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udy방/유명시212 무화과 / 김지하 무화과 돌담 기대 친구 손 붙들고 토한 뒤 눈물 닦고 코풀고 나서 우러른 잿빛 하늘 무화과 한 그루가 그마저 가려섰다. 이봐 내겐 꽃 시절이 없었어 꽃 없이 바로 열매맺는 게 그게 무화과 아닌가 어떤가 친구는 손 뽑아 등 다스려주며 이것 봐 열매 속에서 속꽃 피는 게 그게 무화.. 2012. 1. 4. 둥글기 때문에 /김지하 둥글기 때문에 거리에서 아이들 공놀이에 갑자기 뛰어들어 손으로 마구 공 주무르는 건 철부지여서가 아니야 둥글기 때문 거리에서 골동상 유리창 느닷없이 깨뜨리고 옛 항아리 미친 듯 쓰다듬는 건 훔치려는 게 아니야 이것 봐, 자넨 몰라서 그래 둥글기 때문 거리에서 노점상 .. 2012. 1. 4. 참깨를 털면서 /김준태 참깨를 털면서 산 그늘 내린 밭 귀퉁이에서 할머니와 참깨를 턴다 보아하니 할머니는 슬슬 막대기질을 하지만 어두워지기 전에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젊은 나는 한 번을 내리치는 데도 힘을 더한다 세상사에는 흔히 맛보기가 어려운 쾌감이 참깨를 털어 내는 일엔 희한하게 있는 .. 2012. 1. 4.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김종삼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시가 뭐냐고 나는 시인이 못됨으로 잘 모른다고 대답하였다. 무교동과 종로와 명동과 남산과 서울역 앞을 걸었다. 저물녘 남대문 시장 안에서 빈대떡을 먹을 때 생각나고 있었다. 그런 사람들이 엄청난 고생되어도 순하고 명랑하고 .. 2012. 1. 4. 이전 1 ··· 41 42 43 44 45 46 47 ··· 5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