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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 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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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버린 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그 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요점 정리
지은이 : 황동규
갈래 : 산문시, 서정시
운율 : 내재율,
어조 : 간절한 고백의 어조
제재 : 이루어지지 않은 사랑과 기다림
성격 : 서정적, 고백적, 사색적, 의지적, 낭만적
주제 : 기다림을 통한 이별의 정한 극복, 또는 영원한 사랑을 노래함, 간절하고 변하지 않는 사랑의 고백, 사랑의 간절함과 불변성에 대한 고백
심상 : 시각적 심상
작품의 개관 : 사랑이라는 너무도 흔한 감정을 반어적인 표현을 통해 참신하고 간절하게 표현한 작품이다.
특징 :
① 줄글(한문에서, 구나 글자 수를 맞추지 아니하고 죽 잇따라 지은 글)로 이루어진 산문시
②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의 대상에 대한 간절하고 애틋한 그리움의 정서가 담긴 시
③ 반어적 표현으로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을 기다림으로 극복하겠다는 시적 화자의 마음을 절실하게 고백하고, 자연 현상에 빗대어 표현하고 있음
④ '그대, 사랑, 기다림' 등의 시어 반복과 '-것을 믿는다.'의 완결된 문장 구조의 반복으로 운율을 느낄 수 있다.
1 - 사랑의 사소함에 대한 고백 - 간절함의 반어적 표현 |
사랑의 간절함과 불변성, 영원함에 대한 고백 |
2 - 사랑의 순간성에 대한 고백 - 불변성, 영원성의 반어적 표현 |
⑤ 형식상 특징은 산문적인 시로 2연 5개의 문장으로 되어 있으며, 서정적 내용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호흡의 단위를 구나 행에다 두지 않고 문장 또는 문단(연)에 두었다. 특히 1연은 하나의 문장으로 이루어져 있어 호흡을 끊기가 어렵고 행의 구분이 없이 음보로 나누기 어렵다.
시인이 이러한 형식을 취한 의도나 시적 효과를 노린 이유는 긴 장문의 글인 편지와 관련이 있어 보이며, 제목이 '즐거운 편지'이기 때문에 편지의 이미지와 형식을 살리기 위하여 행의 구분을 두지 않고 산문시로 지은 것이며, '사소함', '내 그대', '내가 그대', '기다림'과 같은 동일 어구가 반복되고 있다.
⑥ 사랑의 감정을 자연현상에 빗댐으로써 주제를 표현함
출전 : <현대문학, 1958년 >
내용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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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그대'를 짝사랑하는 화자]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자신의 사랑이 '그대'에게 해가 뜨고 바람이 부는 자연 현상처럼 특별할 것 없는 사소한 일로 느껴질 것이라는 말이다. 그러나 그 의미는 '소중하고 중요한 일'의 반어적 표현이다. 다시 말해서 시적 화자는 '그대'를 짝사랑하고 있는 듯하다. 하여간 화자는 자신의 사랑이 보잘 것 없이 느껴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자연 현상에 빗대어 말하고 있다. 그러나 자연 현상은 사소한 것이 아니고 중요한 것이다. 결코 사소할 수 없다는 말이다. 따라서 자신의 사랑을 '사소한 일'이라고 표현한 것은 그 사랑이 간절하고 깊이 있음을 나타내는 반어적 표현임. 여기서 반어법은 상대편이 틀린 점을 깨우치도록 반대의 결론에 도달하는 질문을 하여 진리로 이끄는 일종의 변증법. 또는, 참뜻과는 반대되는 말을 하여 문장의 의미를 강화하는 수사법. 풍자나 위트, 역설 따위가 섞여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인색하다는 뜻으로 쓴 '참 푸지게도 준다!' 