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은 추운 몸으로 온다. 벌거벗고 언 땅에 꽂혀 자라는 초록의 겨울보리 생명의 어머니도 먼 곳 추운 몸으로 왔다.
진실도 부서지고 불에 타면서 온다. 버려지고 피 흘리면서 온다.
겨울나무들을 보라. 추위의 면도날로 제 몸을 다듬는다. 잎은 떨어져 먼 날의 섭리에 불려가고 줄기는 이렇듯이 충전 부싯돌임을 보라.
금가고 일그러진 걸 사랑할 줄 모르는 이는 친구가 아니다.
상한 살을 헤집고 입맞출 줄 모르는 이는 친구가 아니다.
생명은 추운 몸으로 온다. 열두 대문 다 지나온 추위로 하얗게 드러눕는 함박눈 눈송이로 온다.
요점 정리 지은이 : 김남조 갈래 : 서정시 성격 : 비유적('겨울 나무들'의 생명을 위한 인내하는 모습들이 제시되고 있으며, '추위의 날카로움'은 '면도날'로 표현되었고, '강인한 줄기'는 '충전 부싯돌'로 표현되었다. 이들은 잎을 모두 떨어뜨리고 눈바람에 버티고 서 있는 힘찬 겨울 나무를 선명하게 보여줌), 경구적(진리나 삶에 대한 느낌이나 사상을 간결하고 날카롭게 표현) 구성 : 생명은 추운 몸으로 온다는 당위성 강조(1연 - 주제연) 생명의 진실은 불에 타고 피를 흘리며 다가옴(2연) 인생의 고통과 시련(3연 - 겨울 나무를 통해 확인한 생명의 원리) 사랑을 모르는 이는 삶의 진실을 모름(4연 - 친구의 역경을 예로 든 경구적 진술) 생명은 추운 몸으로 다가옴(5연 - 1연의 반복이지만, 1연은 차갑고 딱딱한 느낌이나 5연은 다사롭고 포근한 느낌으로 만족과 여유를 보여 줌)
제재 : 생명 주제 : 인내로 인한 생명력의 의지 특징 : 대구에 의한 언어 구사와 경구적 의미를 담은 빠른 호흡의 문장과 표현미 넘치는 문장 구사.
내용 연구 생명은[참된 삶] 추운 몸으로 온다.[고난과 시련을 통해] 벌거벗고 언 땅에 꽂혀 자라는 초록의 겨울보리[시련에서 비롯되는 참된 삶으로 역설적 깨달음 - 시련에서 참된 삶이 온다.] 생명의 어머니도 먼 곳 추운 몸으로 왔다.[인식의 확대] 진실도 부서지고 불에 타면서 온다. 버려지고 피 흘리면서 온다.[진실도 시련을 통해 깨달음 - 고진감래(苦盡甘來) : 쓴 것이 다하면 단 것이 온다는 뜻으로, 고생 끝에 즐거움이 옴을 이르는 말. ] 겨울나무들을 보라. 추위의 면도날[추위의 날카로움 / 선명한 비유어]로 제 몸을 다듬는다. 잎은 떨어져 먼 날의 섭리[자연계를 지배하고 있는 원리와 법칙]에 불려가고 줄기는 이렇듯이 충전 부싯돌[강인한 줄기 / 부싯돌은 부시로 쳐서 불을 일으키는 데 쓰는 석영(石英)의 하나. 아주 단단하고 회색, 갈색, 검은색 따위를 띤다]임을 보라. - 겨울 나무를 통해 확인한 생명의 원리 금가고 일그러진 걸 사랑할 줄 모르는 이는 친구가 아니다.[딱 잘라서 판단하고 결정하는 단정적 표현] 상한 살[고통에 처한 친구의 상처]을 헤집고 입맞출 줄 모르는 이는 친구가 아니다.['친구가 아니다'의 반복은 이 구절을 더욱 단호한 것으로 느껴지게 만드는 경구적 표현이지만, '상한 살을 헤집고 입맞출 줄 모르는 이는'이라는 구절은 시인의 섬세한 표현의 결정이라고 할 수 있음] 생명은 추운 몸으로 온다.[경구적이면서 역설적인 표현] 열두 대문 다 지나온 추위[온갖 시련과 고난을 겪고]로 하얗게 드러눕는 함박눈 눈송이[따뜻하고 포근한 느낌을 주는 시어로 생명의 탄생을 의미]로 온다 이해와 감상 이 시는 인간 실존의 본질을 밝히고 있는 작품으로, 여기에서의 '생명'은 곧 참다운 인간의 모습으로 볼 수 있다. 다시 말해서 그 생명과 생명의 진실을 추운 몸으로 불에 타고 피를 흘리며 온다고 했으니 인간의 본질은 인생의 시련과 고통을 겪으며 비로소 완성된다는 의미이다. 또한, 이 시는 생명을 지닌 물상(物象)에 대해서 정의를 내림과 동시에 생명의 원천과 어려움을 알지 못하는 이는 삶과 진실을 모른다는 의지를 표출시키고 있다. 자칫 이런 시가 생경한 관념이나 사실이 붙기 쉬우나 이 시에서는 그렇지 않은 것은 건전한 철학적 바탕 위에서 생명감 넘치는 비유가 커다란 작용을 하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이 시는 구사된 언어가 생명력이 있고 튼튼한 논리가 뒷받침되었다고 하겠다. 심화 자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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