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노랫가락의 고저장단은 대중이 없습니다.
그래서 세속의 노래곡조와는 조금도 맞지 않습니다.
그러나 나는 나의 노래가 세속 곡조에 맞지 않는 것을 조금도 애달파하지 않습니다.
나의 노래는 세속의 노래와 다르지 아니하면 아니 되는 까닭입니다.
곡조는 노래의 결함을 억지로 조절하려는 것입니다.
곡조는 부자연한 노래를 사람의 망상(妄想)으로 도막쳐 놓는 것입니다.
참된 노래에 곡조를 붙이는 것은 노래의 자연에 치욕입니다.
님의 얼굴에 단장을 하는 것이 도리어 흠이 되는 것과 같이 나의 노래에 곡조를 붙이면 도리어 결점이 됩니다.
나의 노래는 사랑의 신(神)을 울립니다.
나의 노래는 처녀의 청춘을 쥐어짜서 보기도 어려운 맑은 물을 만듭니다.
나의 노래는 님의 귀에 들어가서는 천국의 음악이 되고 님의 꿈에 들어가서는 눈물이 됩니다.
나의 노래가 산과 들을 지나서 멀리 계신 님에게 들리는 줄을 나는 압니다.
나의 노랫가락이 바르르 떨다가 소리를 이르지 못할 때에 나의 노래가 님의 눈물겨운 고요한 환상으로 들어가서 사라지는 것을 나는 분명히 압니다.
나는 나의 노래가 님에게 들리는 것을 생각할 때에 광영(光榮)에 넘치는 나의 작은 가슴은 발발발 떨면서 침묵의 음보(音譜)를 그립니다.
요점 정리
지은이 : 한용운
갈래 : 서정시
성격 : 철학적, 관념적, 대비적
구성 : 1연의 1-8행은 나의 노래와 세속의 노래 대비 - 세속의 노래(부자연한 노래에 곡조를 붙여 놓음)
1연의 9-11행은 세속적 가치를 벗어나 초월적 가치를 추구함.
2연은 님을 향한 사랑의 노래를 부르고 있으며, 2연의 1행에서는 멀리 있는 임이 나의 노래를 듣는다고 믿고 있으며, 2행에서는 어떠한 경우라도 임은 나의 노래를 들을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으며 3행에서는 임이 노래를 들을 것에 대해 영광스러워 하며 떨리는 마음으로 노래를 부름.
주제 : 나의 노래의 초월적 가치 추구
특징 : 세속의 노래와 대비하여 나의 노래의 초월성[일정한 영역이나 한계를 넘어서 그 밖에 또는 그 위에 존재하는 성질]을 강조하고 있음
내용 연구
나의 노랫가락의 고저장단은 대중이 없습니다.[세속의 노래와는 다름]
그래서 세속의 노래곡조[부자연한 노래에 곡조를 붙인 것]와는 조금도 맞지 않습니다.
그러나 나는 나의 노래가 세속 곡조에 맞지 않는 것을 조금도 애달파[마음이 안타깝거나 쓰라리]하지 않습니다.
나의 노래는 세속의 노래와 다르지 아니하면 아니 되는 까닭입니다.[세속적 가치의 초월, 절대적 가치의 추구]
곡조는 노래의 결함을 억지로 조절하려는 것입니다.
곡조는 부자연한 노래를 사람의 망상(妄想 : 이치에 맞지 아니한 망령된 생각을 함)으로 도막[짧고 작은 동강]쳐 놓는 것입니다.
참된 노래에 곡조를 붙이는 것은 노래의 자연에 치욕입니다.
님의 얼굴에 단장을 하는 것이 도리어 흠이 되는 것과 같이 나의 노래[님의 얼굴]에 곡조[단장]를 붙이면 도리어 결점이 됩니다.
나의 노래는 사랑의 신(神)을 울립니다.
나의 노래는 처녀의 청춘을 쥐어짜서 보기도 어려운 맑은 물을 만듭니다.
나의 노래는 님의 귀에 들어가서는 천국의 음악이 되고 님의 꿈에 들어가서는 눈물이 됩니다.[나의 노래의 세속적 가치 초월]
나의 노래[천국의 음악]가 산과 들을 지나서 멀리 계신 님에게 들리는 줄을 나는 압니다.
나의 노랫가락이 바르르 떨다가 소리를 이르지 못할 때에 나의 노래가 님의 눈물겨운 고요한 환상[꿈]으로 들어가서 사라지는 것을 나는 분명히 압니다.
나는 나의 노래가 님에게 들리는 것을 생각할 때에 광영(光榮 : 영광)에 넘치는 나의 작은 가슴은 발발발 떨면서 침묵의 음보(音譜)[사랑의 노래]를 그립니다.[임을 향한 사랑의 노래]
이해와 감상
시적 화자는 임에 대한 사랑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임은 화자에게 절대적인 존재로 세속적인 것과 신성(神性)의 갈등과 대립을 통해 시인의 초월적 가치의 지향성을 잘 드러내고 있다.
심화 자료
꽃에게서 배우라
풀과 나무들은
저마다 자기다운 꽃을 피우고 있다.
그 누구도 닮으려고 하지 않는다.
그 풀이 지닌 특성과
그 나무가 지닌 특성을 마음껏 드러내면서
눈부신 조화를 이루고 있다.
풀과 나무들은
있는 그대로 그 모습을 드러내면서
생명의 신비를 꽃피운다.
자기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자신들의 분수에 맞도록 열어 보인다.
옛 스승 임제 선사는 말한다.
'언제 어디서나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라.
그러면 그가 서 있는 자리마다
향기로운 꽃이 피어나리라.'
자신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면 불행해진다.
진달래는 진달래답게 피면 되고,
민들레는 민들레답게 피면 된다.
남과 비교하면 불행해진다.
이런 도리를 이 봄철에 꽃에게서 배우라.
아름다움의 본질에 대해 옛 스승은 다시 말한다.
'일 없는 사람이 귀한 사람이다.
다만 억지로 꾸미지 말라.
있는 그대로가 좋다.'
'일 없는 사람'은
하는 일 없이 빈둥거리는 사람이 아니다.
일을 열심히 하면서도 그 일에 빠져 들지 않는 사람,
일에 눈멀지 않고
그 일을 통해 자유로워진 사람을 말한다.
억지로 꾸미려 하지 말라.
아름다움이란 꾸며서 되는 것이 아니다.
본래 모습 그대로가
그만이 지닌 특성의 아름다움이다.
--- 살아 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법정 저, 류시화 엮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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