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산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해마다 봄바람이 남으로 오네.
꽃피는 사월이면 진달래 향기
밀 익는 오월이면 보리 내음새.
어느 것 한 가진들 실어 안 오리
남촌서 남풍(南風) 불 제 나는 좋대나.
2
산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저 하늘 저 빛깔이 저리 고울까.
금잔디 너른 벌엔 호랑나비 떼
버들밭 실개천엔 종달새 노래,
어느것 한 가진들 들려 안 오리
남촌서 남풍불 제 나는 좋데나.
3
산너머 남촌에는 배나무 있고
배나무꽃 아래엔 누가 섰다기,
그리운 생각에 재를 오르니
구름에 가리어 아니 보이네.
끊었다 이어 오는 가는 노래는
바람을 타고서 고이 들리네.
요점 정리
지은이 : 김동환
갈래 : 자유시. 서정시
율격 : 내재율(7.5조의 3음보 바탕)
성격 : 민요적, 낭만적, 향토적,
어조 : 동경하는 마음으로 부드럽고 정감 있는 목소리
심상 : 시각적, 청각적, 후각적
구성 :
1-1연 - 남촌에 대한 동경이 시작된다. '산 너머'에서 더 떨어져 있어서 궁금해 하는 감정. 해마다 봄바람에서 일어남, 희망, 다시 할 수 있을 것 같은 것들을 느낄 수 있다.
1-2연 - 해마다 불어오는 봄바람의 이미지를 쓰고 있다. 진달래 향기에서는 평화로움, 향긋함을 느낄 수 있고 보리 내음새에서는 풍요로움, 풍족함 등을 느낄 수 있다.
1-3연 - 봄바람은 남에서의 일을 뭐든지 실어오며 모든 것을 느낄 수 있게 해 주며 화자는 그것을 모두 좋아하고 있다.
2-1연 - 새파란 하늘이 보이고 여전히 남촌에 대한 궁금증에 잠겨 있다.(밝은 느낌)
2-2연 - 호랑나비 떼, 종달새 노래에서 모두 평화로움을 느낄 수 있다. 금잔디 너른 벌에서는 가 놀고 싶은 마음을, 버들밭 실개천에서는 물을 떠 마시고 싶은 감정이 일어난다.
2-3연 - 남풍이 그리는 곳의 소식을 전해주는, 접할 수 있게 해주는 매개체 같다.
3-1연 - 배나무 한 그루가 있고 그 밑에 어떤 사람이 서 있는 모습이 보인다.
3-2연 - 화자가 남촌을 보기 위해 바쁘게 재(산)에 오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무척 보고 싶어했는데 구름에 가리어 안 보이니깐 슬프고, 아쉽고, 그립다.
3-3연 - 배나무 밑에 서 있는 사람이 부르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아쉬움과 애탐의 감정. 더욱 더 그립고 안타까움을 느낄 수 있다.
특징 : 김규환 작곡으로 널리 불려지기도 한 노래로 동일 시행의 반복, 토속적인 시어 사용
제재 : 남촌
주제 : 남촌에 대한 그리움, 순수한 세계의 갈망, 이상향에 대한 동경
출전 : <해당화, 삼천리사, 1942>
내용 연구
1
산너머 남촌(남쪽 마을로 특정한 지명이 아니고 봄 소식을 전해 주는 이상향)에는 누가 살길래(이상 세계 즉 남국에 대한 그리움으로 '남촌'은 추운 겨울과 대립되는 소망의 세계를 의미한다. 여기서 '산 너머'는 화자의 세계와 남촌 사이의 거리를, '누가'는 임의 심상으로 화자가 상상 속에서 막연히 그리워하는 대상을 뜻한다.)
