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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udy방/유명시

낡은 집/이용악

by 미스커피 2012. 1. 10.

낡은 집

희망의 문학 

날로 밤으로
왕거미 줄치기에 분주한 집
마을서 흉집이라고 꺼리는 낡은 집
이 집에 살았다는 백성들은
대대손손에 물려줄
은동곳도 산호관자도 갖지 못했니라낡은 집

재를 넘어 무곡을 다니던 당나귀
항구로 가는 콩실이에 늙은 둥글소
모두 없어진 지 오랜
외양간엔 아직 초라한 내음새 그윽하다만
털보네 간 곳은 아무도 모른다

찻길이 놓이기 전
노루 멧돼지 쪽제비 이런 것들이
앞뒤 산을 마음놓고 뛰어다니던 시절
털보의 셋째아들은
나의 싸리말 동무는
이 집 안방 짓두광주리 옆에서
첫울음을 울었다고 한다
  “털보네는 또 아들을 봤다우
  송아지래두 불었으면 팔아나 먹지”
마을 아낙네들은 무심코
차거운 이야기를 가을 냇물에 실어 보냈다는
그날 밤
저릎등이 시름시름 타들어가고
소주에 취한 털보의 눈도 일층 붉더란다

갓주지 이야기와
무서운 전설 가운데서 가난 속에서
나의 동무는 늘 마음 졸이며 자랐다
당나귀 몰고 간 애비 돌아오지 않는 밤
노랑고양이 울어 울어
종시 잠 이루지 못하는 밤이면
어미 분주히 일하는 방앗간 한구석에서
나의 동무는
도토리의 꿈을 키웠다

그가 아홉살 되던 해
사냥개 꿩을 쫓아다니는 겨울
이 집에 살던 일곱 식솔이
어디론지 사라지고 이튿날 아침
북쪽을 향한 발자욱만 눈 위에 떨고 있었다

더러는 오랑캐령 쪽으로 갔으리라고
더러는 아라사로 갔으리라고
이웃 늙은이들은
모두 무서운 곳을 짚었다

지금은 아무도 살지 않는 집
마을서 흉집이라고 꺼리는 낡은 집
제철마다 먹음직한 열매
탐스럽게 열던 살구
살구나무도 글거리만 남았길래
꽃피는 철이 와도 가도 뒤울 안에
꿀벌 하나 날아들지 않는다

<낡은 집, 삼문사, 1938>

 

희망의 문학 요점 정리

희망의 문학 지은이 : 이용악

희망의 문학 갈래 : 서사시(이야기시), 자유시, 서정시

희망의 문학 성격 : 설화적, 향토적, 상징적, 서사적,

희망의 문학 율격 : 내재율

희망의 문학 어조 : 이야기를 하는 듯한 어조

희망의 문학 심상 : 묘사적

희망의 문학 제재 : 일제 때 폐허가 된 낡은 집(털보네 가족의 낡은 집)

희망의 문학 주제 : 일제 치하, 멀리 떠나 버린 유랑민들에 대한 연민, 일제하 우리 민족의 비애, 고향을

떠나야 하는 비극적 삶

희망의 문학 구성 : 이 시는 전체적으로 화자의 직접 체험에 의한 진술 부분(2,5,6,7,8연)과 어른들로부터 전해들은 이야기를 직접 화법(1연)과 간접 화법(3, 4연)을 통해 진술한 부분으로 구성됨

1연 : 어른들이 들려 준 낡은 집에 대한 이야기 - 도입 액자

2연 : 자취를 감춘 털보네 낡은 집의 묘사(2연 - 7연은 내부 액자)

3연 : 싸리말 동무의 출생

4연 : 촉복받지 못한 동무의 출생(빈한한 가정으로 인함)

5연 : 근심 걱정 속에 성장한 동무의 삶

6연 : 털보네 가족의 이향(離鄕 : 고향을 떠남)

