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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꾸러미방/끄적끄적

빈잔

by 미스커피 2012. 4. 17.

잔을 비운다

쏟아 지는 눈빛

타고 들어가는  

가득한 먼지를 떼어 내려 하지만

그럴수록 파편되어  온 몸을 에워싼다

촉촉한 눈 망울은

심장을 향해 호스 줄기를 뿜어 내고

꺼지지 않는 잔해들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

그을음의 변장을 하고

스멀스멀 자리를 털며 내게로 달려 든다

비집고 들어 오는것을 어쩌지 못해

가슴으로 막아 내는 순간

심장은 터져 오를 듯 숨을 쉬지 못하고

흙 내음이 물씬 풍긴 바닥에 나동그라 진다

오늘도 달라진건 없지만

번번히 다짐해 보는 빈잔을 보면서 

스스로 자물쇠를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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