을 상징한다. '춘향-그네-하늘'로 이어지는 구조를 바탕으로, 현실 세계의 삶의 괴로움과 번뇌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치지만 끝내는 그 괴로움과 번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춘향이의 모습이 잘 나타나 있다.

1. 이 시에서 '그네'가 가지는 상징적인 의미는 무엇인가?

지도 방법 : 이 활동은 '그네'의 상징적 의미를 파악하여 '그네'가 이 시에서 어떠한 기능을 하는지를 파악하기 위한 활동이다. 교사는 학생들에게 시적 화자인 춘향이 왜 그네를 타려고 하는지, 그네를 타고 어디로 가고자 하는지를 함께 생각하면서 '그네'의 의미를 파악하도록 지도한다.

풀이 :

이 시의 '그네'는 단순한 놀이 기구가 아니라 하늘로 가기 위한 매개체이다. 그러면 춘향이 왜 하늘로 가고자 하는가. 이것은 현실 세계의 괴로운 운명에서 벗어나기 위함이다. 따라서 '그네'의 상징적 의미는 괴로움과 고통, 번민의 현실 세계로부터 벗어나 이상 세계에 도달하기 위한 매개체라 할 수 있다.

2. 이 시에서 '하늘'의 상징적인 의미는 무엇인가?

탐구 / 운율과 의미와의 관계 - 절대주의적 관점에서 [추천사] 읽기

시에 나타나 있는 운율이나 이미지, 어조 등은 서로 유기적인 관계를 갖고 의미 구조를 형성한다. [추천사]의 1연은 행의 길이가 짧게 구성되어 템포가 느리고, 2연은 행의 길이가 길어지면서 템포가 빨라진다. 3연은 나를 밀어 올려 달라는 말을 세 번 되풀이하면서 템포가 격렬해지고, 4연부터는 행의 길이가 짧아지며 다시 호흡이 느려진다. 이러한 이 시의 운율은 그네 타는 동작과 관련이 있는데, 그네 타는 동작은 시의 의미와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주제를 형성하고 있다.

지도 방법 : 이 활동은 '하늘'의 상징적 의미를 통하여 시적 화적인 춘향의 심리 상태를 파악하기 위한 활동이다. 교사는 학생들에게 시적 화자인 춘향이 그네를 타고 왜 하필 하늘에 가려고 하는지를 파악하도록 지도한다.

풀이 :

'하늘'은 현실(지상)과는 대조적인 세계로 볼 수 있다. 현실(지상)이 괴로움과 고통이 가득한 곳으로 벗어나고 싶은 세계라고 한다면, '하늘'은 괴로움과 고통이 없는 곳으로 현실을 벗어나 도달하고 싶은 이상 세계인 셈이다.

희망의 문학 운율과 의미와의 관계 - 절대주의적 관점에서 '추천사' 읽기

절대주의적 관점 : 작품을 외부 세계와 분리시킨 다음 시어의 함축적 의미나 운율과 같은 언어 주조에 주목하여 작품을 이해하고 감상하는 방법이다.

'추천사'에 나타난 운율과 의미와의 관계 : 1연은 행의 길이가 짧게 구성되어 템포가 느리고, 2연은 행의 길이가 길어지면서 템포가 빨라진다. 3연은 나를 밀어 올려 달라는 말을 세 번 되풀이하면서 템포가 격렬해지고, 4연부터는 행의 길이가 짧아지며 다시 호흡이 느려진다. 이러한 운율은 그네 타는 동작과 관련이 있는데, 그네 타는 동작은 시의 의미와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주제를 형성하고 있다.

지도 방법 : 절대주의적 관점은 어떠한 요소에 중점을 두어 작품을 이해하고 감상하는지를 먼저 설명한 후, 학생들이 잘 알고 있는 작품을 골라 절대주의적 관점으로 작품을 이해하고 감상하는 방법을 시범적으로 제시해 준다. 그리고 소규모 모둠을 지정하여 모둠별로 자신들이 잘 알고 있는 작품을 골라 절대주의적 방법으로 이해하고 감상하게 하고 감상한 내용을 발표하게 하여, 많은 학생들이 이를 공유할 수 있게 하는 방법도 좋을 것이다.