7연 : 털보네 간 곳을 짚어 보는 이웃 어른들

8연과 9연 : 황폐해진 낡은 집의 모습 - 종결 액자

희망의 문학 출전 : 낡은 집(1938)

 

희망의 문학 내용 연구

날로(낮으로) 밤으로
왕거미(
여름에 나무 밑이나 처마에 줄을 치는 큰 거미, 말거미) 줄치기에 분주한 집[왕거미 줄치기에 분주한 집 : 사람이 살지 않아 왕거미만이 집을 짓는 낡은 집으로 흉가의 모습을 표현한 시구로, 적막한 분위기가 감도는 적막공산(寂寞空山) 같은 느낌이 든다.]
마을서 흉집(
흉가, 그 집에 사는 사람마다 흉한 일을 당하는 불길한 집)이라고 꺼리는 낡은 집[마을서 흉집이라고 꺼리는 낡은 집 : '낡은 집'은 우리 민족의 몰락한 현실을 반영한다.](우리 민족의 몰락한 현실을 상징하는 시어)
이 집에 살았다는 백성들은
대대손손에 물려줄
은동곳(
은으로 만든 동곳, 동곳은 상투를 튼 뒤에 풀어지지 않도록 꽂는 물건으로 양반들의 장신구)도 산호관자(망건에 달아, 망건 당줄을 꿰는 작은 고리)도 갖지 못했니라[대손손에 물려줄 - 갖지 못했니라 : 동곳이나 관자는 상투를 틀거나 망건을 쓸 때 필요한 물건으로 그것을 은이나 산호로 만든다는 것은 경제적 여유가 있을 때 가능하다. 따라서, 그런 물건을 갖지 못했다는 것은 양반이 아니라서 살림이 매우 어려웠음을 뜻한다. 그 집에 살았던 사람들의 계급적 특질을 이야기하고 있는 부분이다. 어른들에게 직접 들은 이야기를 직접 화법으로 제시함] - 배경 제시와 주인공 제시

재를 넘어 무곡(탈곡하지 않은 겉곡식을 사다가 방아를 찧은 다음 그것을 다시 파는 장사일)을 다니던 당나귀[재를 넘어 무곡을 다니던 당나귀 : 당나귀를 이용해 곡식을 실어나르는 일을 했음을 알 수 있음.]
항구[
수탈의 장소]로 가는 콩실이[콩을 싣고 다님]에 늙은 둥글소(황소의 사투리, 함경도 방언)[항구로 가는 콩실이에 늙은 둥글소 : 항구는 일제 식민지 수탈의 상징적 공간으로서 농민들이 가난한 삶을 사는 원인이다. '콩실이에 늙은 둥글소'는 항구에 실어나를 콩을 싣고 다니다가 늙어 버린 수소를 말하고, 농민들의 고통스런은 노역을 말한다.]
모두 없어진 지 오랜
외양간엔 아직 초라한 내음새 그윽하다만
털보네 간 곳은 아무도 모른다[
털보네 간 곳은 아무도 모른다 : 구체적 인물이 제시되고, 퇴락한 낡은 집에 털보네가 살아 왔고 그 가족들이 고향을 떠나지 않을 수 없었던 상황을 제시하였고, 털보네는 일반적인 우리 민족의 총칭이거나, 아니면 일제의 수탈로 신음하는 우리 민족을 상징함. 대유법.] - 털보네가 떠난 낡은 집의 초라한 풍경