해마다 봄바람이 남으로 오네.(남에서 불어 오네)
꽃피는 사월이면 진달래 향기(희망과 향수의 이미지)
밀 익는 오월이면 보리 내음새.(대구의 표현이 자연스러운 운율을 형성하면서 화자가 상상한 남촌의 풍경이 아름답게 그려지고 있다. 남국에서 오는 향기. 향토적 정서)
어느 것 한 가진들 실어 안 오리(봄 바람에 실려 올 봄의 향기와 내음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고, 아름답고 향기로운 것들이 모두 남에서 옴)
남촌서 남풍(南風) 불 제 나는 좋대나.(봄바람에 대한 화자의 감정을 직접 드러내고 있다. 나에게 기쁨을 주는 남촌의 향기 )
2
산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저 하늘 저 빛깔이 저리 고울까.(남국의 아름다움에 대한 그리움)
금잔디 너른 벌(넓은 벌판)엔 호랑나비 떼(남국의 낙원적 모습)
버들밭 실개천엔 종달새 노래,(희망과 향수, 향토적 정서로 소월시에 자주 보이던 배경이지만 소월의 애상과 절망은 김동환에 이르러 사라지고 없다.)
어느것 한 가진들 들려 안 오리
남촌서 남풍불 제 나는 좋대나.(회상하며 확인하는 독백조의 말)
3
산너머 남촌에는 배나무 있고
배나무꽃(순수와 낭만의 이미지로 고향의 변함 없는 순수함과 낭만적인 아름다움을 나타내는 시적 효과가 있음) 아래엔 누가 섰다기('서 있다네'로 운율을 맞추기 위한 표현),
그리운 생각에 재(시적 화자의 위치)를 오르니(막연한 그리움의 대상이었던 '산 너머 남촌'과 그곳에 살고 있을 '누가'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가 제시되면서, 그에 대한 그리움이 적극적인 행동으로 표현된 부분으로 남국을 향한 안타까운 마음이 담겨 있음)
구름에 가리어 아니 보이네.(남촌이 가까이 있지 않다는 말로 여기서 '구름'은 '남촌'을 보고자 하는 화자의 행동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다. 역사적으로 해석하면 일제 강점기의 암담한 시대 상황으로 볼 수 있으며, 작가의 특유의 비관적 현실 인식도 담겨 있다.)
끊었다 이어 오는 가는 노래(들릴 듯 말 듯 들리는 그리움의 노래는 희망을 상징함)는
바람을 타고서 고이(조용히, 편안히) 들리네.(남촌을 향한 끝없는 소망으로 끊어졌다가 다시 '이어 가는 노래'는 아무리 어려워도 좌절하지 않고 끝까지 희망을 지키려는 화자의 의지를 나타낸다.)
- '봄'의 의미 -
이 시는 온건하고 소박한 시적 묘사에도 불구하고 강렬한 저항시 이상화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와 그 정서적 배경이 맞물린다. 3연에서 봄의 소식을 전해주는 '임'은 보이지 않지만 그 임의 희미한 소리를 들으며 희망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이 시가 그저 단순히 봄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그 이상의 의미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이해와 감상
가 보지 못한 산 너머 남쪽 마을에 대한 막연한 그리움을 자연물과 자연 현상으로 표현한 이 시는 노래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 시가 노래로 불렸다는 것은 이 시가 노래로 제작되기에 알맞은 음악성을 가지고 있다는 뜻일 것이다. ' 산너머 - 남촌에는 - 누가 살길래 / 해마다 - 봄바람이 - 남으로 오데'처럼 한 행이 세 마디로 끊기고 그것이 반복되는 세 마디짜리 리듬으로 드러나는 음악성에, '봄바람', '하늘 빛깔', '배나무' 등을 각 수에 배치한 변화는 안정되어 있으면서도 생동감 있는 시의 구성을 보여준다. 이러한 반복과 변화에, 미지의 마을에 대한 막연한 그리움과 그 곳에 사는 사람―아마도 이성(異性)일 듯한―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이 어우러져 활달하면서도 정다운 정서를 보여 준다.
