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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시화작품방/여성문학회

(9년16집) 9 년,무기력,선유도,건망증,비

by 미스커피 2011. 9. 28.

* 비 *                                                         

비 내리는 날                                  
카푸치노를  마시자                
입맞춤으로 간을 보고        
흙내음으로 물씬 풍긴              
그리움 풀어헤치는                        
간지럽히는 향기에                  
눈꼬리 올라 앉는다

비 오는 날
사랑을 마시자
진한 향수
눈물 한방울 간을 보고
탱탱한 젊음
가득 배어난
거품 가득 찬
테두리는 내려간다

 

 

* 건망증 *  

 바느질하다 내눈

이곳 저곳 둘러봐도

전화기라면

눌러서 소리 내지만  

내 눈은 들을 수 없다

어디 두었을까!

생각나지 않는

짜내봐도 캄캄

실눈뜨고

몇 번 입에 쪽쪽 빨고

아휴~ 간신히 끼운다

끼웠다  그때

생각난다

어젯밤 외출할때

그냥 끼우고 나가다

어지러워 보니

눈이  얼굴에

걸쳐 있다

 

* 선유도 *  

긴장의 뱃고동

푸른 융단위 청정 마시고

설레는 마음

솜사탕 만든다


시골 아낙네 훈훈함

바람 가로질러

섬 주위 뿌리고

유배 온 선비 한양 바라보며

임금을 그리워했다는

망주봉 눈에 넣었다


사랑있어 행복있고

아름다워 황홀 울어대고

벗 있어 외롭지 않은 밤

길게 늘어진 게살은

밤의 향기를 간지럽힌다

 

 

* 무기력 *  

누우면 눈은 쇠뭉치

쓴 고비 어우러져
흩어지는 수증기

몰아치는 신발
시냇물 골을 이루고
무심히 걷고 있는 나

어디까지 왔는지
어디로 갈건지
허공에 뿌리내리고
힘겨운 몸살 한판승
돌아선 발자취는
허탈의 가면 무도회!

 

 

* 9년 *  

흔들리는 침대

하얀 가운 위로

폭포 줄기

쏟아부어야 했던 2월

제2의 인생이다


9년

삶의 모서리

시련의 농도는

어둠을 짙게하고

희망의 언저리에

연하게 채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