찻길이 놓이기 전[일제의 침략이 있기 전]
노루 멧돼지 쪽제비 이런 것들이
앞뒤 산을 마음놓고 뛰어다니던 시절[
찻길이 놓이기 전 - 마음놓고 뛰어다니던 시절 : 일제 치하 이전의 평화스러웠던 우리 나라를 말하고, 이호우의 '달밤'에 나오는 할머니 조웅전에 잠들던 그날 밤( 할머니께서 읽어주시던 '조웅전'이라는 소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잠이 들던 유년 시절의 평화롭고 정겨운 생활을 회상함)과 같은 이미지를 준다.]
털보의 셋째아들은
나의 싸리말[
싸리로 결어 만든 말(馬)로, 민속에서 역신을 보내는 의식에 씀] 동무(죽마고우)
이 집 안방 짓두광주리(
함경 방언으로 바늘, 실, 골무, 헝겊 같은 바느질 도구를 담는 그릇. 반짇고리) 옆에서
첫울음을 울었다고 한다[
나의 싸리말 동무는 - 첫울음을 울었다고 한다 : 화자인 나의 친구가 태어났음을 알리는 시구로 어른들로부터 전해 들은 이야기를 간접 화법으로 진술하고 있다.] - 내 친구 털보네의 셋째 아들 출생
  “털보네는 또 아들을 봤다우
(역설적 상황을 통해 당시의 궁핍한 생활상 반영)
  송아지래두 불었으면 팔아나 먹지”[
“털보네는 또 아들을 봤다우 - 송아지래두 불었으면 팔아나 먹지” : 아들을 낳았는데도, 그것을 송아지 얻은 것보다 못하다고 한 것은 당시 민중의 비참한 생활상을 말하는 것이고, 아들을 낳아다는 것은 먹을 것도 없는데 식구만 늘었다는 말이다. 다시 말해서 아들보다 송아지가 낫다는 말로 우리 민족의 궁핍한 현실을 말함]
마을 아낙네들은 무심코
차거운 이야기[
자식이 태어났지만 축하의 말보다 먹고 살 것을 걱정하는 비참한 현실의 상황]를 가을 냇물에 실어 보냈다는
그날 밤
저릎등[
'겨릅 등'의 방언. 겨릅대( 긴 삼대)를 태워 불을 밝히는 장치]이 시름시름(병세가 더하지 않고 낫지도 아니하면서 오래 끄는 모양) 타들어가고[자식이 태어나도 시름만 커지는 농민들의 타들어가는 심정을 나타냄]
소주에 취한 털보의 눈도 일층 붉더란다[
소주에 취한 털보의 눈도 일층 붉더란다 : 자식이 태어났어도 기뻐할 수 없는 자신의 처지에 대해 슬퍼하는 털보의 심정을 그리고 있다. 전해 들은 이야기를 직접 화법으로 진술하고 있다.] - 자식보다 송아지 한 마리가 더 아쉬웠던 비참한 현실

갓주지[갓을 쓴, 절의 주지 스님. 옛날에는 아이들을 달래거나 울음을 그치게 할 때 갓주지에 관한 이야기를 하였다고 함.] 이야기와
무서운 전설 가운데서 가난 속에서
나의 동무는 늘 마음 졸이며 자랐다[
갓주지 이야기와 - 마음 졸이며 자랐다 : 부모들이 바라지 않은 자식은 갓을 쓴 중이 와서 잡아 간다는 전설을 들은 동무가 혹시 진짜 그렇게 될까봐, 가난해서 굶어죽지나 않을까 해서 늘상 마음 졸이며 자랐다는 뜻이다. 어린이까지도 그런 걱정을 해야 하는 상황을 통해 당시의 눈물 겨운 삶의 모습을 알 수 있다.]
당나귀 몰고 간 애비 돌아오지 않는 밤
노랑고양이 울어 울어
(불안감과 암담한 분위기를 고조)
종시[
도무지] 잠 이루지 못하는 밤이면(輾轉不寐 : 전전불매 : 누워서 몸을 이리저리 뒤척이며 잠을 이루지 못함, 전전반측)
어미 분주히 일하는 방앗간 한구석에서
나의 동무는
도토리[
작은]의 꿈을 키웠다[ 나의 동무는 - 도토리의 꿈을 키웠다 : 가난하고 비참한 형편에도 어린아이가 지니고 있던 소박한 꿈을 '도토리의 꿈'이라 표현함.] - 불안 속에서 와해되어가는 삶

