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 먹은 두리기둥 빛 낡은 단청(丹靑) 풍경 소리 날아간 추녀 끝에는 산새도 비둘기도 둥주리를 마구 쳤다. 큰 나라 섬기다 거미줄 친 옥좌(玉座) 위엔 여의주(如意珠) 희롱하는 쌍룡(雙龍) 대신에 두 마리 봉황새를 틀어 올렸다. 어느 땐들 봉황이 울었으랴만 푸르른 하늘 밑 추석(登石)을 밟고 가는 나의 그림자. 패옥(佩玉) 소리도 없었다. 품석(品石) 옆에서 정일품(正一品) 종구품(從九品) 어느 줄에도 나의 몸 둘 곳은 바이 없었다. 눈물이 속된 줄을 모를 양이면 봉황새야 구천(九天)에 호곡(呼哭)하리라.
요점 정리
지은이 : 조지훈(趙芝薰)
갈래 : 산문시. 서정시
율격 : 내재율
성격 : 회고적. 고전적. 서정적, 의고적
어조 : 망국(亡國)을 슬퍼하는 침통한 어조
심상 : 비유적 심상
구성 : 단련(單聯)으로 된 산문시
① 퇴락한 고궁의 정경 ―선경(先景)(첫째 문장∼둘째 문장)
② 화자의 심회 ―후정(後情)(셋째 문장∼여섯째 문장)
첫째 문장 : 퇴락한 고궁의 모습(기)
둘째 문장 : 사대주의의 슬픈 역사와 그 말로(승)
셋째, 넷째 문장 : 역사 무상과 비애 인식(전)
다섯째 문장 : 울고 싶은 화자 / 망국한(亡國恨)과 그 극복 의지(결)
제재 : 봉황의 용상(龍床), 퇴락한 고궁
주제 : 망국의 비애, 망국의 비애와 그 극복 의지
특징 : 역사적 현실에 대한 비판 의식을 고전적 소재를 통해 나타냄.
출전 : <문장>(1940)
내용 연구
봉황수(봉황의 시름)
벌레 먹은 두리기둥[둥근 기둥] 빛 낡은 단청(丹靑 : 집의 기둥 벽 천장 등에 여러 가지 빛깔로 그린 그림이나 무늬) 풍경[(風磬) : 절이나 궁궐의 처마 끝에 다는 작은 종] 소리 날아간 추녀[처마 네 귀의 기둥 위에 끝이 번쩍 들린 크고 긴 서까래. 또는 그 부분의 처마] 끝에는 산새도 비둘기도 둥주리를 마구 쳤다(하고 있다)[퇴락한 고궁의 모습을 통해서 외세에 침탈을 당한 나라의 운명을 사실적으로 제시]. 큰 나라[중국] 섬기다[사대주의] 거미줄 친 옥좌(玉座)[패망한 왕국의 허망함과 망국의 슬픔, 곧 맥수지탄(麥秀之嘆)을 드러낸 시구로 역사에 대한 비판 의식이 엿보임] 위엔 여의주(如意珠 : 용의 턱 아래에 있다는 구슬) 희롱하는 쌍룡(雙龍) 대신에 두 마리 봉황새를 틀어 올렸다.[지나간 역사에 대한 비판 의식이 가장 강하게 드러난 문장의 처음과 끝 어절은 '큰 ∼ 올렸다.'][중국의 황제를 섬기던 우리 나라의 왕은 황제의 상징물인 쌍룡을 사용하지 못하고 봉황을 사용했다. 그러다가 대한 제국에 이르러 황제를 칭하였다.] 어느[시에서 화자의 시선이 내면 세계로 전환되는 문장의 첫 어절] 땐들 봉황이 울었으랴만 푸르른 하늘 밑 추석(登石 : 바닥에 까는, 정육면체의 돌)을 밟고 가는 나의 그림자.[어느 땐들 - 나의 그림자 : 억눌려 온 민족사에 깃든 커다란 슬픔을 체감한 서정적 자아의 비애를 표현한 것이다. 울지 못하는 봉황은 나라를 잃고 한 번도 활개를 펴지 못한 민족사의 모습인 동시에, 마음껏 뜻을 펼쳐 보지 못하는 서정적 자아의 모습이기도 하다.] 패옥(佩玉 : 벼슬아치의 관복 좌우에 늘어뜨리어 차던 옥줄) 소리도 없었다. 