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게 두번 놀란적이 있다
한번은 이른 아침 전철에서 일이다
눈이 안보이는 장애우가 길을 묻기에 알려 주었더니 손목을 잡고 놓지 않는다
매몰차게 뿌리칠 수 없어서 그냥 있었는데 장애우가 내리는 곳에서
나를 끌고 내리려는 것이다
소리를 질러 보았지만 힘이 센 장애우는 막무가내로 끌고 내리려 하고
기둥을 잡고 안내리려는 나와 실갱이가 있었지만 전철에 앉아 있던
많은 사람들은 쳐다 보고만 있는것이다
냉혹한 사회는 이런것이다 생각하니 무서움이 앞선다
또 한번은 기차에서다
깔끔하게 차려입은 젊어 보이는 아저씨가 옆자리에 앉았다
자리가 많이 비어 있으므로 편히 가려고 앞좌석으로 옮긴뒤부터 일은 발생했다
뭔가 알 수 없는 말들을 자꾸 하는데 자세히 들어보니
사회에 불만을 토하는 말로 살인을 들먹이기까지 한다
아내가 바람나서 가출을 한 것일까!
내게서 그런 아내를 연상한 것일까?
금방이라도 달려 들어 내게 어떻게 할것만 같은 살기마져 느껴
다른칸으로 옮기고 싶은데 꼼짝을 할 수가 없었다
친구에게 SOS 문자를 해서 전화 받으며 그 자리를 뜰 수 있었다
사람에게 놀란뒤로 손길이 필요한 사람일지라도
그냥 지나치게 된다
또한 이상한 사람이 옆에만 와도 섬뜩 놀라기도 한다
이번경우도 그런예다
횡단보도에 막 도착해서 신호를 기다리는데
먼저 서 있던 장애우 같은 사람이 내 옆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순간 놀라며 옆걸음 치는데
그 사람은 푸른신호가 들어오자 앞서 달려 나가는 것이다
무방비 상태에서 아무것도 모른 채 괴한으로 오인받은 그가
떠난 뒤에 그에게 미안함이 들었다
길을 가다가 앞을 못 보는 장애우를 보면 나도 모르게 비켜 선다
벌써 1년이 넘었는데도 움찔움찔 하는걸 보면 시간이 더 필요한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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