그가 아홉살 되던 해
사냥개[
일제] 꿩[우리 민족]을 쫓아다니는 겨울[가혹한 식민지 현실]
이 집에 살던 일곱 식솔(
집안에 딸린 식구)
어디론지 사라지고 이튿날 아침
북쪽을 향한 발자국[
국경을 넘어감]만 눈 위에 떨고 있었다[ 이 집에 살던 일곱 식솔이 - 눈 위에 떨고 있었다 : 털보네 가족이 가난을 견디지 못해 집을 버리고 밤을 틈타 어디론가 떠났음을 담담한 어조로 서술하고 있다. 발자국이 떨고 있었다는 표현을 통해 떠나가는 사람들의 심정을 잘 나타내고 있다. 각박한 생활 형편 때문에 한 겨울에 유랑의 길을 떠나야 하는 냉혹한 현실을 암시한다고 볼 수 있다.] - 유랑길을 떠난 털보네 가족

더러는 오랑캐령 쪽으로 갔으리라고
더러는 아라사(
러시아의 한자식 표기)로 갔으리라고
이웃 늙은이들은
모두 무서운 곳[
낯선 이국땅]을 짚었다[더러는 오랑캐령 쪽으로 - 모두 무서운 곳을 짚었다 : 1930년대에 이르러 식민지 치하에서의 궁핍한 상황을 견디지 못하고 간도나 시베리아로 이주한 사람이 많았다. '무서운'이라는 표현에서 이주했다 해도 결코 상황이 나아지지 않았음을 짐작할 수 있다.] - 새로 정착할 곳마저 험난한 그들의 처지

지금은 아무도 살지 않는 집
마을서 흉집이라고 꺼리는 낡은 집[
지금은 아무도 살지 않는 집 - 꺼리는 낡은 집 : 우리 민족의 현실을 보여주고, 식민지적 비참한 현실을 상징하는 말이다로 반복을 통한 의미 강화]
제철마다 먹음직한 열매
탐스럽게 열던 살구
(평화롭던 시절의 모습)
살구나무도 글거리(
그루터기의 방언. 풀이나 나무 또는 곡식 따위를 베고 남은 밑둥, 또는 돌보는 이 없어 황폐한 모습.)만 남았길래
꽃피는 철이 와도 가도 뒤울 안에
꿀벌 하나 날아들지 않는다[
꽃피는 철이 와도 가도 - 꿀벌 하나 날아들지 않는다 : 사람이 살지 않는 낡은 집에 꿀벌 하나 찾아들지 않는 황폐한 모습을 강조하여 단정적으로 표현한 시구다. 다시 말해서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달라지지 않은 우리 민족의 비참한 모습] - 황폐해진 낡은 집의 모습

희망의 문학 낡은 집 : 우리 민족의 몰락한 현실을 상징하는 시어로, 암울하고 암담한 현실적 삶의 조건, 황폐한 우리 민족의 삶의 터전, 일제 강점기 뿌리 뽑혀 가는 농촌의 현실, 해체되고 붕괴되어 가는 우리의 고향

희망의 문학 날로 : 낮으로

희망의 문학 왕거미 : 여름에 나무 밑이나 처마에 줄을 치는 큰 거미, 말거미

희망의 문학 흉집 : 흉가, 그 집에 사는 사람마다 흉한 일을 당하는 불길한 집

희망의 문학 은동곳 : 은으로 만든 동곳, 동곳은 상투를 튼 뒤에 풀어지지 않도록 꽂는 물건

희망의 문학 관자 : 망건에 달아, 망건 당줄을 꿰는 작은 고리

희망의 문학 무곡 : 겉곡식을 사다가 방아를 찧은 다음 그것을 다시 파는 장사일

희망의 문학 둥글소 : 황소의 사투리, 방언

희망의 문학 싸리말 : 싸리로 결어 만든 말(馬)로, 민속에서 역신을 보내는 의식에 씀

희망의 문학 짓두광주리 : 함경 방언으로 바늘, 실, 골무, 헝겊 같은 바느질 도구를 담는 그릇. 반짇고리

희망의 문학 저릎 등 : '겨릅 등'의 방언. 겨릅대( 긴 삼대)를 태워 불을 밝히는 장치

희망의 문학 시름시름 : 병세가 더하지 않고 낫지도 아니하면서 오래 끄는 모양

희망의 문학 갓주지 : 갓을 쓴, 절의 주지 스님. 옛날에는 아이들을 달래거나 울음을 그치게 할 때 갓주지에 관한 이야기를 하였다고 함.