품석(品石 : 조선 때, 대궐 안 정전(政殿) 앞 뜰에 관계(官階) 품계(品階)를 새겨 세운 석표(石標)) 옆에서 정일품(正一品) 종구품(從九品) 어느 줄에도 나의 몸 둘 곳은 바이 없었다. 눈물이 속된 줄을 모를 양이면 봉황새[민족, 자아]야 구천(九天 : 천계, 하늘 위의 세계)에 호곡(呼哭 : 소리내어 욺)하리라.[눈물이 속된 줄 모를 양이면 - 호곡(呼哭)하리라. : 퇴락한 고궁에서 느낀 시적 화자의 감정을 드러내고 있다. 고궁에서 느낀 쓸쓸함과 함께 망해 버린 나라에 대한 애틋한 마음이 잘 드러난다. 특히 속되고 부질없는 눈물이라도 마음껏 흘리고 싶은 서정적 자아의 비애를 봉황새에 감정 이입하여 표현하고 있다. 봉황은 국권 상실의 비운을 겪으면서도 침묵할 수밖에 없었던 민족 또는 시적 자아 자신이라고 할 수 있음 /이상화의 '통곡'과 시적 정조가 가장 가까움]
1. 화자는? : 나
2. 화자는 어디서, 무얼 바라보고 있지요? : 궁궐 마당에서 궁궐을 바라보고 있어요.
3. 궁궐의 모습이 어때요? 그럼, 하나씩 해 볼까요. : 벌레 먹은 두리 기둥, 빛 낡은 단청, 풍경 소리 날러간 추녀 끝에는 산새도 비둘기도 둥주리를 마구 쳤다.
4. 궁궐에 있는 옥좌의 모습은 어떤가? : 거미줄이 쳐져 있고 쌍룡 대신 봉황새가 새겨져 있다.
5. 그렇다면 궁궐의 모습은 어떻다고 볼 수 있는가? : 낡고 황폐하고 퇴락한 멸망해버린 조선 왕궁의 모습이라고 볼 수 있다. 맥수지탄
6. '큰 나라 섬기다 거미줄 친 옥좌(玉座) 위엔 여의주(如意珠) 희롱하는 쌍룡(雙龍) 대신에 두 마리 봉황(鳳凰)새를 틀어 올렸다.'에서 알 수 있는 시인의 비판적 역사 의식은? : 사대주의를 비판하고 있다.
7. '어느 땐들 봉황이 울었으르랴만'은 무슨 뜻일까? '봉황'이 울었다는 말일까, 울지 못했다는 말일까? : 울지 못했다는 말이지요
7-1. 그건 무슨 뜻일까? : 중국을 섬기면서 큰 소리 한 번 치지 못했다는 말이 아닐까요. 나라의 기운을 제대로 떨쳐 보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7-2. 그런 사실을 생각하면서 '푸르른 하늘 밑 추석을 밟고 가는' 화자는 심정은 어떨까요? : 슬프다. 비참하다. 원통하다. 허망하다.
8. '패옥(佩玉) 소리도 없었다'는 무슨 이야기 일꼬? : 신하가 없다. 조선 왕조가 망했다.
9. '품석(品石) 옆에서 정일품(正一品) 종구품(從九品) 어느 줄에도 나의 몸둘 곳은 바이없었다.' 이건 또 무슨 말일까요? : 자기가 설자리를 잃어 버렸다. 섬길 나라가 없어져 버렸다.
9-1. 시대 상황을 감안한다면? : 나라를 빼앗긴 식민지 백성의 비참한 모습
10. '눈물이 속된 줄을 모를 양이면 봉황새야 구천(九泉)에 호곡(呼哭)하리라.'는 화자의 어떤 심정을 나타낸 것일까? : 봉황새야 눈물이 속된 줄을 알기 때문에 구천을 향해 울지 않겠다. 즉 나라의 패망 앞에 눈물을 흘리는 것이 부질없기에 참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차라리 눈물이 속된 줄을 몰랐더라면 구천에 사무치도록 울고 싶은 심정을 뜻하는 게 아닐까요.