3. 3연에서 템포가 격렬해지는 이유를 '나를 밀어 올려 다오.'라는 말을 세 번 되풀이하고 있는 의미와 관련지어 설명해 보자.

지도 방법 : 이 활동은 작품 외적 요소를 고려하지 않고 주어진 시 자체만으로 작품을 이해하고 감상하는 절대주의적 관점을 작품에 직접 적용하는 활동이다. 교사는 학생들에게 먼저 이 시의 운율을 파악하게 하고, 이러한 운율이 의미와 어떻게 밀접하게 결합되는지를 파악하도록 지도한다.

풀이 :

현실이 아름다움에도 불구하고 춘향이 굳이 떠나려 하는 것은 자신의 소망을 이룰 수 없는 현실의 한계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춘향은 어떠한 제약도 없는 '산호도 섬도 없는 저 하늘'인 동경의 세계에 도달하고 싶어하는 욕망에 견딜 수 없어 이 고뇌에 찬 세상을 '채색한 구름같이' 벗어나 마음껏 자유를 누리는 초월적 세계 속의 존재가 되도록 '밀어 올려' 달라고 강렬히 기원하는 것이다. 이러한 강렬한 기원이 3연에서 빠른 템포의 운율로 나타나는 것이다.

4. 4연에서 호흡이 느려지는 이유를 '서(西)으로 가는 달같이는 / 나는 아무래도 갈 수가 없다.'는 시구의 의미와 관련지어 설명해 보자.

지도 방법

이 활동은 작품 외적 요소를 고려하지 않고 주어진 시 자체만으로 작품을 이해하고 감상하는 절대주의적 관점을 작품에 직접 적용하는 활동이다. 교사는 학생들에게 먼저 이 시의 운율을 파악하게 하고, 이러한 운율이 의미와 어떻게 밀접하게 결합되는지를 파악하도록 지도한다.

풀이 :

'서(西)으로 가는 달같이는'에서 '서(西)'는 서역국과 같은 곳으로 불교적인 의미의 이상세계를 상징하고, '달'은 아무 구속 없는 자유로운 상태를 암시한다. 그리고 '나는 아무래도 갈 수가 없다.'는 말은 인간적인 한계의 깨달음이라 할 수 있다. 그네가 아무리 하늘 높이 올라가더라도 다시 땅으로 떨어지게 마련인 것처럼 자신의 소망도 결국은 이룰 수 없다는 자각(自覺), 이것이 바로 춘향의 간절한 초월의 의지와 그것의 필연적 좌절을 상징하는 것이다. 결국 동경의 세계로 갈 수 없는 인간의 운명의 한계를 깨닫는 4연에서는 운율이 잔잔해지고 호흡이 느려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처럼 운율이 잔잔해지고 호흡이 느려지는 것은 춘향의 그네가 서서히 멈추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기도 하다.

시야 넓히기

다음 민요 '추천사'에서 그네를 타는 행위에 담긴 의미가 어떻게 다른지 그 차이점을 말해 보자.

 

오월이라 단옷날 창포 비녀에 연지 찍고

붉은 댕기 휘날리는 까만 머리에 꽂고요

너울너울 나비처럼 그네를 타러 가자

얘들아 어서어서 그넷줄을 밀어 다오

꾀꼬리가 북을 치듯 제비가 꽃을 찾듯

꽃바람에 붉은 댕기 휘날리면서

꽃보라 흩어지듯 물보라 흩날리듯

그네를 타러 가자 하! 그네를 타러 가자

휘영 능청 양손에 그넷줄을 갈라 쥐고

달도 같고 꽃도 같은 너와 나와 그네를 타면

솟구쳤다 떨어졌다 다홍치마가 나부길 때

바람 따라 쏘들대는 꽃송이도 빛을 안고

꽃을 반겨 하늘대는 나비도 무색하다

- 황성일 작사·김희조 작곡, '추천가'

지도 방법 : 이 활동은 그네를 타는 행위에 들어 있는 서로 다른 의미를 밝히기 위한 활동이다. 작품마다 같은 시어나 시구가 나오더라도 그 의미가 다른 것은 시어나 시구의 함축적 의미나 기능이 작품마다 달라지기 때문이라는 점을 주지시키고, 두 작품에서 '그네'가 어떠한 기능을 하고 있는지 파악하도록 유도한다.