따위를 말하며 여기서는후자를 말한다. ]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 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보리라('간절한 마음과 사랑으로 그대를 불러 보리라'의 반어적 표현으로 '그대'는 화자 자신의 사랑이 너무도 사소한 일로 여겨져 의식하지 않을 지도 모르지만, 언젠가 '그대'가 외로움과 괴로움 속에 처한다면 그 때까지 간직해 오던 사랑으로 그대를 불러 보겠다는 표현이다.). - 그대를 향한 나의 변함없는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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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로 진실로[반복을 통한 강조을 통해 '그대'를 향한 나의 사랑이 간절하다는 말]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버린 데 있었다(시적 화자는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으며 상대가 그 사랑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해도 영원히, 변함없이 그를 사랑하고 기다리고 있을 것임을 말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응답이 없는 짝사랑에 불과한 자신의 감정 변함없이 계속되는 것은, 자신의 사랑이 더 이상 사랑이 아니라 한없이 잇닿은 기다림으로 바뀌어 있기 때문이라는 고백이다. 그러나 자신의 사랑이 아니라고 하는 화자의 이 고백은 1연의 '사소한 일'과 같은 반어적 표현이다. 여기서 시적 화자는 한없는 기다림의 모습을 한 자신의 사랑에 대해 안타까우하고 있는 것이며, 자신의 사랑이 더 이상 짝사랑이 아니라 '그대'의 사랑으로 응답받기를 간절히 소망하고 있는 것이다. ).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밤, 골짜기는 외롭고 견디기 힘든 시간을, 눈은 그대를 기다리는 '나'의 마음인 것 같다. ].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그것은 그치는 것이 아니다. 다음 시행을 보면 자연의 순환을 말하고 있다. 자신의 사랑도 그러리라는 말이다. ] 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그대와의 이별을, 기다림을 통해 극복하겠다는 의지의 우회적 표현임]. 그 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눈, 꽃, 낙엽은 자연의 순환을 나타내는 것들로 '그대'에 대한 나의 사랑이 불변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소재들. 자연의 순환과 더불어 사랑에도 순환이 있어 언젠가는 사랑이 오리라는 것을 상징하는 말로 화자는 그의 사랑이 골짜기에 퍼붓는 눈과 마찬가지로 언젠가는 '그칠' 것이라고 말하지만, 실은 그 눈이 그치고 다시 꽃이 피고 그 꽃이 진 뒤에 다시 낙엽이 지고.... 수없는 순환 뒤에야 그칠 것이라고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은 자신의 사랑이 언젠가는 그칠 것이라는 이 표현은 반어적 성격을 띠고 있다. 화자의 사랑은 골짜기의 눈과 마찬가지로 '퍼붓고' 있을 뿐이다.)을 믿는다.(시적 화자가 처한 상황은 '나'의 사랑을 상대가 받아주지 않아 '나'를 좋아해 줄 때를 기다리고 있으며, 일방적으로 지극한 사랑을 하고 있으며, 잊지 못할 사랑의 추억에 잠겨 있는 사람이며,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을 그리워하고 있으며, 늘 마음속에 사랑하는 사람을 간직하고 있으나 내색하지 못하고 부치지 못하는 편지를 쓰고 있다.) - 기다림으로 바뀐 사랑
- 여기서 '사소함'과 '기다림'은 모두 '그대'를 향한 시인의 사랑을 대신하는 표현이다. 커다란 사랑이 아니라 '사소함'이라 말한 것, 사랑이 아니라 '기다림'이라 말한 것은 모두 반어적 표현인 것이다. 또한 이 시에서 시인은 자신의 크고 영원한 사랑을 반어적 표현으로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반어적 표현을 사용한 이유는 시인이 인간의 유한성을 알기에 이런 표현을 쓰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여기서 반어법은 자신의 사랑이 영원할 것이라고 선언할 수 없는, 그러나 그 영원성을 스스로는 믿으며 또한 '그대'도 느낄 수 있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에서 나온 것이다.
작가가 말하고 싶은 의도는 상대가 그 사랑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해도 영원히, 변함없이 그를 사랑하고 기다리고 있을 것임을 말하고 있는데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와 '오랫동안 전해 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 보리라.'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 버린 데 있었다'.
사랑에 대한 화자의 자세는 ' 사랑도 변하는 것이다.'는 것이고, '사랑을 기다림으로 바꾸었다'는 의미는 진실로 사랑하는 자세를 말하고, '기다림의 자세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말은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기다림에의 의지를 표현한 말이다.
