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눈을 뜨니
어두운 밤이 다시 시작이다
마른 천둥이 목말라하고 몸부림 치며
우산을 챙기라 한다
햇살이 우산에게 꼬집으며 귀찮다고 아우성이다
등줄기에 고속도로는 평행선을 긋고
이마에 구슬이 대롱대롱 하루를 채찍 한다
한 겨울 내린 눈이 이보다 시릴까
뼈 속까지 진저리 치는 얼음 한사발 냉큼 마시고
어지러움에 비틀거림도 잠시
제 집을 찾은 제비모양 입 모양이 찌그러진다
입추가 엊그제
선한 바람타고 가을을 재촉하는데
못내 아쉬워 발길을 돌리지 못하는 여름이
내년을 약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