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 안 국밥집에는 두 사내가 마주앉아 허름한 저녁을 들고 있다, 뚝배기 속으로 달그락거리던 숟갈질이 빈 반찬그릇에서 멎자 한 사내는 아쉬운 듯 주머니를 뒤져 담배를 붙여 물고 유리창 밖을 내다본다, 마주앉은 사내는 목덜미를 타고 내리는 식은땀은 닦아 낼 겨를도 없이 남은 국물을 들이마시고 마지막 깍두기를 씹고 있다, 언제 왔는지 어둠이 깊은 심연처럼 그릇 바닥에 고여 어둑히 내다보면 구겨지는 골목으로 벗어나며 저 사내에게도 갈 곳이 있다는 것일까 어느새 웃자란 수염이 차지한 뽀쪽턱을 비껴 추위에 움츠린 겨울의 가등(街燈)들이 무심한 듯 길바닥에 일렁거리지만 불빛이 감추는 망막 때문에 유리창 안쪽으로 따뜻한 것들이 기웃거리는지 아까부터 군청색 작업복의 사내가 골똘히 생각하는 것은 대책 없는 허술한 앞날일 뿐 잿빛 잠바도 모르는 사내들의 길 위로 어디서나 흔해빠진 길들을 차지하려고 사람들은 저렇게 바쁘게 오고 간다
요점 정리 작가 : 김명인 구성 : 언제 왔는지 ~ 오고 간다 - 희망 없이 사람들이 오고가는 거리의 모습 주제 : 서민들의 희망 없는 삶
내용 연구 골목 안 국밥집[초라하고 허름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 곳, 도시 노동자들의 어렵고 힘든 삶을 드러내 주는 배경]에는 두 사내가 마주앉아 허름한 저녁을 들고 있다, 뚝배기 속으로 달그락거리던 숟갈질이 빈 반찬그릇에서 멎자 한 사내[익명으로 표현함으로써 힘든 상황이 이들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님을 드러냄]는 아쉬운 듯 주머니를 뒤져 담배를 붙여 물고 유리창 밖을 내다본다, 마주앉은 사내는 목덜미를 타고 내리는 식은땀은 닦아 낼 겨를도 없이 남은 국물을 들이마시고 마지막 깍두기를 씹고 있다[국밥집에서 저녁을 먹는 두 사내의 모습], 언제 왔는지 어둠이 깊은 심연[깊은 연못]처럼 그릇 바닥에 고여 어둑히[제법 어둡게] 내다보면 구겨지는 골목으로 벗어나며 저 사내에게도 갈 곳이 있다는 것일까 어느새 웃자란 수염이 차지한 뽀쪽턱[허름하고 초라한 모습]을 비껴 추위에 움츠린 겨울의 가등(街燈)[희망적이지 못한 풍경 / 두 사내의 심리적 정황과 어울림]들이 무심한 듯 길바닥에 일렁거리지만 불빛이 감추는 망막 때문에 유리창 안쪽으로 따뜻한 것[유리창 밖의 풍경과는 대조되는 것]들이 기웃거리는지 아까부터 군청색 작업복[노동자임을 암시]의 사내가 골똘히 생각하는 것은 대책 없는 허술한 앞날일 뿐[희망 없는 미래] 잿빛 잠바도 모르는 사내들의 길 위로 어디서나 흔해빠진 길[대책 없는 앞날]들을 차지하려고 사람들은 저렇게 바쁘게 오고 간다[언제 왔는지~바쁘게 오고 간다 : 사람들이 희망 없이 오고 가는 거리의 모습]
이해와 감상 도회지의 초라한 두 사내가 국밥집에서 저녁을 먹고 있는 모습을 포착한 것으로 시상이 전개된다. 시인은 두 사내의 행색을 차분하게 묘사하면서, 그들이 힘들고 어렵게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암시한다. 유리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 또한 그리 희망적이지 않음을 '가로등'을 통해 나타난다. 대책 없는 앞날을 위해 분주히 오고 가는 거리의 사람들을 보면서 작품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더 낮게 가라앉아 있음을 알 수 있게 한다. 심화 자료
|
'♠ study방 > 유명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눈 /김수영 (0) | 2012.01.04 |
---|---|
남으로 창을 내겠소 /김상용 (0) | 2012.01.04 |
북청 물장수 /김동환 (0) | 2012.01.04 |
산넘어 남촌에는 / 김동환 (0) | 2012.01.04 |
국경의 밤 /김동환 (0) | 2012.01.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