희망의 문학 식솔 : 집안에 딸린 식구

희망의 문학 아라사 : 러시아의 한자식 표기

희망의 문학 글거리 : 그루터기의 방언. 풀이나 나무 또는 곡식 따위를 베고 남은 밑둥, 또는 돌보는 이 없어 황폐한 모습.

희망의 문학 왕거미 줄치기에 분주한 집 : 사람이 살지 않아 왕거미만이 집을 짓는 낡은 집으로 흉가의 모습을 표현한 시구로, 적막한 분위기가 감도는 적막공산(寂寞空山) 같은 느낌이 든다.
희망의 문학 마을서 흉집이라고 꺼리는 낡은 집 : '낡은 집'은 우리 민족의 몰락한 현실을 반영한다.
희망의 문학 대대손손에 물려줄 - 갖지 못했니라 : 동곳이나 관자는 상투를 틀거나 망건을 쓸 때 필요한 물건으로 그것을 은이나 산호로 만든다는 것은 경제적 여유가 있을 때 가능하다. 따라서, 그런 물건을 갖지 못했다는 것은 양반이 아니라서 살림이 매우 어려웠음을 뜻한다. 그 집에 살았던 사람들의 계급적 특질을 이야기하고 있는 부분이다.

희망의 문학 재를 넘어 무곡을 다니던 당나귀 : 당나귀를 이용해 곡식을 실어나르는 일을 했음을 알 수 있음.

희망의 문학 항구로 가는 콩실이에 늙은 둥글소 : 항구는 일제 식민지 수탈의 상징적 공간으로서 농민들이 가난한 삶을 사는 원인이다. '콩실이에 늙은 둥글소'는 항구에 실어나를 콩을 싣고 다니다가 늙어 버린 수소를 말하고, 농민들의 고통스런은 노역을 말한다.
희망의 문학 털보네 간 곳은 아무도 모른다 : 구체적 인물이 제시되고, 퇴락한 낡은 집에 털보네가 살아 왔고 그 가족들이 고향을 떠나지 않을 수 없었던 상황을 제시하였고, 털보네는 일반적인 우리 민족의 총칭이거나, 아니면 일제의 수탈로 신음하는 우리 민족을 상징할 수 있다.

희망의 문학 찻길이 놓이기 전 - 마음놓고 뛰어다니던 시절 : 일제 치하 이전의 평화스러웠던 우리 나라를 말하고, 이호우의 '달밤'에 나오는 할머니 조웅전에 잠들던 그날 밤( 할머니께서 읽어주시던 '조웅전'이라는 소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잠이 들던 유년 시절의 평화롭고 정겨운 생활을 회상함)과 같은 이미지를 준다.
희망의 문학 나의 싸리말 동무는 - 첫울음을 울었다고 한다 : 화자인 나의 친구가 태어났음을 알리는 시구로 어른들로부터 전해 들은 이야기를 직접 화법으로 진술하고 있다.

희망의 문학  “털보네는 또 아들을 봤다우 - 송아지래두 불었으면 팔아나 먹지” : 아들을 낳았는데도, 그것을 송아지 얻은 것보다 못하다고 한 것은 당시 민중의 비참한 생활상을 말하는 것이고, 아들을 낳아다는 것은 먹을 것도 없는데 식구만 늘었다는 말이다.
희망의 문학 소주에 취한 털보의 눈도 일층 붉더란다 : 자식이 태어났어도 기뻐할 수 없는 자신의 처지에 대해 슬퍼하는 털보의 심정을 그리고 있다. 전해 들은 이야기를 직접 화법으로 진술하고 있다.

