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시(抒情詩)란 주정시(主情詩) 주지시(主知詩) 주의시(主意詩)로 대별된다.
이에 주정시는 감각적인 시,정조적인 시로 구분되며, 주지시의 경우에는 모더니즘의 시, 초현실주의의 시로 구분되고, 주의시의 경우는 저항의지의 시, 의지의 시로 구분된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시란 운율적인 언어로서 인간의 사상이나 감정, 관념이나 정서를 압축적으로 표현하는 문학적 한 형식이다. -김용진 시인의 <삶과 언어>대학국어 총서 참조-
시란 문자로써 표현하는 문학에 소속된 한 장르로서 서정시란 주정적 시의 경우 감정의 유발에서 감각, 정서, 정조를 주요 내용으로 한다는데 특이점이 있다. 또한 주지시의 경우 지성이 토대가 됨으로써 기지, 지혜, 예지를 주요 내용으로 한다. 모더니즘시, 초현실주의 시, 심리주의 시 등의 지적인 시를 주요 내용으로 한다.
주의시의 경우에는 의지가 본질이며 이에 구분하면 저항의 의지, 긍정과 창조의 의지를 주요내용으로 한다.
김용진 시인은 다음과 같은 시들을 예로 들어서 서정시의 감촉을 설명한다.
감각적인 시에 대하여,
꽃가루와 같이 부드러운 고양이의 털에/고운 봄의 향기가 어리우도다./
금방울과 같이 호동그란 고양이의 눈에/미친 봄의 불길이 흐르도다./
고요히 다물은 고양이의 입술에/포근한 봄 졸음이 흐르도다./
날카롭게 쭉 뻗는 고양이의 수염에/푸른 봄의 생기가 뛰놀아라./
-이장희의 <봄은 고양이로다.>-
정조적인 시에 대하여,
산산히 부서진 이름이여!/허공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이하 생략-
선채로 이 자리에 돌이되어도/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김소월의 <초혼>-
모더니즘시에 대하여,
낙엽은 폴란드 망명정부의 지폐/포화에 이지러진/
도룬시의 가을 하늘을 생각게 한다./
길은 한줄기 구겨진 넥타이처럼 풀어져/
일광의 폭포속으로 사라지고/
조그만 담배 연기를 내품으며/
새로 두 시의 급행열차가 들을 달린다./
-이하생략-
추일서정<김광균>-
거울속에는소리가없소/저렇게까지조용한세상은참없을것이오./
거울속에도내게귀가있소./내말을못알아듣는딱한귀가두개나있소./
-이하생략-
거울속에나는참나와는반대이오마는/
또꽤닮았소/나는거울속의나를조심하고진찰할수없으니퍽섭섭하오./
-이상의 <거울>-
저항의지, 의지의 시의 경우를 아래에 별도로 취급해 본다.
내 죽으면 한 개 바위가 되리라/아예 애련에 물들지 않고/
희노에 움직이지 않고/비와 바람에 깎이는대로/
억년 비정의 함묵에/안으로 안으로만 채찍질하여/
-이하 생략-
-유치환의<바위>-
이렇게 서정시는 여러 갈래로 나뉘어져서 한 강물이 여러 지류로 흘러 각기 다른 문맥의 전답에 물줄기를 대어 주는 것과 같은 이치라 할 것이다.
일찌기 시의 시론대가(詩論大家)인 <로랑.드. 르네빌>은 시인의 시에 대하여 "독자들을 시의 식탁에 초대한다는 것은 시인의 영광일지 모른다. 그러나 독자들은 시의 <메뉴.를 모른다. 그러므로 시에 대하여 어느 것이 어느 것이고 이것이 어느 시의 종류인지를 구분치 못 한다. 이것이 오늘날의 시와 독자와의 거리감이다."라고 말했다. 아닌게 아니라 오늘날의 시는 난해하기 그지 없다.시는 끊임없는 비난의 화살을 얻어 맞기에 급급한다. 그러나 시의 본질면에서는 아무런 비난의 대상이어서는 안된다.