산너머 남촌은 한 번도 가 보지 못한 곳이지만, 그 때문에 남촌에 대한 상상은 더욱 더 자유롭고 다양하게 이루어진다. '진달래 향기', '보리 내음새' 등의 냄새와 '금잔디의 호랑나비와 종달새의 노래'인 소리로 맡아지고 들려오면서 그 그리움은 더욱 생생하게 깊어진다. 소리와 냄새로 생생하게 자극되고 느껴진 그리움으로 화자는 '배나무꽃' 아래에 선 누군가를 보러 남촌이 보일만한 언덕에까지 오르지만 구름에 가리어 그 누군가는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화자는, 첫 수와 둘째 수에서 불러온 자신의 노래에 담긴 그리움이 남촌에서 불어 오는 바람과 남쪽 하늘 빛과 화자가 언덕에서 부르는 노래를 통해 서로에게 전달되고 있다는 믿음과 소망을 가지고 있다. 보이지 않는 그 누군가에게 전하는 자신의 노래가 '고이' 전해지리라는 것을 믿는 소박한 마음이 더욱 커다란 그리움과 인상으로 남는다. '남으로 오데', '좋데나', '섰다기' 등의 토속적 어휘와 의도적인 줄임말은 자수율 조정을 위한 축약이기도 하지만 화자의 애틋하고 수줍은 마음을 여운으로 표현하는 데 적절하게 사용되었다. [해설: 이상숙]
이해와 감상1
남촌(南村)은 시인이 그리던 이상향이다. 남촌에는 해마다 봄바람에 실려 오는 꽃향기, 구수한 보리 냄새, 고운 하늘 빛, 호랑나비, 종달새 노래 등 희망과 사랑의 이미지들. 그렇다면 시인이 그리는 남촌은 어디쯤에 있다는 것일까? 독일 시인 칼 부세(Karl Busse, 1872-1928)가 노래했던 '저 산 너머'와는 사뭇 대조적인 시라는 것을 느끼게도 해 준다. 즉, 남들이 모두 산 너머 저쪽에는 행복이 있다기에 찾아갔다가 눈물만 흘리고 돌아왔다는 절망 의식과는 정반대로 마음 속 깊숙이 '남촌'이라는 이상향을 행복의 터전으로 설정해 놓고 그 미지의 세계에 기대하는 모든 희망을 상징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그는 망국의 한을 씻고 빼앗긴 강토를 되찾을 때 참다운 행복의 터전인 '남촌'이 이루어질 것을 확신하면서 그 간절한 소망을 이 작품에 담았다.
이해와 감상2
이 시는 '봄이 오는 남촌'을 배경으로 시인이 그리워하는 이상향을 제시하고 있다. 남촌은 진달래 향기와 보리 익는 풍요로운 계절을 가지고 오는 아름다운 곳이다. 1연과 2연은 이러한 생각의 반복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3연에서 화자는그곳이 안타깝게 그리울 뿐이며 안타깝게 갈 수 없는 낭만적이며 아름다운 곳임을 묘사하고 있다. 고개 마루에 올라 남촌에 살고 있을 '임'을 그리워하지만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임'은 비록 보이지 않지만, '임'이 내게 전해 주는 사랑의 노래는 봄바람을 타고 조용히 들려 온다. '남으로', '내음새', '섰다기' 등 7·5조의 음수율을 맞추기 위해 시인이 적지 않은 노력을 기울인 것은 이른바 민요시를 만들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민요조로 쓰여진 이 아름다운 시가 1,2연으로만 그쳤다면 그저 아름다운 봄의 국토를 그린 서정적인 노래로 그쳤을 것이다. 그러나 3연으로 인해 이 시는 비로소 김동환 특유의 '기다림', '찾아감'이라는 시적 주제를 강렬하게 드러낸다.
김소월과 김동환은 여러 면에서 닮아 있으면서도 다른 정서적 차이를 보인다. 김소월이 유랑민의 정서를 보여 준다면 김동환은 같은 유랑민이라도 해도 적극적으로 찾아나서는 존재, 당당하게 기다리는 시적 화자를 보여준다.
심화 자료
김동환의 다른 작품과의 비교
이상향을 추구하는 시인의 욕구가 자연과 융합되어 자연의 운율적 질서와 동화됨으로써 민요적 리듬을 창출하고 있는 이 작품은, "국경의 밤"과 "북청 물장수"에서 보여 준 북방의 억센 사투리와 강한 남성적 이미지와는 대조적으로 섬세하고 부드러운 언어 구사와 여성적 어조로 표현되어 있어, 시인의 또 다른 일면을 보여 주고 있다.