희망의 문학 갓주지 이야기와 - 마음 졸이며 자랐다 : 부모들이 바라지 않은 자식은 갓을 쓴 중이 와서 잡아 간다는 전설을 들은 동무가 혹시 진짜 그렇게 될까봐, 가난해서 굶어죽지나 않을까 해서 늘상 마음 졸이며 자랐다는 뜻이다. 어린이까지도 그런 걱정을 해야 하는 상황을 통해 당시의 눈물 겨운 삶의 모습을 알 수 있다.

희망의 문학 나의 동무는 - 도토리의 꿈을 키웠다 : 가난하고 비참한 형편에도 어린아이가 지니고 있던 소박한 꿈을 '도토리의 꿈'이라 표현함.

희망의 문학 이 집에 살던 일곱 식솔이 - 눈 위에 떨고 있었다 : 털보네 가족이 가난을 견디지 못해 집을 버리고 밤을 틈타 어디론가 떠났음을 담담한 어조로 서술하고 있다. 발자국이 떨고 있었다는 표현을 통해 떠나가는 사람들의 심정을 잘 나타내고 있다. 각박한 생활 형편 때문에 한 겨울에 유랑의 길을 떠나야 하는 냉혹한 현실을 암시한다고 볼 수 있다.

희망의 문학 더러는 오랑캐령 쪽으로 - 모두 무서운 곳을 짚었다 : 1930년대에 이르러 식민지 치하에서의 궁핍한 상황을 견디지 못하고 간도나 시베리아로 이주한 사람이 많았다. '무서운'이라는 표현에서 이주했다 해도 결코 상황이 나아지지 않았음을 짐작할 수 있다.

희망의 문학 지금은 아무도 살지 않는 집 - 꺼리는 낡은 집 : 우리 민족의 현실을 보여주고, 식민지적 비참한 현실을 상징하는 말이다.

희망의 문학 꽃피는 철이 와도 가도 - 꿀벌 하나 날아들지 않는다 : 사람이 살지 않는 낡은 집에 꿀벌 하나 찾아들지 않는 황폐한 모습을 강조하여 단정적으로 표현한 시구다.

 

희망의 문학 이해와 감상

 많은 연구자와 비평가들이 높이 평가한 바와 같이, 이 시는 시인 이용악의 대표작이자 우리 현대시의 한 절창이다. 그가 보여주는 폐가의 정경은 단순히 암울한 풍경에 그치지 않고 그것이 충분히 역사적인 것이며, 민중적인 계기를 지닌 것임을 보여주는 전형적 형상이 되었다.
 시의 화자는 털보네가 집을 버리고 떠나게 된 서글픈 내력을 차근차근 엮어내고 있다. 첫연과 둘째 연에서는 지금은 사람이 살지 않는 털보네 낡은 집의 스산한 모습을 묘사된다. 이후 네 개의 연에서는 과거 고향을 등지기 전 털보네 집의 형편이 그려지고 있다. 화자의 동무인, 털보의 셋째 아들은 가난한 집안의 반갑지 않은 아이로 태어났다. 어느 겨울 그들의 일곱 식솔은 북쪽으로 서글픈 먼 길을 떠났고, 마을 사람들조차 그들의 행선지를 정확히 알지 못했다. 삶의 터전을 등질 수밖에 없는 참혹한 삶의 현실, 그것은 시의 어디에도 직접 언급되어 있지 않지만 독자는 시의 전체에서 느낄 수 있다. 이 시는 농사를 짓던 한 가족이 결국 삶의 터전을 버리고 떠돌이가 된 현실을, 폐허가 되어버린 그들의 집을 선명히 그려냄으로써 고발하고 있다. 그것은 식민지 정책으로 피폐해진 농촌 현실의 고발이기도 하면서 식민치하 우리 겨레의 삶이 그러했던 황폐상을 동시에 고발한 것이다.
 이용악 시인은 사실주의에 입각한 시, 독특한 서사적인 시의 방법을 찾아냈는데, 이 작품은 그 대표적인 예이다. 백석, 오장환 등의 시인과 함께, 서정시의 미덕과 감동을 되살리면서 현실에 대한 응전의 태도를 강화한 그의 시적 방법은 해방 이후 민중시의 맥락으로 이어졌다. 신경림, 김명인, 이동순 등의 후배시인들은 이와 같은 방법을 우리 현대시의 중요한 흐름으로 이었다. [해설: 이희중]

