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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udy방/詩 공부

시를 쓰는 자세

by 미스커피 2011. 11. 15.

1. 기록하기를 주저하지 마라.
다산은 성공의 비결로 두 가지를 제시했다.
하나는 기록하라는 것이며 동트기 전에 일어나라는 말이다.
사람의 느낌은 순간적으로 왔다가 간다.
섬광처럼 빛나고는 사라진다.그러므로 때와 장소를 가리지 말고
당시의 상황에서 느끼는 점을 남기는 노력이 필요하다.

2. 여행을 즐겨라.
릴케는 시는 체험이라고 하였다.
우리의 생각은 경험의 산물이다.
여행은 그런 의미에서 많은 것을 보게 할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경험이 시를 더욱 새롭게 할 것이다.
하지만, 일상적인 삶 속에도 새로운 것은 발견된다.
저는 아침 출근길에 여유가 있으면 수목원을 들린다.
언제나 같을 것 같아도 매일의 느낌이 다르다.

3. 첫 행에 정성을 다하라. 시작이 반이라고 한다. 제목은 생명의 반이다.
나머지 반가운데 첫 행이 또 반이다. 그러고 보면 첫 행을 쓰고 나면 시는 이미 탄생된 것이다.
첫 행의 중요성을 인식하라.
사르트르는 책상 밑에 떨어진 종이를 줍다가 자기 손을 처음 자세하게 보았다고 한다.
그것으로 인해 손에 대해 생각을 한다.
나의 손이 너무 슬프다로 시작하여 어머니의 손과 광부의 손을 생각하게 된다.
그것은 곧 의미의 확장을 가져와 자기의 속에 숨겨져 있던 감정을 표출하는 계기가 된다.

4. 글은 건축이다.
글을 쓰는 것은 집을 짓는 일과 같다.
일단 집을 설계하기 전에 여러 곳을 돌아다니거나, 책을 통해 마음에 드는 집을 고를 수 있다.
그런 다음 재료를 구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기초를 튼튼하게 하는 일이다.
기초가 튼튼한 집은 수 백 년을 능히 견딜 수 있다.
기초를 잘 다진 후 기둥을 세우고 창을 내고 벽지를 바르고 장식을 한다.
시도 이와 같으니 장식에 너무 매달리면 튼튼한 시가 될 수 없다.

5. 처음부터 시처럼 쓰는 것은 위험하다.
우리나라 음식의 맛은 숙성에 있다.
장맛이 음식의 맛을 좌우하지 않는가?
글의 영감을 얻었다고 바로 시의 형식에 맞추려 하지 말고 처음에는 산문으로 자기가 보고 느낀 것을 그대로 적어라.
그런 다음에 한 문장을 넓히고 다른 표현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6. 주제어를 숨기는 일이 중요하다.
사랑인가 분노인가를 시 속에 담으면 금방 이 시의 정체를 알게 된다.
그러므로 주제어를 풀어 쓰거나, 변환 시키려는 노력이 중요한 것이다.

7. 시작 감정은 어두울수록 좋다. 별이 아름다운 것은 밤하늘에 있기 때문이다.
별이 아무리 빛난다 해도 해보다 강한 빛을 낼 수는 없다.
인류의 공통적인 가치라 하여도 자유와 평등 그리고 평화와 박애의 정신은 너무 많이 우리의 머리를 채워왔다.
따라서 이러한 기존의 관념은 자칫하면 외면의 대상이 된다.
뻔한 이야기라는 선입관을 주기 쉽다.
인간의 감정 표현은 8만 가지가 된다고 한다, 분노와 슬픔이나 실패의 경험은 매우 좋은 재료가 된다.
달콤한 맛은 그리 오래 기억에 남지 않으나, 쓰고 신 맛은 우리의 감각을 심하게 자극한다.
어둠 속에 갇혀 있던 감정을 밝은 곳으로 끌어내 그 진가를
여러 사람과 공유함으로써 진정한 가치를 획득하게 할 수 있다.

8. 하나의 명사와 네 개의 동사로 이루어진다.
주제는 하나로되 그것에 대한 행위는 여러 가지가 될 수 있다.
하나의 물체지만 갖는 모양은 보기에 따라 여러 가지로 나타난다.
이런 여러 이미지를 통해 작가의 사물에 대한 인식의 깊이를 발견할 때 희열을 맛볼 수 있는 것이다.
처음 읽고 고개를 끄떡이게 하는 것은 그런 의미로 보면 큰 점수가 주어질 수 없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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