시인은 "국경의 밤", "눈이 내리느니"와 같은 작품에서는 북방의 춥고 어두운 겨울을 배경으로 암울한 시대 상황을 상징적으로 그려내고 있는 데 반해, 이 시에서는 겨울이 없는 '남촌'을 무대로 하여 그가 그리워하는 이상향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므로 '진달래 향기'·'보리 냄새'·'호랑나비떼'·'종달새 노래'로 대표되는 사랑과 평화의 낙원으로서의 '남촌'이 지니고 있는 희망과 사랑의 이미지는 시인으로 하여금 배나무 꽃 아래 서 계실 '님'이 비록 구름에 가려 보이지는 않더라도, 내게 전해 주는 사랑의 노래는 봄바람을 타고서 계속 들려오는 것으로 믿게 하는 것이다.
김동환의 민족주의 정서
김종철은 일제하 시인들이 부분적 성공에 그쳤을 뿐 전반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문학적으로 실패했다고 본다. 그러한 경향을 소월을 대표로 하는 '헤어나기 힘든 주관주의'에서 찾아 내고 있다. 그리고 김동환도 마찬가지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김동환 자신의 작품 위에 민요시라는 이름을 붙인 바 있다. 김종철은 '국경의 밤'에 함께 수록한 '눈이 내리느니'에서 김동환 시의 우수함과 한계성을 동시에 찾고 있는데 결론적으로 말해 '자기 만족적인 태도의 진술'을 말했다. 그리고 이어서 "시적 사고의 불철저함에서 비롯된 것이며 이 불철저함은 인간적 상실이라는 거대한 상황에 맞서 싸우기에 넉넉할 만큼 충분한 도덕적 열의를 그가 유지하지 못했다는 데서 일차적인 원인을 찾아야할 것"이라고 말한다.(출처 : 문학사상, 통권 30호 1975년 3월)
칼 부세(Karl Busse), '저 산 너머'와 비교
남촌은 시인이 그리던 이상향(理想鄕)이고, 유토피아다. 남촌(南村)은 단지 남쪽의 남촌이 아니라 해마다 봄바람에 실려 오는 꽃 향기, 구수한 보리 냄새, 고운 하늘 빛, 호랑나비, 종달새 노래 등 희망과 사랑의 이미지들이 넘치는 곳이다. 독일 시인 칼 부세의 시 '저 산 너머'와는 많은 면에서 대조적이다. 부세의 시에는 남들이 모두 산 너머 저쪽에는 행복이 있다고 해서 찾아 갔다가 눈물만 흘리고 돌아왔다는 절망의식이 주로 드러나 있는 반면에 김동환의 시에서는 마음 속 깊숙이 '남촌(南村)'이라는 이상향을 설정해 놓고, 그 미지(未知)의 세계에 기대하는 모든 희망을 상징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칼 부세'의 '저 산 너머'
저 산 너머 또 너머 저 멀리
모두들 행복이 있다 말하기에
남을 따라 나 또한 찾아갔건만
눈물지으며 되돌아 왔네.
저 산 너머 또 너머 더 멀리
모두들 행복이 있다 말하건만……
김동환(金東煥)
1901∼? 시인. 본관은 강릉(江陵). 아명은 삼룡(三龍), 아호는 파인(巴人). 1926년 동환으로 개명하였다. 함경북도 경성 출신. 아버지는 석구(錫龜), 어머니는 마윤옥 (馬允玉)이다. 6남매 중 장남이다. 1926년 신원혜 (申元惠)와 혼인하여 분가한 이후 경성에서 서울 종로구 돈의동으로 옮긴 것으로 되어 있다.
1913년 경성보통학교(鏡城普通學校)와 1921년 중동중학교(中東中學校)를 거쳐 일본 도요대학(東洋大學) 영문학과에 진학하였다가, 관동대진재(關東大震災)로 중퇴하고 귀국하였다. 그 뒤 함경북도 나남에 있는 북선일일보사(北鮮日日報社, 1924)·동아일보사(1925)·조선일보사(1927) 기자를 지냈다.