풀이 :

민요 '추천가'의 그네는 단순한 놀이 기구로서, 그네를 타는 행위는 오월 단옷날 유희의 흥겨움을 즐기기 위한 것이다. 반면에 '추천사'의 그네는 지상(괴로운 현실)과 천상(이상 세계)을 연결해 주는 매개체로서, 그네를 타는 행위는 현실 세계의 괴로움과 번뇌를 벗어나기 위한 것이다.

표현하기

다음 시구를 아래의 조건에 따라 바꿔 써 보자.

서(西)으로 가는 달같이는
나는 아무래도 갈 수가 없다.

자연 현상을 활용하여 표현해 본다.

시 전체의 의미가 변하지 않는 선에서 바꿔 표현해 본다.

지도 방법 : 이 활동은 작품 수용 결과를 바탕으로 다른 상황에 적용하여 표현하는 활동이다. 교사는 학생들에게 먼저 시어의 함축적 의미나 시구의 의미를 분명히 파악하게 한다. '서(西)'는 이상 세계를 상징하고, '달'은 아무 구속 없는 자유로운 상태를 암시한다. 그리고 '나는 아무래도 갈 수 가 없다.'는 말은 인간적인 한계를 깨닫고 있는 장면이다. 이러한 의미가 변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연 현상을 활용하여 표현해 보도록 지도한다.

예시 답안 :

자유를 향하여 훨훨 나는 갈매기처럼은
나는 하늘을 날 수가 없다.

 

 

희망의 문학 이해와 감상

시의 화자가 특정인의 목소리를 빌려 온 가상의 존재로 나타날 경우 시인은 그 인물을 통해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대신 표현할 때가 많다. 이 작품은 '춘향전'이라는 고대 소설에서 모티프를 빌려 온 것이기는 하지만 시 속에 담긴 이야기는 반드시 춘향에 한정된 것은 아니다. 춘향의 그네 타는 모습과 하늘로 날아오르고 싶은 심정은 곧 허망한 현실적 세계로부터 영원한 초월적 세계로 향하려는 인간의 보편적 욕구를 대변한다. 이것은 드높이 날 수는 있지만 지상에 묶여 벗어날 수 없는 한계를 가진 '그네'의 속성에서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이 작품은 대화의 형식과 명령법의 문체를 구사하여, 설화적인 심상과 소망의 간절함을 강조하는 효과를 보여 준다. 아울러 '수양버들나무', '풀꽃데미', '나비 새끼' 등 지상 세계를 상징하는 심상과 '하늘', '구름', '달'로 대변되는 천상 세계의 심상이 대립되어 화자의 내적 갈등을 극대화시켜 준다.

1연은 이상 세계를 지향하는 화자의 심정이 표현되었다. '머언 바다'는 화자가 지향하는 초월적 세계이다.

2연은 쉬이 벗어날 수 없는 현실의 인연과 유혹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심정이 표현되어 있다. '아주 내어 밀듯이'는 뒤로 돌아보면 유혹을 당하여 벗어나지 못할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시구이다.

3연은 이상 세계를 지향하는 바람이 극에 달하고 있다. '밀어 올려다오'의 반복은 화자의 감정이 상승되어 있음을 보여 주고, 특히 '이 울렁이는 가슴을 밀어 올려다오.'에서는 초월적 세계를 지향하는 춘향의 심정이 표현되어 있다.

4연은 인간의 운명적 한계를 인식하고 있다. 그네를 통해 초월 세계를 꿈꾼 화자는 그넷줄에 매인 몸이 되어 좌절과 한계를 맛볼 수밖에 없다.

5연은 초월 세계로의 지향 의지를 강하게 보이고 있다. 운명적 한계를 인식하고 있으나 그 한계를 뛰어넘고 싶은 심정이 '바람이 파도를 밀어 올리듯이'를 통해 잘 드러난다.

