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인/황지우

심인(尋人)

김종수 80년 5월 이후 가출

소식 두절 11월 3일 입대 영장 나왔음

귀가 요 아는 분 연락 바람 누나

829-1551

 

이광필 광필아 모든 것을 묻지 않겠다

돌아와서 이야기하자

어머니가 위독하시다

 

조순혜 21세 아버지가

기다리니 집으로 속히 돌아오라

내가 잘못했다

 

나는 쭈그리고 앉아

똥을 눈다

 

 

요점 정리

지은이 : 황지우

갈래 : 자유시, 서정시, 실험시

어조 : 자조적인 어조

성격 : 실험적, 풍자적, 희화적

제재 : 사람을 찾는 광고

주제 : 민중(民衆)들이 고단한 삶 앞에서 느끼는 좌절감과 무력감

특징 : 파격적인 언어와 형식을 통해 시의 일상성에서 벗어나려고 함.

 

 

내용 연구

김종수 80년 5월 이후 가출[광주민주화 항쟁이 있었던 시기로 광주화 운동은 1980년 5월 18일에서 27일까지 전라남도 및 광주 시민들이 계엄령 철폐와 전두환(全斗煥) 퇴진, 김대중(金大中) 석방 등을 요구하여 벌인 민주화운동으로 많은 사람들이 시위에 가담했다가 실종되기도 했음]

소식 두절 11월 3일 입대 영장 나왔음

귀가 요 아는 분 연락 바람 누나

829-1551

 

이광필 광필아 모든 것을 묻지 않겠다

돌아와서 이야기하자

어머니가 위독하시다

 

조순혜 21세 아버지가

기다리니 집으로 속히 돌아오라

내가 잘못했다[김종수 - 내가 잘못했다 : 신문에 실린 광고 문구를 그대로 가져온 '인용문'으로 서민들의 파란곡절(波瀾曲折 :사람의 생활이나 일의 진행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나 시련. 또는 그런 변화)한 삶이 반영되어 있음]

 

나는 쭈그리고 앉아

똥을 눈다[시적 화자의 자조적인 무력감과 좌절감을 풍자적으로 희화(戱畵)화하고 있고, 실험적이고 파격적인 형식이다. 그런 점에서 황지우의 '무등'이라는 작품도 그런 실험적이고 파격적인 시라고 볼 수 있다.]

 

 

이해와 감상

 이 시는 신문에 실린 사람을 찾는(尋人) 광고의 문구를 그대로 인용하여 대변을 보고 있는 '나'의 모습과 병치시킨 파격적인 형식의 실험시로 시인은 억압적인 분위기의 사회에서 삶의 곡절을 지닌 채 살아가는 민중들의 모습, 그리고 그 앞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의 무력감과 좌절감을 풍자적으로 희화화했다.

 

심화 자료

무등

山

절망의 산,

대가리를 밀어버

린, 민둥산, 벌거숭이산

분노의산, 사랑의산, 침묵의

산, 함성의산, 증인의산, 죽음의산,

부활의산, 영생하는 산, 생의산, 희생의

산, 숨가쁜 산, 치밀어오르는산, 갈망하는

산, 꿈꾸는산, 꿈의산, 그러나 현실의산, 피의산,

피투성이산, 종교적인산, 아아너무나너무나 폭발적인

산, 힘든산, 힘센산, 일어나는산, 눈뜬산, 눈뜨는산, 새벽

의산, 희망의산, 모두모두절정을이루는평등의산, 평등한산, 대

지의산, 우리를감싸주는, 격하게, 넉넉하게, 우리를감싸주는어머니

  광주의 '무등산'을 제재로 한 이 시는 어머니와 같고, 모든 것을 포용하여 감싸고 말없이 인간을 지켜보고 있는 산의 모습을 노래하고 있다. 특이한 행의 배열을 통해 시각적 효과를 얻고 있으며, 삼각형은 산의 모습을 시각화한 것으로 실험적인 형식을 지니고 있는 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