11. 시상 전개는? 先景後情
∴ 앞부분은? : 퇴락한 궁궐을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다.
∴ 뒷부분은? : 화자의 감회가 어려 있네요.
12. 이 시와 분위기와 유사한 시조는?
오백년 도읍지를 필마로 돌아드니 / 산천은 의구하되 인걸은 간 데 없네 / 어즈버 태평연월이 꿈이런가 하노라. <길재>
흥망이 유수하니 만월대도 만월대도 추초(秋草)로다. / 오백년 왕업이 목적(牧笛)에 부쳐시니 / 석양에 지나는 객이 눈물계워 하노라. <원천석>
13. 이 시를 읽고 떠오르는 고사 성어는? : 麥秀之歎(맥수지탄)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국권 상실과 몰락한 조선 왕조의 퇴락한 고궁을 보면서 망국의 비애를 노래한 산문시이다. 식민지 상태의 현실과 대조시키다 보면 과거의 역사를 미화하기 쉬운데, 이 작품은 지나간 조선의 왕조의 시대의 역사도 냉정하게 심리적인 거리를 두고 성찰하는 안목을 보여준다. 이 시는 해방후 좌익으로부터 벼슬살이를 하고 싶은 욕심을 그린 시라고 해서 혹독하게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망한 나라의 백성이 옛궁궐의 뜰을 거닐며 자기가 설 자리가 없음을 확인하는 일을 두고 그렇게 해석한다는 것은 지나친 것이다. 오히려 백성으로서의 제 역할을 다할 수 없는 상황을 묘사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다만 정서적 반응이 비애의 차원에 머물고 만 것은 시인의 한계라고 지적할 수 있다.
이해와 감상1
몰락한 왕조의 고궁을 소재로 하여 나라 잃은 울분과 수심을 표현한 시이다. '봉황수(봉황의 근심)'란 망국의 우수와 근심을 말한다. 고궁을 퇴락시킨 요소인 벌레, 산새, 비둘기는 나라를 망하게 한 요소들로 볼 수 있다. 연 구분이 없는 산문시로서, 전체 6개의 문장으로 되어 있다. 첫째 문장은 나라를 잃은 후 그대로 방치되어 퇴락한 고궁의 모습을 보여 준다. 산새도 비둘기도 둥주리를 마구 친 추녀 끝의 참담한 풍경은 봉황새의 모습을 더욱 비감스럽게 한다. 둘째 문장은 대궐 안 옥좌의 묘사이다. "큰 나라 섬기다 거미줄 친 옥좌"라는 구절은 이 나라 몰락의 한 요인이 사대주의였음을 간명하게 암시하고 있다. 셋째 문장의 "어느 땐들 봉황이 울었으랴만"이란 구절에는, 나라를 잃기 이전의 조선 왕조의 역사 역시 자랑스러운 것만은 아니었다는 데 대한 탄식이 담겨 있다. 그러나 과거를 돌이켜보는 것은 현재의 모습, 푸른 하늘 밑에서 추석(登石)을 밟고 가는 나의 그림자를 바라보는 것은 더욱 비감한 일이다. 넷째 와 다섯째 문장은 '없었다'의 반복을 통해 궁궐 안을 거니는 나의 비감한 심정을 고조시켜 표현하고 있다. 망국의 현실 속에서 화자는 몸 둘 곳이 없는 것이다.
마지막 문장에서는 비애의 정감을 봉황새에 감정 이입하여 호소력 있게 표현하고 있다. 망국민이 된 자신에게는 그 어디에도 자신이 자리가 없음을 느낀 화자는 통곡하고 싶은 심정이었겠지만, 그 복받치는 슬픔 속에서 '눈물이 속된 줄'을 깨닫는다. 덧없이 무너진 옛 왕조의 역사를 슬퍼하며 눈물 흘리는 것이 부질없는 감상임을 깨닫는 데서 이 시는 복고적인 향수나 비애의 토로로 떨어지지 않고 날카로운 역사적 안목을 보여 주고 있다. 망국의 비애를 고전적 소재를 통해 표현하면서도 그것을 안으로 절제하고 고전미를 보여 주는 작품이다.