1929년 6월 종합 잡지 ≪삼천리 三千里≫를 자영하였으며, 1938년에는 그 자매지로 문예지 ≪삼천리문학 三千里文學≫을 간행하기도 하였다. 1941년 국민총력조선연맹문화부위원, 조선문인협회 회원으로 피임되면서 ‘총력전의 문화부대’, ‘문화인의 성철부대’를 발표하는 등 전쟁 협력에 적극적으로 협조하였고, 1942년 5월 ≪삼천리≫를 ≪대동아 大東亞≫로 개명하면서 시, 논문, 강연 등을 통해서 황국신민화운동을 벌이는 등 친일 행각을 하였다.
이런 친일 행각으로 광복 후 반민특위(反民特委)에 의하여 공민권 제한을 받다가 6·25남침 때 납북되었다. 그 뒤 행적에 대하여는 알려진 바가 없다. 그의 문단 활동은 1924년 ≪금성 金星≫ 5월호에 시 〈적성(赤星)을 손가락질하며〉를 처음 발표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그 뒤 ≪조선지광 朝鮮之光≫·≪조선문단≫·≪신민 新民≫·≪동광 東光≫·≪삼천리≫·≪신동아 新東亞≫·≪조광 朝光≫·≪조선일보≫·≪동아일보≫·≪중앙일보≫ 등 당시의 신문이나 잡지에 시·소설·희곡·수필·평론 등 많은 작품을 발표하였다.
1925년에는 제1시집 ≪국경의 밤≫과 제2시집 ≪승천(昇天)하는 청춘(靑春)≫ 2권을 간행하였다. 그리고 1929년에는 주요한(朱耀翰)·이광수(李光洙)와 함께 제3시집 ≪삼인시가집 三人詩歌集≫을 펴냈고, 이어 1942년에는 제4시집 ≪해당화 海棠花≫를 발간하기도 하였다.
그의 시세계는 〈국경의 밤〉·〈북청(北靑) 물장수〉등 북방의 정서를 보여준 초기 시와, 〈우리들은 칠인(七人)〉·〈오호 태평양상(嗚呼 太平洋上)의 군신(軍神)〉 등 자기 안주를 위하여 현실에 순응하여 친일성과 야합한 중기 시, 그리고 〈무명전사(無名戰士) 묘 앞에〉·〈33인의 송가(頌歌)〉 등 자신의 친일 행각을 참회하고 애국주의를 표방한 광복 후의 후기 시로 구분해볼 수 있다.
이 가운데 특히 〈국경의 밤〉은 우리 나라 최초의 서사시로 일컬어지는 그의 대표작으로서, 두만강 일대의 겨울밤을 배경으로 하여 밀수꾼으로 위장하고 떠난 남편을 기다리는 아내의 불안한 마음을 통하여 망국민의 민족적 비애를 노래하고 있다. 그리고 그의 시세계의 커다란 맥을 형성하는 일련의 민요시들 가운데 〈산(山)너머 남촌(南村)에는〉은 따사로운 자연과 순박한 인정을 노래한 것으로 곡을 붙여 널리 불리고 있는 그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이다.
그 밖에 그가 납북된 후 최정희(崔貞姬)가 유고를 모아 펴낸 제5시집 ≪돌아온 날개≫(1962)가 있으며, ≪삼천리≫에 실린 논설들을 모은 산문집 ≪평화(平和)와 자유(自由)≫ (1932)가 있다. 또, 시·소설·평론을 함께 묶은 ≪조선명작선집 朝鮮名作選集≫ (1936), 명사들의 기행문을 모은 ≪반도산하 半島山河≫(1941), 수필집으로 ≪꽃피는 한반도(韓半島)≫(1952) 등이 있다.
≪참고문헌≫ 친일파군상(민족정경문화연구소 편, 1948), 韓國現代詩人硏究(鄭泰榕, 語文閣, 1976), 韓國浪漫主義詩硏究(吳世榮, 一志社, 1980), 金東煥論(金起林, 東光, 1932.7.), 金東煥論(曺南鉉, 國語國文學 75, 1977), 巴人 金東煥硏究(張富逸, 서울大學校大學院碩士學位論文, 1982).(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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