시어 |
의 미 |
즐거운 편지 |
누군가를 애처롭게 사랑하고 그리워하고 기다리는 모습은,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괴로워 보여도 '나'에게는 행복이고 즐거움이고,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았는데 '즐거운 편지'라고 한 것은 그래도 짝사랑은 즐겁다는 뜻이 담겨 있다. |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 보리라. |
그대를 사랑하는 것은 숨을 쉬는 것처럼 아주 사소한 일이지만, 숨을 쉬지 못하면 살 수 없다. 사랑하는 사람이 힘들고 괴로울 때 옆에서 힘이 되어 주고 싶고, 나의 사랑이 그에게는 사소할지 모르지만, 사랑하는 그가 괴로워했을 때처럼 실은 오랜 시간의 안타까움의 설렘으로 쌓인 것이다. |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 버린 데 있었다. |
내 사랑이 진실한 까닭은, 지금은 이루어질 수 없지만 영원히 기다릴 수 있기 때문이며,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단순히 그 사람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서가 아니라, 그 사람으로 인하여 갖는 그 수많은 기다림까지도 사랑한다는 의미이다. |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
밤, 골짜기는 외롭고 견디기 힘든 시간을, 눈은 그대를 기다리는 '나'의 마음인 것 같다. |
다만, 그 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
내 사랑이 끝난다 해도 그대를 사랑했던 그 기다림의 자세는 영원히 변하지 않고 기억하겠고, 계속 기다리며 사랑하겠다. |
그 동안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
내 기다림의 마음은 계절의 변화처럼 다소 변할 수는 있으나, 계절이 반복되듯이 영원할 것이다. 나 역시 그대를 오래 기다리겠다. |
이해와 감상
'즐거운 편지'는 황동규의 첫시집 '어떤 개인 날'에 수록되어 있는 작품으로 작가가 고등학교 3학년인 18세 때 연상의 여성을 사모하는 애틋한 마음을 노래한 연애시로서 알려져 있고, 이정국 감독 '편지'에도 등장해서 더욱 널리 알려져 애송되었다.
작품은 전2연으로 이루어진 자유시로 '사랑과 기다림'을 주된 제재로 삼아,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을 늘 새롭게 만들어지는 기다림을 통해 극복해나가겠다는 사랑의 굳은 의지를 노래하고 있다. 이루지 못할 사랑으로 인한 젊은 날의 그리움과 안타까움을 때묻지 않은 시각과 감성이 풍부한 서정적인 어조로 형상화한 낭만적·우수적 성격을 띤 서정시이다. 작가 개인의 서정적 관심을 바탕으로 객관성보다는 주관적인 의표를 표출하는 데 중점을 둔 이미지즘적 표현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제1연에서는 반어적 표현법을 사용해 그대를 생각하는 시적 화자의 마음이 얼마나 절실한 것인가를 효과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이 부분과 시적 표현에서 유사성을 지닌 작품으로 김소월(金素月)의 시 '먼 훗일'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
제2연에서 시인은 본질적인 사랑의 영속성을 믿기보다는 사랑이란 내리는 눈과 같아서 시간이 흐르면 반드시 그치는 때가 있는 것이므로, 늘 새롭게 만들어가야 한다는 실존주의적인 생각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러한 생각은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라는 섬세한 파격으로 표현되어 있으며, 시인은 그러한 조건을 모두 인정하면서 기다림이라는 변함없는 정서를 바탕으로 그대를 사랑한다고 노래한다.
이 시는 황동규의 첫시집 '어떤 개인 날'에 실린 대부분의 연가와 마찬가지로 서구적 인식의 로맨티시즘에 바탕을 둔 투명한 정감을 형상화한 작품으로, 작가의 초기 시세계를 엿볼 수 있는 대표적 연애시이다. 특히 김소월의 '진달래꽃'이나 한용운(韓龍雲)의 '님의 침묵' 등의 연시에서 보여지는 임을 향한 일편단심의 전통적 정서를 뛰어넘어 수동적이 아닌 적극적 기다림의 자세를 노래함으로써 전형화되어온 전통적 연애시의 계보에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점이 높이 평가된다.
심화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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