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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시화작품방/여성문학회

(18집) 용산급행/345아줌마/쥐/물안개/108배(2)

by 미스커피 2011. 11. 23.

★용산급행

 

# 전철 안

 

창문너머 뛰어 오는 사내

허걱

코 앞에서 닫히는 문이 야속하다

들쑥날쑥 입꼬리 천장에 매달리고

멀리  기관사 뒷통수 박박 긁어댄다

흠집 낼까 줄행랑치는 긴 꼬리

간절한 눈길은 잘근잘근

사내는 이마한번 쓰윽~

 

# 전철 밖

 

두 계단 뛰어내리는 숨찬 소리

아뿔사

코앞에서 사라졌다

이마 위로 지렁이 하나 길게 늘어지고

일 분 늦으면 어때

기다려주지 않는 기관사 향해 

긴 꼬리 싹뚝싹뚝  가위질 해대고

입술은 호미불닭

십리도 못가서 발병 난다

 

 

★345아줌마

# 30대

보송보송 솜털

각선미 자랑하고

10센티 힐 부러질까 오리 궁뎅이

아줌마~

이웃집 개 짖는 소리

 

 

# 40대

슬리퍼 사브작 사브작

양손 검은 봉다리

힘줄 솟아 오르고

아줌마~

나늘 부르는 소린가?

두리번

 

# 50대

하얀 새치

벗 삼아 들러리 삼매경

앞서가는 꼬마손님

아줌마가 해줄까?

 

 

 

★쥐

 

힘이 불끈

고구마 한 개

양심 물말아 먹은

무례한 고놈

삶아 먹었다

어둠 속 더듬이 곤두세우고

 

기름 쪼옥 빠진

허연 고구마

농익은 자태 취하고

조진모초 고놈

삶아 먹었다

만수무강 기원하며

 

날이 새면 절뚝거릴 장단지가 가엽다

 

*조진모초->일정한 주소 없이 유랑하거나 이편에 붙었다 저편에 붙었다 함

 

 

★물안개

 

산 중턱 걸터 앉은  

낭자한 운무 걸머지고

물안개 속 회향하며

강줄기 뿜어 내는

훤히 비치는 실루엣은

승천하는 혼이련가

흐르는 정기

선인의 숨결 담아

허물진 삶들이 방향을 틀고

세상 밖으로 튕겨 나올때

강물에 멱을 감는 안개

안개를 먹는 나

호흡이 사라진다

 

 

★108배(2)

 

알람소리

베개와 머리카락이 엉켰다

비가 온다더니 

간간히 창을 후비고

핑계거리 생겼으니

작심 뚝,이리도 반가울까

하루만에  찢기우고

뻐쩍찌근한  허벅지

컴퓨터앞에 주리 틀때

땅거미 걸머질 고사리

하얀건반 피날래는  

마디마디 굳은살

겹겹 선혈 낭자한데

 찝지름한  입맛쯤 

절뚝 다리쯤 대수랴 

 

작심뚝 양치하고

짓누르던 솜 방망이 탈수하고

제집 찾아 분주한 열개 꼬락들

합장한 손

엉덩이 치켜들러  108배는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