개관
이 시는 퇴락한 궁궐을 시적 소재로 하여 역사의식과 현실 인식을 날카롭게 드러내면서, 민족적 주체성을 회복하고자 하는 염원을 노래하였다. 역사에 대한 감회라는 관념적인 주제를 구체적이면서 평범한 시어를 적절히 이용하여 선명하게 보여 주고 있으며, 시인의 역사의식과 조국에가 낭만적 정조를 바탕으로 드러나 있다. 특히 이 작품은 운문으로서의 시가 지녀야 할 형식적인 틀에서 벗어나 산문으로 표현되었다. 그것은 시상의 전개 과정에 나타나는 고전적인 시어나 주체의 방향이 시를 침착하게 이끌고 나갈 필요가 있었기 때문에 산문의 형태를 취하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1. 이 시의 시적 화자는 퇴락한 궁궐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말해 보자.
지도 방법 : 이 활동은 시적 화자의 시선에 주목하여 시의 주제에 대해 학생들의 공감대를 이끌어 내고자 한 것이다. 따라서 우선 시적 화자가 바라보는 대상을 학생들로 하여금 열거해 보게 하고 그 공통적인 이미지를 찾아 시의 주제와 연결시킬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풀이 : 시적 화자는 ‘벌레 먹은 두리기둥, 빛 낡은 단청, 풍경 소리 날아간 추녀 끝’, ‘거미줄 친 옥좌’등을 바라보고 있다. 그런데 이들은 모두 퇴락한 궁궐을 구성하고 있는 요소들이다. 즉 이 궁궐을 갖고 있던 왕조는 사라진 것이고 그 속의 시적 화자는 ‘망국민(亡國民)’인 셈이다. 그가 마지막 연에서 눈물을 흘릴 정도로 비애감에 쌓여 있음을 제시하는 것을 볼 때, 시적 화자는 퇴락한 궁궐을 보면서 ‘망국의 한(恨)’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2. 이 시는 행과 연의 구분이 없는 산문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라고 할 수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말해 보자.
지도 방법 : 시의 형식적 특성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시와 산문을 구별해 보는 활동이다. 이 시는 표면적으로 산문의 형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운문이 아닌 듯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을 운문, 즉 시로 규정하게 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이 시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운율적 요소는 무엇인지를 학생들로 하여금 발견해 보게 하고, 특히 어의 특성에 유의하여 이 작품이 시일 수 있는 타당한 근거를 제시하게 한다. 더불어 산문시로 분류되는 작품들을 조사해 오도록 미리 과제를 주는 것도 효과적인 학습 방법이다.
풀이 : 이 시는 산문체로 쓰여졌음에도 불구하고 명사 뒤의 조사를 과감히 생략하여 7?5조의 음수율을 느끼게 한다. 따라서 적절한 운율을 획득하고 있다. 또한 비유적이고 상징적 시어들을 구사하여 함축적이고 내포적인 의미를 표현함으로써 시의 압축성도 잘 살렸지 때문에 운문, 즉 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3. 다음 시어와 시구의 상징적 의미를 말해 보자.
(1) 산새도 비둘기도 둥주리를 마구 쳤다. :
(2) 거미줄 친 옥좌 :
지도 방법 : 이미 학생들은 앞에서 여러 차례 이와 같은 활동을 했기 때문에 이 활동을 수행하는 데 특별한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다만 시어나 시구의 상징적 의미는 시적 상황이나 시적 화자의정서를 통해 파악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 주는 것이 좋다. 특히 학생들로 하여금 그 의미를 어떻게 파악하게 되었는지 타당한 근거를 제시해 보게 함으로써 시어의 상징적 의미를 파악하는 올바른 과정을 다시 한 번 익히게 해 주어야 한다.
풀이 :
(1) 퇴락한 고궁의 모습을 통해서 외세에 침탈당한 나라의 운명을 표현하고 있다. 원래 궁궐은 왕과 신하들이 국정(國政)을 논하는 곳인데 산새와 비둘기가 둥주리를 쳤다는 것은 궁궐의 주인이 없어졌다는 의미인 것이다.