난해가 시의 본분이라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시가 일반적 보통언어의 어법으로 쓰여진다면 시라고 할 것이 없다는 것이다.
필자도 그렇게 동조하고싶다. 시란 시에서 사용되는 언어란 우리가 일상생활에 젖어있는 언어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언어를 어떻게 요리하느냐에 달려 시의 평가가 달라진다.
음식의 식탁에도 마찮가지이다. 같은 재료를 가지고 어떤 음식을 조리하느냐에 따라서 그 음식의 모양새와 맛깔과 분위기가 달라진다는 점이다.
시어란 마치 새로운 신비의 세계에 도달한 느낌의 언어로서 놀랍게 나타나져야 한다는데 일반적 어법과 다르다는 점이다. 특히 시에는 작자의 언어능력, 언어사용의 운용방식에 따라서 시의 효과가 달라진다. 즉 비유와 상징의 특유한 어법으로 시적 효고가 거듭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아래 예시(例示)하여 봄에 따른 언어는 일반적 언어임에도 시에서는 전혀 다른 새로운 감정을 유발케 하는 언어작용을 보여준다.
해와 하늘 빛이/문둥이는 서러워/보리밭에 달 뜨면/애기 하나 먹고/꽃처럼 붉은 울음을 밤새 울었다./-서정주<문둥이>-이 시에서는 전혀 일반적 언어에서 벗어나 새로운 감성의 언어로 태어난다. 이것이 시어의 돌출적 발상인 것이다. 현실적 언어에서 새로운 감각의 언어로 탈피하는 것이다.
단순히 시가 시로서의 노래가락이거나, 음악적 운치에 그치고 만다면 시의 생명은 다하고 마는 셈이다.
시는 정작 오늘의 사회적 결함을 메꾸고 현실에 무언가는 <시인의 개성이 시인의 작품에 등분되어>-김규동의 <지성 고독의 문학>에서-
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새로운 내일의 등불로서 오늘이라는 어두운 밤을 비쳐주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현대시의 역활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서정시라고 해서 그저 서정적 감정에만 감각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서정시의 역활이야 말로 무궁무진한 책무를 지고 있는 밝은 등불인 것이다.
산에는 꽃 피네/꽃이 피네/갈 봄 여름 없이/꽃이 피네/
산에/산에/피는 꽃은/저만치 혼자서 피어 있네/
산에서 우는 작은 새여/꽃이 좋아/산에서/사노라/산에는 꽃이 지네/꽃이 지네/-김소월의 <-산유화>-
이 시는 "진달래꽃" 과 함께 김소월의 대표적인 작품이다. 이시는 산에서 피고 지는 꽃을 소재로 그려낸 작품이다. 그러나 이 시가 띄우고 있는 성분은 꽃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것이 아니라, 변화무쌍한 자연을 그려내어 "저만치"라는 상대적 물상과 나라는 개체를 대립시켜 놓고 보는 산과 꽃과 나라는 시각선상에 시인의 이상향(生覺)을 삼각화 하여 일정한 거리를 놓고 본 느낌을 주는 시이다. 그것이 이 시인의 한(恨)이요. 고독감이요. 시 전체에 흐르는 향수와 향토적 색채를 띄운 심성과 자연의 무상함을 보여주는 시인 것이다.
서정시의 특징은 본래 이러하다. 문자 그대로 주관적 감정이나 정서를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이다.
비유와 상징적 방법을 써서 간접적인 표현을 수식하게 된 것은 1930년대 후반부에 이르러서야 시도되어졌다고 볼 수 있다.
그 이전에는 거의가 시적 감정을 자연 발생적 토로(吐露)의 방법으로 사용해 왔다는 데 특징이 있다. 그만큼 미숙한 단계라고는 하지만 그 당시의 시문학의 도두라진 예로는 감정의 솔직성과 시인의 시각적 감성의 심오한 내면의식의 발현은 오히려 비유를 앞잘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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