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난 이도 못난 이도 가는 길은 같더라 / 보미차정숙
바람이 분다
봄비 내리는 오후 한자락에 옷깃을 파고 드는 봄바람은
내 가슴에 곤두박질하고 세워진 깃을 향해 몸부림 친다
먼 길 두고 잠시 쉬려나
한숨소리는 천둥이 되어 빗줄기는 점점 굵어져 간다
사는게 다 그런거지
빈 몸뚱이에서 무얼 건지겠다고 아우성 치다가도
결국엔 빈 몸뚱어리가 되어 이승을 떠날 것을
잘난 이도 못난 이도 가는 길은 같더라
가진자의 웃음소리는 별개더냐
없는자의 울음소리는 별개더냐
좋으면 웃음이고 슬프면 눈물인 것을...
내 어찌 그걸 모르고 지금껏 없는 것만 탓했으니
어깨높이 맞춰보자
같은 인생 크게 한번 웃어보자
너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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