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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udy방/詩 공부

[스크랩] 현대시의 이해와 시쓰기<12>

by 미스커피 2013. 1. 18.

기차를 타고 온 民族主義자들이 밀집모자와 助淫文學家 무슈, `김'質辨階級의 疾走, 西北航空路에서, 無面渡江東, 곤봉정치가의 연설에 관하여 검은 안경, 화랑부대 ㅇㅇ高地탈환 VOL de nuit. 乙支文德의 미소. 모나리자는 나이롱 양말을 벗고, 파이프 오르간, 國際電話局에서, Agamennon 땃벌떼는 곡마단의 단장의, 새까만 밤밤밤밤, 발코니 서 심각한 風俗을 지니는 議長들, 毛澤東의 피리소리.
-(3)조향(趙鄕)의 詩 <어느 날의 Menu>에서-

우리의 서정시가 이렇게 확연히 차가운 바람을 타고 거세게 달려든 때가 있었다. 시가 딱딱하기 그지없는 주지의식으로서 우리 문학의 몸을 새롭게 분출시키고 있었다.
시의 난해라고들 보지만 실은 모더니즘의 백미라고 한들 어떻랴!
이러한 시의 문학사적 공과는 다음으로 미루더라도 우리시의 내부적 파괴와 새로운 청신호는 거듭되고 있었다. 시대의 필연적 산물이었다. 시대적 흐름의 맥박이요 인간영혼의 구가(歐歌)였다는데 의심의 여지가 없는 일이다.
일단은 의식하(意識下)의 멧세지를 자동기술적으로 기술한 슈르레알이즘 문학이다.
무엇이 우리에게 힘들고 아프게 하며 위기를 느끼게 하는가? 전쟁을 통한 대량학살, 자기 생존에 대한 위협, 극도로로 발달된 기계문명, 많은 것들이 도사리고 있는 위협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위협적인 것이 휴머니즘이다. 휴머니즘의 파괴로부터 오는 인간상실감의 고투와 황폐감은 그 어느 위협성에 비교 할바가 아니다.
박남수(朴南秀)의 <갈매기 素描9>와 <神의 쓰레기>. <밤>을 보라.

(3)찢어지는
분통을 메다쳐 보다가는/서러워서 꺄륵 꺄륵/울어도 본다.//
-갈매기-

천상의 갈매에서/부어내리는 순금의 별은/다시 하늘로 回收하지 않는/神의 쓰레기//
-神의 쓰레기-

(5)밤은 새들을 죽이고/등불을 죽이고/온갖 물상들을 죽인다./새들은 어두운 숲, 나무가지에/그 外殼을 걸어두고/어딘가 멀리로 날아간다/등불은 어둠을 밝히고/어둠이 內臟한 것들을 밝히지만/스스로들 밝히지 못하여 절망한다.//
-밤-

위에 인용된 시들은 박남수 시인의 시적 변천을 볼 수 있는 점이다. 새, 바람, 어둠, 등불, 등의 순으로 존재성의 위협을 내포한 시이다.
그의 시 <새의 暗葬>이라는 시를 보면 이러하다.

삶보다 투명한 軌跡을 그으며/
한마리 새는/저승으로 넘어가고 있다.//

이 새의 문제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곳에 암장되는 존재이다. 보다 존재론적이며 자아를 냉철하게 객관화함으로 <총에 맞아 떨어지는 피묻은 새가 아니고, 순금의 깃을 치며 유유히 멀어져 가는 영혼의 새>이다.
이 시가 이끌고 있는 주제의식(主題意識)은 프로이드적 두가지 방법, 즉 성적(性的), 무기물적(無機物的) 가정을 설정한데서 시작한다.
성적이란 것은 육체적 근거, 무기물로 돌아간다는 것은 죽음을 명시한 의미이다.
우리으 서정시가 전쟁의 소용돌이에서 고뇌하는 시로 아픔을 제기하고 증오를 제시하는 반감의 시로,그리고 삶의 본질과 휴머니즘을 제시하는 시로서 바뀌어져 오면서 시간과 공간을 뛰어 넘어 새로운 현대시로 앞질러 여과되는 현상을 경험하게 되는 데 작금에 시들이 시대정신을 충실히 이행하고자 하는 증세를 볼 수가 있는 것도 이같은 현상에 대조되는 점들이다.

다리를 놓아/바다를 놓아야 한다./우리가 사는 일은 다리를 놓아야 한다./너와 나의 마음에/다리를 놓아/휴전선 위에/서울과 평양에/가로 세로 거미줄 감기듯/하늘에 별이 얽히듯/이렇게 다리를 놓아 나가면/언제인가 하나가 되어/우리는 하나가 되어/主義가 空間을 갈라 놓을 수 있나/가로막는 권력의 담장을 쳐부숴라/아무리 거룩한 말씀을 휘둘러도/피와 살을 갈라놓은 理由일 수는 없다./아름다운 山河에 꽃이 피고/묏새가 울어도/흰 구름이 무심히 흘러도/증오의 눈초리가 오가는 이 땅은/주검과 죄악의 쓰레기통/저주받은 생활 일 수 밖에 없다./나는 누군가/그건 아무래도 좋다./이런 상태에서는 아무래도 좋다./나갈 수가 없는 길/아무래도 길은 막혀/흡사 형체 없는 壁/포박당한 억울한 囚人이다./다리를 놓자/우리가 사는 일은 다리를 놓자//
-이인석(李仁石)의 詩<다리>-