(2) 패망한 왕국의 허망함과 망국의 슬픔이 담겨 있다. 특히 ‘큰 나라 섬기다’ 거미줄 친 옥좌의 모습을 통해 패망의 원인이 사대주의에 있었음을 비판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4. 다음은 고려 말에 원천석이 쓴 시조이다. 위의 시와 이 시조가 씌어진 시대적 배경을 고려하여, 두 작품에 나타난 유사한 분위기나 주제에 대해 말해 보자.
흥망이 유수하니 만월대도 추초(秋草)로다. 오백 년 왕업이 목적(牧笛)에 부쳐시니 석양에 지나는 객이 눈물계워 하노라. |
지도 방법 : 유사한 분위기와 주제를 갖고 있는 작품들을 비교해 보는 활동은 매우 가치가 있다. 특히 시대적 배경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그 분위기와 주제가 유사할 수 있다면, 시를 쓰는 작가의 정서는 인간의 보편적 정서로부터 온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학생들로 하여금 이러한 점에 초점을 맞추어 두 작품을 비교해 보도록 하되, 분위기와 주제가 유사하게 된 구체적인 요소가 무엇인지를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예시 답안 : 원천석의 시조는 고려 왕조가 무너진 슬픔을 담고 있다. 그러한 상황을 만월대(왕이 여흥을 즐기던 곳)에 풀이 우거져 있는 모습과 궁궐이었던 곳을 목동이 피리 불며 가는 모습을 통해 제시하고 있다. 즉 매우 쓸쓸하고 덧없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모습을 보면서 시적 화자는 눈물겨워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망국의 한, 즉 맥수지탄(麥秀之嘆)이라는 주제를 ‘돌보지 않는 퇴락한 궁궐의 쓸쓸한 모습’을 통해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두 작품의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5. 이 시의 시적 화자는 ‘큰 나라 섬기다 거미줄 친 옥좌’라는 표현을 통해서, 조국의 패망 원인이 ‘사대 사상(事大思想)’ 때문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오늘날에도 우리 주위에 이러한 사대 사상의 잔재가 남아 있는지 알아보고, 이러한 사대 사상을 벗어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토론해 보자.
지도 방법 : 시적 상황이나 시의 비판적 주제 의식을 현재의 시대적 상황과 비교해 보는 활동이다. 이 활동은 자칫 일방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를 요한다. 무조건적인 비판이나 근거 없는 주장은 교사가 적절히 지적해 주어야 한다. 따라서 모둠 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충분히 토의한 뒤에 타당한 근거를 제시하면서 주장이 이루어지게 해야 한다.
예시 답안 : 사대주의(事大主義)는 우리보다 국력이 강한 나라를 무조건적으로 섬기고자 하는 의식이다. 지금 세계적 강대국인 미국은 그런 점에서 사대(事大)의 대상이 되기에 충분하다. 특히 우리나라는 1945년 이후 미국의 원조와 지원을 많이 받게 되었다. 특히 음악이나 영화 등 문화적인 면에서 ‘미국이 최고’라는 사고가 팽배해 있는데 이는 문화적 절대주의에 빠질 우려가 있다. 따라서 우리는 정체성(正體性)을 갖고 우리 것에 대한 자부심을 키워야 한다. 다만 지나치게 문화적 상대주의를 강조하여 인습(因習)마저도 우리 것이라면 좋아하고, 외국 것은 무조건 배척해서는 안 될 것이다.
심화 자료
'봉황수'의 형태상 특징
산문시는 시로서 지녀야 할 형식적인 틀에서 벗어난 산문으로 표현한 시를 말한다. 그러나 일반 산문과의 구별을 위하여 산문시에는 형태상의 압축과 응결이 필요하게 되고 시 정신의 결정이 요구된다. '봉황수'는 시상의 전개 과정에 나타나는 고전적인 시어나 주제의 방향이 시를 침착하게 이끌고 나갈 필요가 있어 산문시의 형태를 취하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봉황수'의 회고적 경향
조지훈은 동양의 회고적 정신을 바탕으로 하여, 민족 정서, 전통에의 향수, 불교적 선미(禪美) 등을 표현한 시인이었다. '봉황수'는 기울어져 가는 것, 사라져 가는 것들에 대해 느끼는 슬픔을 읊고 있다.
조지훈의 이 같은 회고적 경향은 전통의 자취를 되짚어 봄으로써 정신적 부활의 계기를 모색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지닌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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