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새벽
창밖을 바라보면 다섯개의 가로등이 어둠을 사르고
동트는 아침을 맞이하려 한다
온통 검은빛이 금방 휩쓸기라도 할 것처럼 달려들지만
어쩌지 못해 가로등밑에 코를 박고 킁킁거릴뿐
축구공만한 얼굴을 들이밀면 수줍은 듯 어둠은 사라진다
촛점 잃은 두 눈동자만이 비비는 손가락 사이에서 눈꼽이 낙하하고
삭은내 푹푹 풍기는 입주위는 동그라미 그리며
행주치마 옷걸이 찾아 나선다
밤새 떨고 있는 저 가로등도 내마음과 같은까
외로움에 추위에 떨고 있을 가로등을 품에 안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