 

희망의 문학 심화 자료

희망의 문학 이용악

1914∼? 시인. 함경북도 경성(鏡城) 출신. 호는 편파월(片破月)이나 작품 활동은 주로 본명으로 하고 있다. 1936년 일본 조치대학(上智大學) 신문학과를 졸업하고 귀국하여 신문사와 잡지사에 근무하면서 시작 활동을 하였다. 1930년대 중반에 등단하여 그가 월북하였던 6·25 당시까지 4권의 시집을 남겼다. 월북 후의 시작 활동에 대해서는 별로 알려진 바 없다.

산문은 양적으로 극히 한정되어 수필과 평문 몇 편에 불과한 천성(天性)의 시인이라 할 수 있다. 그는 어느 유파나 동인에 가담하여 활동하지는 않았으며 초기에 몇 편의 습작품을 지상에 발표하다가 곧바로 ≪분수령 分水嶺≫(三文社, 1937)과 ≪낡은 집≫(三文社, 1938) 등 2권의 시집을 연이어 출간하면서 시단의 주목을 끌게 되었다.

1930년대 후반에 서정주(徐廷柱)·오장환(吳章煥) 등과 함께 3대시인으로 불리기도 하였다. 이후 그가 월북하기까지 ≪오랑캐꽃≫(雅文閣, 1947)과 ≪이용악집 李庸岳集≫(同志社, 1949) 등 2권의 시집을 더 간행하였다. 그는 유학시절에 여러 가지 품팔이 노동을 하면서 학비를 조달했는가 하면, 민족해방을 위한 혁명운동에 참여하여 활동하다가 몇 차례 일본 관헌에 잡혀가 고초를 겪기도 하였다고 한다.

이런 생활 체험을 바탕으로 이룩한 그의 시세계는 보다 절박한 시대적 상황의식을 형상화하고 있다. 식민치하의 우리 민족, 특히 간도 유이민(流移民)들이 겪었던 비참한 생활실상을 밝혀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또한 그 유이민들이 고국에 돌아와서도 소외되어 궁핍한 삶을 살아가는 모습과 좌절감을 노래하기도 하였다.

그는 암담했던 한 시대사를 고발한 시인으로, 항시 없는 자의 편에 서서 그들의 아픔을 함께 한 시인일 뿐만 아니라, 단형서사시(短形敍事詩)의 형식을 실험한 작가로 근대시사에 공적을 남기고 있다.

≪참고문헌≫ 李庸岳詩全集-附散文(尹永川 편저, 창작과 비평사, 1988), 越北文人硏究(권영민 편, 문학사상사, 1989), 현대시인연구(김학동, 서강대학교출판부, 1991).(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희망의 문학 내재적 감상과 외재적 감상

 

 내재적 감상은 문학 작품을 감상할 때, 작품의 내적 요소에 한정지어 감상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시를 감상할 때의 시의 형식과 내용상의 특징, 요소, 시구의 의미, 표현상 특징, 시적 화자의 정서, 태도, 어조 시상 전개 방식 등과 관련짓는 감상을 말한다.

 외재적 감상은 문학 작품을 감상할 때, 작품의 외적 요소인 작가, 독자, 현실(시대, 사회, 역사_과 관련지어 감상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시를 감상할 때 시인의 성장 과정, 독자의 반응, 시대적 역사적 배경, 문학사적 영향 관계 등과 관련지어 감상하는 것이 이에 해당한다.

희망의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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