이해와 감상1

우리 나라의 대표적 고전인 "춘향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천기의 딸로 태어난 춘향이 양반 관료의 전형이라 할 수 있는 이도령과 맺어지기까지의 역경과 고난을 모르는 한국인은 없을 것이며, 소설이 아닌 다른 장르에로의 변형, 재창조가 끊임없이 시도되고 있다. 이 시는 그런 의미에서 가장 한국적인 정서의 시적 형상화라 할 수 있으며, 춘향의 독백 형식을 취하고 있어 시의 화자가 뚜렷이 부각되어 있다. '춘향의 말'이라는 부제가 붙은 연작시 3편 중 첫 번째 시이다.

이 시는 그 부제가 보여 주는 바와 같이 춘향이 향단과 그네를 타면서 독백 형식으로 엮은 노래이다. 춘향전에 의하면 '그네'는 춘향과 이도령의 만남의 계기로 기능하고 있으며 서로 타인이었던 두 사람의 관계를 연인의 관계로 변화시키는 기능을 지니고 있다. 이 시에서도 역시 그네는 단순한 놀이 기구가 아닌, 춘향이 자기 자신의 괴로움과 운명을 벗어나려는 수단으로서, 즉 괴로움과 고통, 번민의 현실 세계로부터 벗어나 조화로운 이상 세계에 도달하기 위한 매개체인 것이다.

그렇다면 춘향의 고통과 번민의 내용은 무엇일까? "춘향전"의 이야기 줄거리에 집착한다면 이는 기생의 딸로 태어난 신분상의 한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작품을 그렇게 도식적으로만 이해하려 든다면 그것은 매우 피상적인 견해가 될 것이다. 왜냐하면, 춘향이 벗어나고 싶어하는 세상은 환멸의 대상이 아닌, 수양버들과 풀꽃더미, 자잘한 나비 새끼, 꾀꼬리 등으로 표현된 아름다운 곳으로서 오히려 애착의 대상일 수가 있으며 더욱이 현실을 벗어나 도달하려는 이상 세계는 '산호도 섬도 없는 저 하늘'이며, '아무래도 갈 수가 없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시는 현실을 초극하려는 의지와 현실에 대한 애착 사이에 놓인 심리적 갈등을 그리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네'는 바로 이들 사이를 왕복하게 한다. 천상 세계를 꿈꾸면서도 끝내 인간이 사는 지상을 떠날 수 없는 인간의 운명적 한계를 느끼게 한다.

따라서, 춘향의 고통과 번민은 역설적으로 도저히 벗어날 수도 없고, 벗어나고 싶지도 않은 사랑의 아픔과 번민으로 해석하는 것이 더 나을 듯하다. 같은 맥락에서 파악할 수 있는 시 "춘향 유문"과 마찬가지로 그 시적 모티프는 고전 소설인 "춘향전"에서 찾았으나 오히려 "춘향전"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상상력을 보여 준다. 즉, 이 시에서는 인물의 전형성을 부여하기보다는 우리들의 정감 속에 살아 있는 어떤 여인, 사랑의 괴로움과 갈등에 빠진 한 여인의 보편적 이미지로서 다가온다.

 

희망의 문학 심화 자료

희망의 문학 '추천사'의 형식과 의미

 이 작품은 '춘향전'이라는 널리 알려진 고전문학 작품의 이야기를 모티프로 하여, 소설의 주인공인 '춘향'의 목소리를 통해 시의 내용을 형상화하고 있다. 여기서 시의 화자는 일종의 가면(탈)을 쓴 시적 화자로, 시인에 의하여 새로운 시적 해석을 부여받은 창조적 인물이다. 원래 '춘향'의 소설적, 고전적 의미는 봉건 사회의 질곡 속에서 자신의 불행한 삶을 벗어나려는 고뇌를 상징한다. 그리고 이런 의미 부여에는 우리 민족 고유의 전통적 의식과 이해의 지평이 작용한다. 시인은 이러한 '춘향'의 인간적, 내면적 고뇌로부터 인간의 숙명과 초월에의 의지라는 보편적 인식의 주제를 이끌어 내고 있다. 따라서 통속적으로 흐르기 쉬운 제재를 시인 나름대로 재해석하고 독창적인 주제로 승화한 것은 이 시가 최대의 강점이 될 수 있다.