60년대 초반 인생부터는 6,25를 실감 할 것이다. 그 이후의 세대들도 남북 분단의 현실을 모르는이는 없다.
전쟁이 몰아다 부친 처참한 고통은 남북간의 이산가족을 산출하고, 많은 갈등의 수렁에서 증오와 공격일변도로 살아 민족의 허리조차 갈라놓은 채로 동족의 핏줄까지 부정 아닌 부정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강권이 민족동질성을 꺾으려 한다해도 그것만의 사실을 걲을 수가 없는 일이다.
이인석(李仁石)의 <다리>는 민족의 울부짖음이다. 그리고 그 울부짖음은 <다리>라는 호소를 통하여 분단을 극복하자는 주장이다. 우리의 공통된 비극적 체험, 현실극복의 방법까지 제시하려는 시인의 애절한 호소력, 이 시는 평이한 일상어가 시가 될 수 있다는 한 면을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우리>, 공동체의 일원이라는 체념하지 못할 동족성, 그 사실을 강조함으로써 <나>라는 존재를 재 확인 인식케 한다.
뜨거운 휴머니즘이 흐르고 있다. 이 시는 서정적인면에서 가장 평이한 서술법을 활용한 시이고, 한편으로는 통일시라고 할 수도 있는 시이다. 가령 이런 시들이 그저 일반적 언어로 평이하게 작성된 것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많은 여과과정을 거쳐 탄생케 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여기서 정식 거론할 단계는 아니지만 그냥 넘어가기 보다는 이런 시의 작성 요령에 다른 이른바 방법적 이론을 짚어보고 넘어간다면 시를 쓰는 실제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여 잠깐 언급해 본다. 물론 정식으로는 문장창작의 기교와 과정, 이후에 그 실예에서 언급하기로 하되 우선 시작업의 이해를 돕기 위해 예를 들어보기로 한다,
그러면 여기서 작품의 퇴고 조율에 관한 시작업에 대하여 잠간 얘기해 보자,
어떤 작품을 창조 할 때 구상이란 요건이 개입되어야 한다.
첫째는 주제의 설정이다.
흥미 있는 것(의미있는 것)/자신이 잘 알고 있는 것/전달할 가치가 충분한 것/독창적이고 신기성이 농후한 것//시에서도 물론 기(起), 승(承), 전(轉), 결(結)이란게 있다. 기(起)란 서론에 관한 도입과 발단, 시작의 첫단추이다. 동기유발에 속하는 부분이다. 설계도면을 그리고 그 기초를 파고 재료를 설정하는 단계이다.
승(承)은 구상된 부분을 뼈대를 세우고 그 골격에 맞춰 살을 붙이는 일이다. 이를테면 문제의 전개부분인 것이다.
전(轉)이란 문제의 절정(絶頂)부분이다. 이야기가 발전해서 고조적인 절정에 이른다. 모든 것은 고저단계, 전후좌 진행 단계가 있는 것처럼 문장에도 그와 같은 중심을 놓고 동적(動的)인 단계가 있음에 이를 전(轉)의 단계로 본다. 건축으로 따지면 완성단계 즉전에 상태로 내장재까지 마무리 단계 즉전까지의 부분이다.
결(結)이란 완전 마무리 단계에 이른 것이다. 모든 결과가 확실하게 드러난 상태, 점검까지 끝난상태이다.
건축물로 치자면 준공단계를 말한다.
시에서라면 더 이상의 선택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완벽한 단계를 일컷는다.
이러한 원칙을 설정하기까지는 사전 전체의 구상과 검토가 따라야한다(단락의 검토, 문장의 검토,용어의 검토, 표기법의 검토,문장부호의 검토, 문체정서의 검토) 등이 비롯되어야 한다.
아래 제시하고자 하는 단계의 글은 미완성과 완성단계의 두 예를 대비(對比)해서 열거해 보는 김용진 시인의 <삶과 언어>에 대한 대학총서에서 따온 글이다.
참고해 보면 좋으리라.

<미완성작품> <완성작품>

밤이면 별들을 불러 밤마다 별을 모아
전설을 이야기 하고 전설 고운 베를 짜고

낮이면 구름을 타고 낮에는 바람을 기다려
머나먼 상념에 잠긴다 천리 밖 구름을 접는다.

그러나 세월에는 눈이 어두워 그러나 하늘은 너무 무거워
내 자리는 언제나 제자리 걸음. 내 자리는 언제나 타향인 걸.


이의 싯구를 순서대로 시의 완성단계를 열거해 보았다.
이와같은 과정은 몇 단계의 시행착오와 수정과정을 거쳐 퇴고의 개념으로 처리되고, 일상의 언어에서 압축의 언어로 진전 여과 승화되어 시어로서 적성에 맞춰지는 경험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생략과 운율의 여운을 잘 감칠 맛 있게 처리해 지고 있는 예를 보여준 것이다

출처 : 포엠스퀘어 [문학광장]
글쓴이 : 雲岩/韓秉珍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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