희망의 문학 '추천사' 비평

 이 작품을 끝까지 읽고 나면 여기 나오는 그네가 단순히 놀이를 위한 것이 아니라, 춘향이 자기 자신의 괴로움과 운명을 벗어나려는 수단으로서의 그네임을 알게 된다. 작품 전체에서 네 번이나 되풀이되고 있는 '밀어라' 또는 '밀어 올려 다오'라는 간절한 부탁은 바로 그 괴로움의 정도와 그것으로부터 벗어나려는 몸부림을 나타내려는 것이다.

 그러면 이 작품에 있어서의 춘향의 괴로움은 어떤 것일까?

 작품 자체가 그 괴로움의 내용을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우리는 그것을 춘향의 사랑에 관련된 괴로움으로 보아야 한다. 그것은, 특히 이 작품의 둘째 및 셋째 부분에 암시되어 있다. 둘째 부분에서, 춘향이 떠나고 싶어하는 이 지상의 세계가 수양버들, 풀꽃더미, 나비 새끼, 꾀꼬리들로 대표되는 아름다운 곳으로 그려짐으로써 춘향에게는 그것이 여전히 애착의 대상이 되고 있다. 셋째 부분에서, '산호도 섬도 없는 저 하늘로'라고 말함으로써 지상의 세계의 아름다움이 하늘의 공허함과 대비되어 있는 것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춘향이 자기 가슴을 '울렁이는 가슴'이라고 말하는 것도 자기가 사랑하고 있음을 강하게 암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 작품을 두고 특히 주목할 점은 그 형태이다. 시 작품의 형태란 주로 운율에 의하여 결정되는 것으로, 형태란 대부분의 경우 운율의 악보라 할 수 있다. 이 작품의 경우, 처음 4행, 특히 둘째 행에서 넷째 행까지가 짧은 행으로 되어 있는 것은 그 부분의 템포를 느리게 하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운율은 그 자체만으로는 별다른 의미가 없다. 그것은 말뜻이나 이미지나 어조(語調)와 유기적인 관계를 가짐으로써 작품의 의미에 이바지한다. 이 부분의 경우, 먼 바다로 배를 내어 미는 힘차고 느린 동작의 이미지가 느리고도 힘찬 운율의 도움을 받아 충분히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이 부분의 '머언 바다로/배를 내어밀듯이'라는 직유(直喩)는 이 경우에 매우 적절하다. 그것은 그 직유가 바다와 하늘, 배와 그네, 배를 내어 미는 동작과 그네를 미는 동작 사이의 완전한 대응 관계를 성립시킴으로써 춘향이 사랑의 번민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이 지상을 떠나려는 것을 적절하게 비유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이 부분에 나타나 있거나 함축되어 있는 바다와 하늘은 이 작품의 구조를 지탱하면서, 지상의 질서와 하늘의 질서 사이에서 몸부림치는 인간의 비극적인 상황을 다룬 이 작품의 주제를 구조적으로 암시하고 있다.

 춘향이 떠나고 싶어하면서도 한편 애착을 느끼는 이 지상의 세계를 그리는 이 작품의 둘째 부분에서는, 현저하게 행이 길어짐으로써 템포가 숨차게 빨라지고 있다. 그리고 하늘로 밀어 올려 달라고 세 번 되풀이하여 외치는 셋째 부분에서는 운율이 자연히 격렬해진다. 그러나 '서(西)으로 가는 달같이는' 하늘을 갈 수 없는 인간의 운명의 한계를 깨닫는 넷째 부분에서는 운율도 잠시 잔잔해진다. 그러나 춘향은 끝내 괴로움에 대한 해결을 얻지 못하고 몸부림친다. 이 작품의 끝 부분이 바람과 파도의 비유를 도입하고 있는 것은 그 때문이다. 즉 바람은 파도를 밀어 올리지만 파도는 번번이 되돌아오고 만다. 그러나 바람은 쉬지 않고 그 허무한 시도를 거듭한다. 춘향도 이와 같은 비극적인 몸부림을 계속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출처 : 김종길, '시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 일지사, 1971.)

희망의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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